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목격자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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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에르큘 포와로에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편지를 보낸 이는 마켓 베이싱의 리틀 그린 하우스에 사는 에런델 양이었다.

편지에 따르면 에런델 양은 최근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는데, 키우던 개가 평소 가지고 놀던 공이 계단에 놓여 있던 것이 원인 같았다. 하지만 에런델 양은 그 사고가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포와로에게 편지를 보낸 것인데, 이상하게도 편지는 4월 17일에 작성되었지만 포와로에게 도착한 것은 두 달도 지난 6월 28일이었다.

포와로는 편지에 흥미를 느끼고 곧 헤이스팅스와 함께 리틀 그린 하우스로 출발한다.

그런데 리틀 그린 하우스에 도착한 포와로는 뜻밖의 상황을 맞게 된다. 이미 에런델 부인은 사망했고, 막대한 재산은 그녀가 사망하기 직전 다시 작성한 유언에 따라 피붙이도 아닌 컴패니언 윌헬미나 로슨 양이 차지한 상태였다.

에런델 부인에게는 세 명의 조카가 있었는데 첫째는 벨라였다. 벨라는 그리스인 의사 타니오스와 결혼하여 두 명의 아이를 두고 있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남편을 두려워하는 듯 보였고 아이들 교육비가 모자라 조바심 내왔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둘째는 테레사였는데 그녀 역시 조용한 시골의사인 도널드슨과 약혼한 상태였다. 테레사는 사치가 심했고, 도널드슨 역시 연구밖에 모르는 처지라 그녀 역시 고모의 유산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마지막으로 찰스가 있는데, 찰스는 수표사기를 일으키는 등 전과가 있었고 최근에는 유산과 관련하여 고모에게 노골적인 협박을 가한 사실도 밝혀진다.

포와로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피붙이 모두가 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에런델의 죽음 역시 자연스럽지 않다고 판단하여 조사를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계단 시작 지점에 끈을 묶었던 흔적을 발견한 포와로는 그녀의 호흡에서 인광이 비췄다는 진술을 듣고 인 중독을 의심한다. 게다가 에런델의 방에 들어갔다 나오는 수상한 여성이 있었고, 얼핏 본 브로치 약자가 T.A. 였다는 진술까지 확보하자 그녀가 살해당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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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런델 부인은 자신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산을 노린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이 죽더라도 이득을 볼 게 없고 믿을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 윌헬미나 로슨을 유산 상속자로 정한 것이다. 이 사실을 살인자가 알게 된다면 살인 시도를 중단할 것이었다. 그리고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새로운 유언장을 폐기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윌헬미나 로슨이 유언 내용을 알게된 뒤 약간의 욕심을 품게 되고 유산의 반을 벨라에게 나눠주기로 하면서 에런델 부인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브로치의 T.A. 이니셜은 거울에 비친 것이기 때문에 테레사가 아니라 애러벨라 타니오스(A.T.)였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1937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그녀의 30번째 추리소설로, 사망 시점과 조사 시점에 시간 차가 나는 설정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포와로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커튼>과 유사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커튼>에서 포와로는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증거가 없어 범인을 직접 살해한다. 이미 피해자가 사망해버린 상황에서 살인자와 피해자의 의도와 심리선을 따라가는 이 작품도 사실 살인자의 양심과 자백이 없다면 법적 처벌이 어려울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이 작품은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 때문에 비판 받기도 하는데 인 중독으로 인해 호흡에서 인광이 나타나는 대목이나, 한밤중의 실내복에 이름 이니셜이 세겨진 커다란 브로치를 달고 다닌다든가 하는 장치들이 그렇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3360315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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