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수의 여신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7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인도제도에서 살인 사건에 휘말렸으나(작가의 다른 작품 「카리브해의 비밀」) 범인을 찾아 내 래필 씨라는 부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제인 마플 여사가 또 다른 모험에 뛰어든다.
이번 작품에서는 부호 래필 씨가 사망하면서 제인 마플에게 사건 하나를 의뢰한다. 만약 마플 여사가 사건을 맡아 해결하게 되면 2만 파운드를 받게 된다.
사건을 맡는 방법은 래필씨가 여행사를 통해 준비한 "대영제국의 유명 저택과 정원 순회 관광"에 참가하는 것.
마플 양은 여행에 참가해 래필 씨가 의뢰한 사건이 무엇인지 알게된다.
래필 씨에게는 마이클이라는 외동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상당히 난잡한 젊은 시절을 보냈으며 현재는 살인 혐의로 복역 중이다. 그가 살해한 사람은 베리티 헌트라는 여성이었는데, 그녀는 발견 당시 목이 졸리고 얼굴과 머리가 돌맹이로 짓이겨져 있었다. 래필씨 역시 그의 아들이 순진하고 정직한 젊은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베리티 헌트를 죽인 것은 마이클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 그가 준비한 여행은 베리티 헌트가 돌봄을 받던 세 자매의 저택이 포함되는 등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었다.
그런데 여행 중 엘리자베스 템플이라는 여성이 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녀는 베리티 헌트가 다니던 학교의 교장이었다.
그리고 제인 마플 여사는 베리티 헌트가 사망한 즈음 또 다른 여성, 노라 브로드라는 여성도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복수의 여신 네미시스' 테마는 다분히 독자의 주의를 끌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며, 책 내용과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
"왜 제가 그 아이를 죽여야만 하나요?"
"그것은 당신이 그 아가씨를 사랑했으니까" 마플 양이 말했다.
소설은 '사랑은 무서운 말' 이라고 말한다. 베리티 헌트가 불량한 청년에게 유혹 당하자 그녀를 친딸처럼 아끼던 클로틸드는 베리티 헌트를 살해해서 저택 한켠 온실에 묻는다. 그리고 또 다른 여성 노라 브로드를 살해한 뒤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짓이기고 그녀가 베리티 헌트인 것처럼 꾸민다. 그녀의 비뚤어진 사랑은 베리티 헌트를 독살할 수는 있어도, 얼굴을 짓이기는 행동은 하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사랑처럼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또 있을까? 증오, 분노, 살의 등 온갖 격정적인 감정들이 사랑의 기형적 변종이다. '사랑'이 아닌 어떤 감정을 일부 사람들은 '사랑'으로 착각하여 집착하고, 스토킹하고, 데이트폭력을 행사한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촉발한 감정이 '사랑'이라고 믿기에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