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의 아픔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홍현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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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은 토미와 터펜스가 에이다 고모님을 만나러 양로원에 가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할머니가 터펜스에게 "그 가엾은 애가 당신의 애였나요?" 라고 묻는데, 터펜스는 묘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할머니가 고모에게 선물한 유화 - 조그만 아치형 다리가 놓여 있는 운하 옆 분홍색 집을 그린 - 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 후 고모님이 사망하고, 요양원에서 묘한 말을 한 랭카스터 라는 할머니도 행방이 묘연해 진 상황에서 터펜스는 그림 속 집이 3년쯤 전 여행하다 본 집이라는 데 생각이 미쳐 그곳을 찾아가 본다.

터펜스는 집과 관련해 이런 저런 조사를 해보니 여러가지 의심쩍은 사건들이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 집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전면부에만 사람이 살고 있었다. 거기 살고 있는 엘리스 페리-에이모스 부부는 마을 사람들과 별다른 친교 없이 자기들끼리 음침하게 살아가는 듯 했다. 과거에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소 꺼림칙했는데 당시 여자아이들이 행방불명된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는 듯 했다.

또한, 그림을 그린 사람이 보스코원이라는 화가인데, 애초에 화가가 그린 그림에는 '릴리 워터스' 라는 이름이 쓰여진 나룻배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점차 사건이 묘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양로원에서도 과거 사망한 할머니 세 명이 몰핀 과용 등 의심스럽게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터펜스는 행방불명된 랭카스터 할며니도 무언가 과거의 사건을 알고 있어서 사라진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며 조사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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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의 아픔 By The Pricking of my Thumbs> 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77세가 되던1968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그녀의 77번째 추리소설이다. 아울러, 토미-터펜스 부부가 활약하는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인데, 작가는 서문에서 독자들이 "토미와 터펜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하는 궁금증을 편지로 보내와서 다시금 부부의 활약상을 책으로 엮었다고 밝히고 있다.

토미-터펜스 부부는 <비밀결사 The Secret Adversary, 1922>, <부부탐정 Partners in Crime, 1929>, <N 또는 M N or M?, 1941>, <엄지손가락의 아픔 By The Pricking of my Thumbs,1968>, <운명의 문 Postern of Fate, 1973>에 등장다. 그러니, 이번 작품은 전작인 <N 또는 M> 으로 부터 27년이 흐른 뒤에 부부가 등장한 셈이다.

소설을 시간 별로 다시 구성하면 과거 어린아이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 랭카스터 할머니이다. 그녀는 젊었을 적 어린애를 유산시킨 뒤 정신이 이상해졌고, 어린아이를 보면 '죽여서 유산한 자신의 아이 친구를 만들어주겠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된다.

랭카스터의 남편 필립 스타크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아내가 살인을 멈추기 위해서는 어린아이가 없는 곳에서 지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요양원에 보내지만 그곳에서도 우유에 독을 타는 수법으로 사람들을 살해한다.

터펜스에게 랭카스터가 "그 가엾은 애가 당신의 애였나요?"라고 물은 것은 터펜스가 아이을 죽인 범인인 자신을 찾아 양로원에 왔다고 오인했기 때문이었다.

"내 엄지손가락이 쿡쿡 쑤시는 걸 보니 무슨 불길한 일이 닥쳐오려나 보다" - 맥베스

다소 음울한 인용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70% 이상의 지면을 변죽을 울리는 데만 할애하고 있어 긴장감도 떨어지고 메인 스토리 라인도 희미하다. 그리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전매 특허라 할 만한 '사실은 이랬다' 수법도 남발되기 때문에 훌륭한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추천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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