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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신혼여행
고스기 겐지 외 지음, 정태원 옮김 / 문학의문학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마지막 꽃다발 - 노나미 아사 >
가출해서 도쿄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나'는 비슷한 처지의 에리카를 만나 행복한 한 때를 보낸다. 그러다 룸메이트 미나미가 에리카를 겁탈 시도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에리카는 저항하던 중 얼굴과 몸에 화상을 입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보여준 비겁한 태도 때문에 둘의 관계는 끊어지고 만다.
시간이 흘러 노조미라는 플라워리스트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다카다 고헤이라는 실업가이다. 그런 노조미에게 어느 날 부터 조잡한 선물이 배달된다. 싸구려 인조가죽 허리띠, 촌스러운 넥타위 따위이다.
결혼식 당일 날, 노조미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주던 손님이자 친구 야마네가 노조미의 얼굴에 황산을 끼얹는다.
야마네는 항상 끼던 선글라스를 벗은 채였는데 얼굴이 화상 흉터로 일그러져 있었다. 야마네의 정체는 에리카였고, 노조미는 성 전환한 '나'였다.
< 붉은 강 - 고스기 겐지 >
무카이 도키요시는 5년을 복역한 후 자신을 변호해 준 가자미 변호사의 권유에 따라 그의 집에 묵게 된다. 가자미는 자기 부인을 살해한 범인조차 변호를 맡은 전력이 있는 명망있는 변호사였다.
어느 날, 가자미의 요청에 따라 무카이 도키요시는 사토 미치코라는, 가자미의 내연녀에게 심부름을 가게 된다. 무카이는 사토 미치코를 겁탈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돌아오는 길에 평소 봐두었던 다른 집에 침입해 여성을 겁탈 후 살해한다. 그리고 얼마 후 끝내 사토 미치코 역시 욕망의 제물로 삼은 뒤 죽이고 만다.
기류는 검사는 사건을 맡은 후 조사를 통해 가자미 변호사가 내연녀 사토 미치코의 임신으로 곤란해 졌다는 것, 무카이 도키요시가 과거 이모를 살해한 전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때 경험이 연관되어 붉은 색 옷을 입으면 욕구를 주체 못한다는 사실 따위를 알아낸다. 가자미 변호사가 내연녀 사토 미치코에게 붉은색 치마를 선물한 후 입도록 권유했다는 것도.
< 겹쳐서 두 개 - 노리즈키 린타로 >
호텔 스위트룸에서 기묘한 시체가 발견된다. 상반신은 기사라기 마리에라는 여배우였지만, 하반신은 마키 도시히코 라는 남자 배우였다. 범인은 침대를 수술대 삼아 서로 다른 시체의 상하반신을 결합해 놓은 것. 최초 목격자는 기사라기 마리에의 남편이자 유명한 영화감독인 이와미 주시로.
문제는 이와미 주시로가 들어간 뒤로 아무도 다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인데, 시체의 남은 상반신과 하반신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범인은 이와미 주시로. 마키 도시히코는 다른 곳에서 살해 후 상반신만 가져다 놓은 것이고, 기사라기 마리에는 호텔에서 살해한 것. 기사라기 마리에의 다리는 이와미 주시로의 특수 설계된 휠체어에 감춰져 있었다.
< 결혼식 손님 - 고이케 마리코 >
쓰무라 아키히로는 결혼 피로연에서 음울한 노파를 발견하고 문득 과거 기억을 떠올린다. 그는 한 때 오바 히로코라는 여성을 유혹해 관계를 가진 후 가차없이 버린 적이 있다. 그녀는 얼마 후 자살하고, 그녀의 어머니 오바 마사에는 저주의 말을 퍼부으며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했다. 노파는 오바 마사에가 분명했다.
쓰무라 아키히로는 오바 마사에와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맺지 않으면 행복한 결혼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오바 마사에에게 전화로 항의하지만 그녀는 시치미를 뗄 뿐이었다. 결국 그녀의 집에 찾아가 항의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달려와 경찰에 신고하고 쓰무라 아키히로는 체포되고 만다.
한편, 솜씨 좋은 사진사 시게오는 연로한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들에게 결혼식 피로연장에 몰래 와서 부페를 먹고 즐기는 일은 이제 점차 위험해졌다고 우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 기묘한 신혼여행 - 히가시노 게이고 >
하와이로 신혼 여행을 온 '나'는 첫날 밤, 재혼한 아내 나오미의 목을 조르며 "히로코는 당신이 죽였지?"라고 묻는다. 히로코는 죽은 전처가 낳은 네살 난 딸이다.
