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머더 레이코 형사 시리즈 6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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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케부쿠로 1번가의 한 임대빌딩 공실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스미다 조직 계열 니와타 조직의 두목 가와무라 조지로 밝혀진다. 가석방되어 사회로 나온 지 겨우 엿새 만이었다. 시신은 둔기로 추정되는 흉기에 구타당해 거의 전신의 뼈가 골절된 참혹한 모습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도쿄연합, 속칭 한구레의 이이지마 다카유키가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당한다. '한구레'는 '껄렁패, 또는 불량배로 타락했다'는 뜻의 ぐれる, 또는 회색을 뜻하는 grey의 뜻을 담은 단어다. 그들은 조직폭력단과 달리 잔을 나누거나 임협을 내세우지 않았고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하는 폭력조직으로 이합집산이 자유로웠다.

이후 중국인 폭주족 맴버, 보이스피싱범 등 이케부쿠로의 어두운 곳에서 기생하는 자들이 차례로 살해 당한다. 쇄골을 먼저 부러뜨려 양 팔을 못 쓰게 만든 뒤 전신의 뼈를 골절시켜 가죽 부대처럼 만들어 가방에 집어넣는 수법은 조직폭력단이나 한구레 마저 치를 떨게 만들었다. 그들은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활동 범위를 좁히기 시작했고, 이케부쿠로는 어떤 면에서 정화되어 가는 듯 보였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파란 가면을 썼다는 점, 범인을 목격한 외국인이 사용한 관용구 Cry Blue Murder(비명을 지르다)가 잘못 이해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이케부쿠로에는 Blue Murder라는 살인마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한편 경시청은 7년 전 조직범죄 대책 4과가 신설된 뒤 혼란 상태를 거쳐 안정기로 가는 상태였다. 당시 경찰 수뇌부의 밀어부치기식 조직 재편에 베테랑 형사들은 반발했다. 시모이 형사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시모이는 강도는 1과, 절도는 3과, 외국인 조직범죄는 1과의 국제범죄조직 대책계 하는 식의 구분이 코미디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수법만 보고 어떻게 외국인 조직의 범행인지 단정할 수 있겠는가? 피의자 특정은 형사부에서 하다가 범인이 외국인 조직이면 체포는 조직범죄 대책과에 양보해야 하는가?

실제 감식부서의 소속이 특정 부서에 있다는 이유로 정보 공유를 하기 싫어 민간 감식을 이용하는 등 부서간 장벽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유기적인 수사가 방해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시모이가 가와무라 조지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7년 전 일을 떠올린다. 경시청에 조직범죄 대책부가 설치되기 직전 사라진 전직 경찰 기노에 관한 일이었다.

기노는 강직한 성품에 190cm의 장신을 자랑하는 경찰이었다. 그러나 부패한 경찰과 조직폭력배의 유착에 환멸을 느껴 경찰을 그만두고 방황했다. 그런 기노를 시모이가 포섭해 모리타 조직에 스파이로 잠입시킨다. 그 건은 경찰 수뇌부 일부만 아는 내용이었는데 어느 날 기노가 사라졌다.

시모이는 모리타에게 면담을 요청한다. 모리타는 Blue Murder의 존재 때문인지 경호원을 둘 달고 나왔으며 주변 경계를 철저히 했다.

7년이 지났으니 묻겠다며 시모이는 기노에 대한 말을 꺼내고 모리타는 '기노가 전직 경찰이라는 말이 사실이었군' 이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모리타는 기노를 아꼈기 때문에 그가 경찰 스파이라는 가와무라 조지의 주장을 긴가민가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와무라 조지는 어딘가 확실한 출처로부터 들은 사실이 있는지 기노를 고문하면서까지 자백을 받으려 했다. 하지만 기노가 극적으로 탈출해 잠적했고 그 뒤로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시모이는 기노의 행방을 여전히 궁금해 하면서 모리타와 헤어진다.

그런데 약속장소인 호텔을 나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리타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긴히 할말이 더 있으니 다시 호텔로 와달라는 것이었다. 호텔로 돌아간 시모이는 모리타와 경호원을 해치운 기노와 맞닥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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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카와 레이코 시리즈로 '스트로베리 나이트' 사건으로부터 4년이 경과된 시점이다.

히메카와는 '스트로베리 나이트' 사건으로 부하 오쓰카를 잃은 뒤 조직폭력배인 마키타와의 관계 때문에 이케부쿠로 서 형사과로 밀려나 있는 상태로, 잠깐 마음을 두었던 후배 형사 기쿠타에 대한 마음 정리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강직한 성품의 전직 경찰 기노가 야쿠자 스파이가 되지만 경찰 수뇌부는 조직 개편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을 없애기 위해 기노를 팔아 넘겨 강제로 관계를 종료시켜 버린다. 배신에 치를 떨던 기노가 위암 말기에 이르자 Blue Murder가 되어 이케부쿠로의 악의 세력을 차례로 살해한다.

어딘지 모르게 가츠메 아즈사의 '복수연'을 떠올리게 하는 조잡한 스토리다.

'스트로베리 나이트'에서와 마찬가지로 수수께끼 풀이가 조잡하고, 히메카와 레이코는 사건 해결에 그다지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

보이스피싱범에게 끌려다니다 뒤늦게 각성하는 이와부치 도키오의 스토리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자신을 팔아넘긴 자가 안도 과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기노가 어떤 식으로 결착을 맺을지를 떡밥으로 남기는 수법도 너무 빤하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352487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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