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지옥 이타카
유메노 큐사쿠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메노 큐사쿠는 1889년 후쿠야마 출생으로 본명은 스기야마 야스미치(杉山 泰道)이다. 유메노 큐사쿠(夢の久作)는 후쿠야마 방언으로 몽상가라는 뜻.

그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의 원수 스기야마 시게마루(杉山茂丸)이다. 일진회 고문인 스기야마 시게마루는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을 사실상 주도한 인물로, 아시아주의라는 사이비 이데올로기에 근거하여 조선침략과 대륙진출을 획책한 자이다. 


어찌됐건 그의 아들 유메노 큐사쿠는 일본 20-30년대를 대표하는 미스터리 작가로, 우리나라에는 3대 기서 중 하나인 <도구라 마구라>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다른 기서는 오쿠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 https://blog.naver.com/rainsky94/80126561725 과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제물> https://blog.naver.com/rainsky94/221754721163)

기괴함과 몽상을 주조로 서간체나 독백체를 활용한 그의 미스터리는 기존 사회 질서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많다. 


<소녀지옥>의 소녀들은 꿈이 깨어졌을 때 그 존재 의미도 사라지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소녀들은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해댄다. 마치 그것만이 자신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방편인양 소녀들은 거짓말을 해댄다.


<아무것도 아닌>의 히메구사 유리코는 페트리시아 하이스미스의 소설 <태양은 가득히(재주꾼 리플리>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여자다. 자신을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이라 속이고, 유명한 의사와의 친분을 과시한다. 그 거짓말이 들통났을 때 히메구사 유리코는 자살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사라진다. 그런데 그녀의 유서는 거짓말이 아니었을까?


<살인 릴레이>의 여성연쇄살인범 니타카 다쓰오에게 마음을 빼앗긴 여차장이 주인공이다. 니타카 다쓰오가 자신도 죽일 거라는 생각에 먼저 손을 쓰지만, 사실은 그가 자신에게만은 진실했다고 깨달은 여차장은 자살을 암시한다. 그런데 가만. 어디에서도 니타카 다쓰오가 여차장을 사랑했다는 확증은 없다. 이것이 거짓말일까? 아니면, 자살한다는 암시가 거짓말일까. 


<화성의 여자> 현립 여자고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남자같은 '화성의 여자'가 희생자로 떠오른다. 그녀는 남자와 같은 체격과 운동능력으로 모든 운동경기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그런 그녀가 교장에게 겁탈을 당한다. 물론 교장은 주위가 깜깜해 '화성의 여자'를 다른 여자로 착각해서였다. 하지만 '화성의 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불길 속에 내던지는 복수다. 그런데 시체는 정말 '화성의 여자'였을까?


<동정> 서양인 전문 창부 루리코가 평범한 인물 고사쿠를 경찰로 오인한다. 그녀는 얼마든지 몸을 주겠노라며 다시 만날 약속을 하지만... 그 약속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여갱주> 니바리 탄광의 여갱주 니바리 미카코가 PT혁명을 추종하는 일단의 무리를 돕는 척 하다가 밀고한다. 항의하는 자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넌 프롤레타리아의 투사, 난 부르주아의 투사'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는 굴뚝> 신문기자가 난도백작부인을 협박하여 돈을 우려낸다. 명목은 난잡한 행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목적은 소년들을 살해하고 손톱을 모으는 것. 그녀는 기자에게 건낸 돈이 마지만 재산이었다며 이제 죽여달라고 한다. 도락의 끝은 허무일까.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05468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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