어느 날 아침, '나'는 히로코를 집에 두고 편의점에 갔다가 강도상해를 당한다. 그래서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히로코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해 있었다. 나오미가 발견한 듯 했는데 그녀의 언동에서 이상한 점이 있었다. 첫번째로 '나'는 집을 나오기 전에 석유 난로를 분명 소화한 기억이 있다. 두번째로는 석유가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지금 보니 석유는 다시 채워져 있었고, 히로코가 그랬을 리는 없었다. '나'는 재혼을 앞둔 나오미가 히로코를 살해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실 히로코의 사망은 '내'가 잠깐 편의점에 갔다올 요량으로 시동을 건 자동차 배기가스 때문에 사망한 것이었다. 히로코는 그 사 실을 숨기기 위해 석유난로 때문에 중독되었다는 정황을 만들려 한 것.
< 한 마디에 대한 벌 - 나쓰키 시즈코 >
이토코가 유카리에게 신세 한탄을 했다. 하나 뿐인 아들이 외제차를 박았는데, 하필이면 야쿠자 소유여서 100만엔이나 물어줘야 한다는 것. 유카리도 신세 한탄을 하다가 남편과의 불화, 시아버지의 유산 따위 얘기를 늘어 놓았다. 그러던 끝에 "누가 그 노인 안락사 좀 안 시켜 주나. 그러기만 하면 돈은 얼마든지 줄 텐데"라고 내뱉는다. 어쨌거나 잡담 끝에 유카리는 이토코에게 백만엔을 빌려준다.
그런데 얼마 후, 시아버지가 강도 살인을 당한다. 유카리는 퍼뜩 이토코에게 빌려준 백만엔 생각이 났다. 혹시 그녀는 자신의 혼잣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닐까, 그 백만엔은 착수금조로 생각한 것이고 더 돈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나 다를까 이토코는 얼마 후 그 야쿠자들이 또 돈을 요구하고 있다며 오래된 항아리를 사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유카리는 항아리를 사면서 자신이 덫에 걸렸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토코 역시 유카리의 시아버지 사망 사건을 듣고 유카리가 자신을 오해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얼마 뒤 진범은 잡힌다.
유카리가 경솔하게 내뱉은 발언은 남편과의 이혼 소송에서 문제가 된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기 때문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유산이 손에 들어오면 깨끗하게 헤어져 줄 생각이었는데 시아버지 안락사 운운했던 일이 드러나 이혼소송에서 아무런 잇점도 챙기지 못하게 된 것이다.
< 기이한 인연 - 다카하시 가쓰히코 >
꽤 유명한 변호사인 '나'는 스미다라는 사람과 반년 전에 알게 되었다. 스미다가 좌회전하려는 '내' 차를 들이 받아서였는데, 스미다는 '내'가 퇴원할 때까지 매일같이 문병 와서 진심으로 사죄했다. 그 덕분에 '나'는 스미다에게 마음을 터놓고 친교하게 되었다.
그런 스미다가 '가구 위조 사건'으로 자수하고 싶다고했다. 스미다가 사는 마을은 유명한 가구 전문점에 납품을 해왔는데 가구점은 폭리를 취했다. 스미다와 마을 주민은 가구를 직접 제작해 도쿄의 화랑으로 가지고 가 직판로를 알아보려다 '가구 위조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사건이 가구점의 폭리에 따른 소비자 기만으로 논점을 바꾸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소송은 '내' 예상대로 마을의 승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를 축하하는 술자리에서 '나'는 스미다가 사건의 경과를 미묘하게 속였다는 것을 알게된다. 혹시 스미다는 '나'를 이용한 것은 아닐까? 그런데 스미다가 아나운서 출신 부인과 결혼한 과정을 듣고 경악하고 만다. 그는 아내를 오토바이로 치는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그녀가 퇴원할 때까지 매일 문병을 갔다는 것이다. 스미다는 승소 후에 '나'를 전처럼 은근하게 대하지 않았고 사무적인 태도를 취했다. 얼마 뒤 '나'는 스미다가 국회의원이 탄 차를 추돌하는 사고를 냈다는 신문기사를 읽게된다.
< 좋은 사람이지만 - 사노 요 >
부장 후나야마가 '나'에게 미야케 양이 어땠는지 묻는다. 미야케 양은 의사 집안의 딸로 얼마 전 소개받은 여자다.
