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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스케치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2
도리스 레싱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평점 :
미성년인 줄리가 임신을 한다. 그녀는 집을 나와 '가출 팸'에서 생활하다 빈 건물에서 홀로 출산한다. 건물에는 굶주린 개가 있었고, 줄리가 출산을 마치자 후산물을 빠르게 먹어 치운다. 줄리는 아이를 유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날 저녁 TV에서 유기된 아이가 발견되었는데 간호사들이 '줄리'라고 이름 지었다는 뉴스가 방송된다. 줄리는 다시 집을 나가 데비의 집으로 간 뒤 학업을 마치고, 아이를 다시 데려오는 따위의 상상을 한다.
사뭇 충격적인 <데비와 줄리>는 어딘지 모르게 그녀의 장편 <생존자의 회고록> 테마를 떠올리게 한다.
연이어 카페에서 참새들을 처다보는 노부부, 장애아의 어머니와 사회복지사, 공원과 산부인과의 풍경, 교통체증과 응급실 모습, 지하철과 택시, 기후, 세대 문제 등 다양한 풍경과 주제에 관한 스케치들이 이어지는데 레바논, 일본, 파키스탄, 인도, 독일, 덴마크 등 다양한 인종이 등장한다.
그녀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개인들은 다양한 사회 제도와 정책, 다른 인종들의 생각과 삶에 연계되어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 풍경들에 작가는 <런던 스케치>라는 이름을 붙였다.
열 여덟 편의 스케치가 보여주는 런던은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단편들이 어떤 연관을 갖고 배치되어 있는지 파악하려는 노력보다 '런던' 이라는 테마로 찍은 스냅샷을 죽 훑어 본다는 생각으로 독서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인 독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런던 크로키>가 더 적합한 제목이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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