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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절 ㅣ 범우문고 67
헤르만 헤세 지음, 홍경호 옮김 / 범우사 / 2004년 2월
평점 :
<소년 시절>
주인공 '나'는 어릴 적 우정을 나누었던 이웃 소년 부로지가 병으로 사망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꽃들이 만발하고 화초가 싱그러운 생명력을 피워 올리는 소년 시절의 밝은 이미지와 친구의 죽음이라는 우울한 이미지가 겹쳐진 짧은 이야기. 어딘지 모르게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라틴어 학교 선생>
주인공 카알은 우연히 어여쁜 하녀 티네에게 반하게 된다. 카알은 티네에게 구애하지만 티네는 카알과 자신의 처지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티네는 목수 청년과 다른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카알은 그때문에 몹시 괴로워했지만 차츰 상처를 극복한다. 그리고 그 즈음, 티네의 약혼자가 사고로 크게 다쳐 불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카알은 티네와 청년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다.
<대리석 공장>
대학생인 주인공이 사촌의 시골 마을을 방문했다가 대리석 공장을 운영하는 람파르트의 딸 헬레네에게 반한다. 하지만 헬레네는 아버지가 정해준 구스타프 베커라는 약혼자가 있었고, 이를 거역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모르는 '나'는 헬레네에게 끈질기게 구애한다.
아버지의 지배적인 태도와 사회적 인습을 거역하지 못한 헬레네는 '나'의 사랑을 받아들이겠다고 고백한 그 날 자살하고 만다.
<폭풍우>
소설은 '내'가 1890년대 중반에 고향을 영원히 등지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시작한다. 그해는 그가 살던 도시에 전무후무한 규모의 폭풍이 불어온 해였다. '나'는 열 여덟 살로 청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였고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 시기에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베르타에게 사랑을 고백받게 된다. 베르타는 '나'의 친구도 남몰래 사모하는 여자였고, 꽤나 예뻤기에 '나' 역시 그녀를 다소간 열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을이 폭풍우에 완전히 파괴된 모습을 본 뒤 고향을 떠난다.
헤르만 헤세가 1907년에 발표한 <이 세상 풍경(Diesseits)>에 수록된 작품 <소년 시절>, <라틴어 학교 학생>, <대리석 공장>과 1916년에 발표한 <폭풍우>가 수록된 단편소설 선집이다.
헤르만 헤세는 주로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옮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여기 수록된 소설들도 그가 소년 시절과 청년 시절 느꼈던 혼란과 방황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헤세 작품의 정수를 드러내는 작품이라기 보다 <수레바퀴 아레서> 시절의 전, 또는 후에 일어난 에피소드 정도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첫사랑이 불러 일으키는 엄청난 감정의 폭풍에 대한 주인공들의 치기어린 행동과, 그런 첫사랑이 깨어졌을 때 느꼈을 법한 고통과 우울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높은 세계로의 열망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헤세의 삶과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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