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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스트로 스타일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시바야마 코타가 아내 아야카와 결혼식에 참석한다. 식장은 하버처치였는데, 코타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이유는 교회에 딸린 식당 때문이었다. Cuisine de Dieu, 신의 요리라는 뜻의 이 식당은 2007년 자가트 서베이(zagat survey) 간사이판에서 당당하게 1위에 오른 식당이다. 제공된 요리는 과연 코타가 감탄할 만큼 맛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의 경영자가 전설적인 요리평론가 나카지마 히로미치이고, 쉐프는 그가 직접 발굴한 이시구니 츠토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결혼식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마츠노 쇼지라는 사람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마츠노 쇼지는 기노시타 운수의 사업부장이었고, 기노시타 운수는 나카지마 히로미치의 사위인 기노시타 요시아키가 운영하는 통관업체였다.
사건 직후 기노시타 요시아키 역시 행방이 묘연했기 때문에 용의자는 즉시 기노시타 요시아키로 좁혀진다.
아오야마 형사는 용의자의 행적을 조사하다가 신코 물산이라는 거래처가 떠오르자 기노시타 운수가 이 회사를 통해 밀수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하지만 나카지마 히로미치의 딸 나카지마 유리도 행방불명되자 경찰 주류는 유산상속 다툼설로 기울게 되어 수사는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얼마 뒤 결혼식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새신부 아야카 마저 실종되고, 아오야마 형사는 미식에 빠진 나카지마 히로미치와 뱅상 신부, 요리사 이시구니 츠토무 등이 워싱턴 조약으로 보호되고 있는 동식물을 밀수해 요리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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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타쿠미 츠카사가 실제 조리사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등 십 년 넘게 다양한 요식업에 종사한 경험이 소설에 잘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요리에 관한 묘사와 설명히 상당히 디테일 하고, 이런 세밀함이 미스터리와 결합된 점이 높게 평가 되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했다.
금지된 식재료의 마지막 단계는 인육이기에 미미극식회 회원들이 무엇을 먹었을지 독자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미미극식회 회원들은 미식 외 어떠한 욕망도 없는 자들로, 뱅상 신부는 경찰으로부터 극구 도망가려한 이유가 인육을 맛보고 싶다는 욕구였고, 나카지마 히로미치는 자신의 딸과 며느리를 요리의 대상으로 볼 뿐이다.
이들은 북극곰과 같이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요리해 먹다 급기야 '인간의 맛은 어떨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고, 나카지마 요시아키에게 인간 식재료를 조달해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나카지마 요시아키는 인간 식재료인 마츠노 쇼지를 살아있는 채 데려오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죽은 재료도 가져오지 못했다.
이에 이시구니 츠토무는 나카지마 요시아키를 식재료로 삼아 요리를 한다. 하지만 인간 식재료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아 냄새를 잡고, 맛을 내는 데 실패한다.
그래서 제2 제3의 실험체로서 나카지마 유리, 기노시타 마키 등을 사용한 결과 나이가 어릴 수록 육질이 연하고 냄새가 적다는 사실을 깨닫고 태아야 말로 최고의 식재료라 판단하는, 인간 말종이나 할 법한 생각을 하게 된다.
<금단의 팬더>라는 제목은 팬더가 대나무를 먹는 초식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초식에는 필요 없는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는데다가 고기를 주면 기뻐하며 먹는다는 사실에서, 사실은 팬더가 동족을 잡아먹은 데 대한 벌로 초식을 하게 된 게 아닌가 하는 발상을 담은 제목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3310702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