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5
제프리 아처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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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64년 영국 정부가 북해 유전의 조사 및 생산 면허에 관한 신청을 받기로 한다. 그 시점에서 영국 정부나 관계 관리들은 북해 유전에 대한 장래의 중요성이나, 그것이 나중에 영국의 정치에 있어서 담당하게 될 역할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생산면허나 조사면허에 관한 규정이 상당히 느슨했다.

폴란드계 미국인 실업가 하베이 메트카프는 영국 정부의 이런 안일한 정책에서 헛점을 발견하고 즉시 프로스펙타 오일이라는 이름의 유령회사를 설립한다. 그리고 외견상 그럴싸해 보이는 경영진을 고용한 뒤 대규모 석유시추가 가능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다.

실무진으로 고용된, 아무것도 모르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신의 데이비드 케슬러가 하베이 메트카프의 사기 계획을 완성시킨다.

그는 석유 시추와 관련된 내부정보를 사실로 믿고 친한 친구와 지인들에게 소개하는데 옥스퍼드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교수 스티븐 브래들리, 라우스 백작의 장남 제임스 브릭슬리 경, 화랑 경영자 장-피에르 라망, 전도유망한 의사 로빈 오클리가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 네 명이 투자한 총 100만 달러가 하베이 메트카프의 손으로 넘어가자 메트카프는 프로스펙타 오일은 즉시 런던에서 철수시킨다. 관계자들도 남미 등지로 흩어졌다.

파산 위기에 몰린 네 명은 자신들이 잃은 100만 달러를 '한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Not a Penny More, Not a Penny Less)' 되찾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하베이 메트카프에 대한 반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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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제프리 아처는 1940년생으로 옥스퍼드 출신이며 26세에 최연소 런던 시의회의원에 당선되었다. 29세에 는하원의원이 되는 등 정계에서 승승장구 했으나 주식 사기로 100만 달러를 잃게 된다. 그 돈을 되찾기 위해 제프리 아처가 선택한 수단이 바로 이 작품을 쓰는 것이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후 제프리 아처는 정계로 돌아가지 않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는다.

본문에 나오는 악당 하베이 메트카프는 1909년 5월 17일 뉴욕 출생으로 증권사의 메신저 보이를 하면서 내부정보를 빼돌려 투자에 성공한 뒤 일평생을 금융사기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스티븐을 비롯한 피해자 4명은 하베이 메트카프를 면밀히 연구해 각자의 전문분야를 최대한 활용해 반격한다. 먼저 장-피에르의 전문분야인 미술 분야에서는 가짜 반 고흐를 팔아 치웠고, 스티븐이 근무하는 옥스퍼드 대학에 초대하여 가짜 기부를 하도록 만든다. 또한 로빈이 복통을 일으키는 약을 준 뒤에 담석 제거 수술을 하는 것처럼 꾸며 돈을 우려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제임스는 별다른 계획을 내지는 못했지만 복수와 화해를 모두 이루는데, 그즈음 반해서 결혼한 앤의 아버지가 사실은 하베이 메트카프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100만달러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친구가 된 넷은 결혼식이 직후 희소식을 듣게 되는데, 북해 유전에서 실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어 휴지조각이었던 프로스펙타 오일의 주가가 다시 천정부지 솟구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제 넷은 돈을 어떻게 돌려줄지 고민해야 하는 행복한 처지가 되어 미국을 뒤로 하고 영국으로 향한다.

confidence game(신용사기) 소설로 분류되는 <한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의 설정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모양이다. 불과 한 달 전 우리나라에서 유사한 수법이 재현된 것으로 의심되기 때문이다.

국회 질의가 이어지자 회사 대표가 행방을 감추는가 하면 보고서의 주요 예측들이 갖가지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 등이 하베이 메트카프의 수법과 매우 흡사하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3536928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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