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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취직빙하기에 당당히 다이코 투어리스트 취직에 성공한 엔도 다케시는 본사에서 경력을 쌓아 성공가도를 달리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공항으로 전보 되면서 급격히 우울해진다. 공항 업무는 경력이 될 수 없다는 인식과, 매출을 만들지 못하는 현장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6년 사귄 여자친구도 이별을 통보해와 엔도는 죽을 맛이다. 생일을 지나면 이제 서른. 업무는 서툴고, 상사는 의욕이 없고, 계약직과 정규직간의 갈등, 현업을 무시하는 본사의 부당한 대접까지, 뭐 하나 수월할 것 없는 공항 생활을 엔도는 잘 해쳐나갈 수 있을까.
신노 다케시는 1965년 도쿄 출생으로 직장을 잘 다니다 갑자기 그만두고 노숙생활을 3년간 하다 <8월의 마르크스>를 써서 1999년 제45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그야말로 별쭝맞은 작가다. 주로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작가인데, <공항의 품격>은 그가 여행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한 재밌는 얘기들을 엮은 소설이다. 제139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실패했다. 후속편으로 <연애의 품격>이 있다.
에피소드들은 공항과 여행사의 속사정을 바탕으로 재미나게 전개된다.
웃어, 웃어 아포양
재입국 비자가 없는 브라질 국적의 일본계 소녀가 수상쩍은 남성 둘과 출국을 하려 한다. 그녀는 출국 후에 일본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선배 이마이즈미가 그녀의 여권을 찢어버려 출국을 못하게 만들고, 험악하게 들이대는 조폭들에게 엔도는 '유령' 밀항자 조직원이 그랬다고 떠넘겨 버린다.
패밀리 비즈니스
하늘하늘씨라고 불리는 노사카씨의 샌딩에 문제가 생겼다. 오후반의 까다로운 슈퍼바이저 호리우치가 자신의 어머니 같은 분이라며 노사카씨를 부탁하는데, 그녀는 이상하게도 떠나지 못할 상황에서도 태연해 보인다. 알고보니 그녀는 1년에 2~3번 출발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 자신을 데리러 오는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온타임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깜빡하고 여권을 두고 왔다. 부모는 여동생만 데리고 출국해버린다. 남겨진 아이를 할머니에게 인계해야할 임무를 맡게 된 엔도. 호감을 품고 있는 고가에게 보여주려던 활주로 유도등 점멸 점검 장면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어린시절 불쾌한 기억이 남지 않도록 마음을 쓴다.
생쥐와 탐정
사전수속 제도가 없어졌다. 그말인 스태프가 남게된다는 얘기. 구조조정의 찬바람이 불면서 평온했던 사무실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고, 사무실 내 단말기로 항공 예약이 취소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취소로 이득을 얻는 사람이 누군지 범인을 밝혀내려는 엔도에게 이마이즈미는 '생쥐의 짓이니 범인 색출을 그만 두라'고 말한다. 실수는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범인으로 특정되면 관계는 깨져버리는 것.
황금돼지
정년을 눈 앞에 둔 스미타 소장의 후임으로 만년과장 대리 야스지마가 내정된다. 현장과 현장 책임자 자리를 우습게 보는 본사에 대해 스미타 소장은 '마음에 안 드는 윗사람을 쥐어박고 회사를 그만두는 꿈'을 일부나마 실현한다.
불완전 여행
좋은 감정을 품고있던 고가가 영국 유학을 떠나게 되어 헤어지게 된 엔도의 기분은 한껏 다운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시국에 NO-REC 사태가 계속 일어난다. 연달아 일어나는 NO-REC는 누군가가 마음먹고 조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신혼여행 부부의 여행이 NO-REC 상태라는 게 확인되자 현장은 패닉에 빠지고 만다. 가까스로 수습하고 고가의 배웅까지 겨우 마친 엔도는 자신이 현장에 배치될 당시 경멸해 마지 않던 바로 그 '아포양'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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