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가 아닌 남자 다크 시크릿 1
미카엘 요르트.한스 로센펠트 지음, 홍이정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웨덴 중남부 멜라렌호에 있는 도시 베스테로스에서 한 소년이 실종된다. 올해 16세가 된 소년의 이름은 로저 에릭손으로, 실종 전날 여자친구 리자의 집에서 밤 10시경 떠난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종신고를 접수한 지역 경찰은 주말 이틀동안 관계자 진술을 받는 데 허비하고 월요일이 되서야 정식 수사를 개시한다. 

로저 에릭손은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온 몸에는 칼자국 투성이었고, 심장은 적출되어 사라진 상태였다.

특별살인사건 전담반이 투입되어 지역경찰로부터 사건을 인계받는다. 팀장 토르켈, 행동파 반야, 컴퓨 전문가 빌리, 그리고 감식전문가 우르줄라 팀은 로저가 다녔던 팔름뢰브스카 고등학교를 중심을 관계자 진술을 청취하며 수사를 시작한다.


한편, 연쇄살인범 힌데를 잡아 넣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며 범죄 심리학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던 세바스찬 베르크만은 아내 릴리와 딸 자비네를 쓰나미로 잃고난 뒤 약물에 의존하며 완전히 망가진 삶을 살고 있었다. 특별살인사건 전담반 구성원으로부터 배척되어 쫓겨나다시피 한 뒤 겨우 약물은 끊었지만 여전히 딸을 잃는 악몽을 반복해서 꾸었으며,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아무 여자하고나 병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그런 세바스찬에게 어머니의 사망은 처리해야 할 또다른 귀찮은 일일 뿐이었다. 세바스찬은 어머니의 집으로 가서 물건들을 처분한 뒤 하루속히 부동산을 팔아버리고 싶었다. 어머니의 유품을 뒤적거린 것도 그런 실무적인 처리 작업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의 운명을 뒤바꿔놓을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편지는 안나 에릭손이라는 여자가 보낸 것으로, 내용은 세바스찬의 아이를 임신해서 하루 속히 세바스찬과 연락이 닿아야 하는 데 그가 어디 사는 지 몰라 어머니에게로 편지를 부친다는 것이었다. 1979년의 일이니 30년 전이었다. 세바스찬은 아무리 기억을 떠올리려 해도 안나 에릭손이라는 여자가 누군지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의 편지가 사실이라면, 어딘가에 세바스찬의 아들, 혹은 딸이 살아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비네를 잃고 폐인처럼 살아가는 세바스찬에게 이러한 상상은 묘한 삶의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안나 에릭손을 어디가서 찾아야 할지가 문제였다. 왠만한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그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은 특별살인사건 전담반에 다시 합류하는 길밖에 없어보였다.

세바스찬은 토르켈을 만나 다시 한번 함께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하고, 토르켈은 세바스찬에게서 알 수 없는 간절함을 엿보아서였는지 그를 다시 팀에 합류시킨다.


우르줄라가 질색팔색을 하는 통에 그녀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는 토르켈 곤란해졌고, 반야 역시 직설적이고 반사회적인 세바스찬과 팀을 이루는 데 고충을 겪는다. 하지만 범인의 심리에 대한 세바스찬의 탁월한 분석 덕택에 특별살인사건 전담반은 한발짝씩 범인을 향해 나아간다.


가장 먼저 용의자로 지목된 것은 중학교 동창 레오였다. 레오가 로저를 폭행한 것과 시계를 빼앗은 정황은 분명했다. 하지만 '살인자가 아닌 남자'가 로저를 범인으로 만들려는 섣부른 시도, 즉 죽은 로저의 피묻은 자켓을 레오의 차고지에 가져다 놓은 행동, 때문에 레오는 범인에서 제외된다.


다음으로 용의선상에 오른 것은 학교 수위 악셀 요한손. 그는 학생들에게 알코올을 팔았다가 로저의 밀고로 학교에서 해고된 전력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 증언을 종합해 볼 때 로저가 악셀을 밀고한 이유는 동업자로서 정당한 몫을 분배받지 못한 데 대한 앙갚음이었을 뿐이고 딱히 살인을 할 만큼의 적개심도 없어 보였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독교 원리주의를 표방한 팔름뢰브스카 고등학교의 치부가 속속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자가 바로 팔름뢰브스카 고등학교 교장 라그나르 그로스다. CCTV를 기반으로 사건 당일 로저의 동선을 추적하던 수사팀은 모텔에 주목하게 된다. 혹시 로저가 모텔에서 무언가 봐서는 안 될 사람을 본 것은 아닐까. 아니나 다를까 사건 당일 모텔에 교장 라그나르 그로스가 동성애인과 투숙했던 정황이 드러난다. 수사팀은 교장을 압박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로저의 심리상담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점점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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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프로듀서이자 연출가이며 시나리오 작가인 미카엘 요르트와 마찬가지로 시나리오 작가이자 TV 진행자인 한스 로센펠트가 함께 집필한 <살인자가 아닌 남자>는 공동집필 소설 특유의 정교한 균형감을 보여준다.

작품은 <다크 시크릿> 시리즈 1편으로 2편이 바로 <그가 알던 여자들>이다. 순서를 바꿔 읽어도 큰 상관은 없지만 가급적 1편을 먼저 읽는 편이 2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1편은 세바스찬이 자신의 딸이 다름아닌 반야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끝이나고, 2편은 세바스찬이 반야의 양아버지 뒷조사를 하는 등 치졸한 짓을 벌여서라도 딸과 관계를 맺어보려는 눈물 겨운 노력이 배경 이야기로 깔리기 때문이다. 

3편은 <아무도 찾지 않는 자들의 죽음> 인데 번역이 잘 되어 있을 지 걱정이다. <그가 알던 여자들>은 무수한 오타로 점철되어 있고, 특히 안나와 세바스찬이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연도 오기가 있어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안나가 세바스찬에게 15년 쯤 전, 1966년에 세바스찬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1996년을 잘 못 써 놓은 것이다. 안나가 세바스찬에게 아이를 임신했다고 편지를 쓴 것이 1979년이고, 그로부터 30년 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로저를 죽인 것은 같은 반 급우인 요한이었다. 요한은 로저가 자신의 어머니 베아트리체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친구인 로저를 등 뒤에서 사살하고,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요한의 아버지가 현장에 왔다가 탄흔을 제거하기 위해 심장을 적출하게 된다. 

로저의 어머니는 아들이 베아트리체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중지시키기는 커녕 평판에 죽고 못 사는 교장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다. 마지막에 S60이 범행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경찰로 부터 전해들은 로저의 어머니는 분명히 그 차를 교장이 이용했을 것이라 생각하여 교장을 추궁하다가 사고사 한다. 교장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이 밝혀지고 로저의 어머니가 눈 앞에서 사망하자 자살한 것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1059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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