'나'는 미야케 양과 소개받은 뒤 교제하게 되었고 어느 날 수영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날 미야케 양이 나오지 않았고, '나'는 혼자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어떤 여성이 잃어버린 귀걸이를 찾아주게 되었다. 그런데 미야케 양은 '내'가 귀걸이를 찾아준 사건을 자세히 본 것처럼 알고 있었다.
얼마 뒤 미야케 양은 '나'에게 그 여성이 자신의 친구인데 살해되었다면서 '나'의 알리바이를 추궁한다. '나'는 사실 그 때 유부녀와 호텔에 들었기 때문에 알리바이는 있었지만 선뜻 밝히기는 꺼려졌다.
시간이 흘러 미야케 양은 자신이 '나'에게 접근한 것은 후나야마 부장의 부탁이었다고 털어 놓는다. 후나야마 부장은 자신의 부인과 '나'의 관계가 의심된다면서 교제를 빌미로 접근해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친구 살해 사건은 신문기사를 보고 만들어낸 거짓말이었다는 것도.
결국 후나야마-미야케 불륜 커플에 의해 '나'와 후아야마 부장 부인의 불륜이 들통난 것인데, 결국 각자 다시 관계를 정립하면 될 일이지만 문제는 부인이 나보다 10년 이상 연상이라는 점이다.
< 예절의 문제 - 야마다 마사키 >
어느 날 신문에 히사다라는 사람이 투고한 글이 반향을 일으킨다. 그녀는 문단속을 잘하자면서, 3층에 사는 자신이 4층에서 비명과 같은 소리가 들려 라커룸으로 쓰이는 윗층으로 가보니 창문으로 도망쳤는지 아무도 없었다, 라고 썼다.
그런데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은 아무래도 범죄가 의심된다고 했다.
얼마 뒤 히사다 씨는 다시 신문에 투고를 한다. 자신이 말한 '환영할 수 없는 침입자'는 짝짓기 중인 고양이를 말한 것이었다는 것. 편집부에서 교정을 보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이다.
< 아메리카 아이스 - 바바 노부히로 >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에 있는 '해피밸리스쿨'에서 토비 맥과인이라는 학생이 일본인 동급생 노보루를 놀리기 위해 일본에 갔다오면서 '아이스'나 가져다 달라고 말한다. 토비가 말한 '아이스'는 암페타민이지만 노보루는 아이스크림을 사올 것이었다.
노보루는 일본인이면서 백인들을 패주는 등 굴하려 하지 않아 미운털이 박힌 터였는데 동급생 중 과격한 녀석들이 노보루를 폐광에 떨어뜨려 살해하려 했다. 하지만 결과는 살해를 모의한 네 명이 폐광에서 발견되었다.
살해된 자들이 과거 겁탈한 교코는 노보루의 동생이었다는 것과 노보루의 집안이 야쿠자 집안이어서 '아이스'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아이스'를 당연히 아이스크림이라고 생각하여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다가 경찰에게 아이스크림이라며 권했다가 쇠고랑을 찬 시점에.
< 식인 상어 - 도모노 로 >
다테마쓰 리사가 신문기자인 '나'에게 식인 상어 출몰에 관한 기사를 써달라고 했다. 최근 세토 내해에서 잠수부가 호오지로 상어에게 습격한 사건이 있은 지 얼마 뒤였다. 리사는 남편이 잠수부인데 자신이 상어를 봤다고 아무리 말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신문기사로 나면 남편도 믿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관련 전문가 의견까지 참고해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다테마쓰 리사의 남편은 옹고집이었고 기사가 나간 후에도 잠수를 하다가 끝내 상어에게 습격당해 사망하고 만다.
하지만 정작 '나'는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넓은 바다에서 다테마쓰 리사와 남편이 탄 배 주변에만 상어가 두 번 연속 나타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리고 다테마쓰 리사의 집 선반에 놓여 있던 호오지로 상어의 턱뼈와 이빨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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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장마시즌에 소방안전교육을 받았는데, 6개월도 지나기 전에 4시간짜리 집합교육을 또 들어야 한다고 한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강의실에서 이 책을 읽었다.
어떤 기준으로 모아놓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꽤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이 엮여 있다. 작품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한 마디에 대한 벌>이 가장 마음에 든다. 사람 심리를 교묘히 파고드는 점도 그렇고, 구성도 짜임새 있다. <기이한 인연>도 괜찮은 작품이다. 반면 <겹쳐서 두 개>나 <식인 상어>는 식상하고 평이하고, <아메리카아이스>는 맥빠지는 작품이다. 표제작 <기묘한 신혼여행>도 도식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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