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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마징가 ㅣ 담쟁이 문고
이승현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대구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꼴통 공고에 다니는 '나' 와 친구들이 W금속공업에 취업을 나간다. 시급 1,170원, 30일 기준 기본급 280,800원. 여기에 2교대 야간근무를 더하면 60~70만원에다가, 보너스가 600%니까 두달에 한번씩 30만원이 더 나온다. '나'는 100만원 가까운 월급에 매력을 느껴 공장에 정을 붙이기로 한다.
공장은 H자동차의 협력업체로 '나'와 친구들은 밴딩기와 프레스기 따위를 다루거나, 오피탈 그라인더로 빼빠를 치는 작업을 맡게 된다. 굉음과 쇳가루 때문에 귀마개와 마스크를 쓰고 익숙치 않은 기계를 다루는 육체노동에 몸은 고되고, 학교와 다를 바 없는 규율과 반복에 넌더리가 나면서도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를 '나'와 친구들은 제법 견뎌낸다.
그 와중에 영양사 유경이 누나를 사모하다 닭 쫓던 개 신세도 되보고, 노노갈등도 경험하고, 한직이처럼 일에 신명을 바치는 친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혼란도 겪는다.
공장에서 잔뼈가 굵은 여러 사람들을 보면서 '나' 역시 그 사람들 중 누군가를 닮은 어른이 되어가리라 생각하던 어느 날 걱실걱실 일 잘하던 강조장의 팔이 프레스에 잘리고, 그 충격 때문에 '나'는 공장을 그만둔다.
다분히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장소설인데, 풋풋한 맛은 있으나 소설적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작품을 관통하는 작가의 일관된 철학이 희미하다 보니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나'는 방관자적 태도를 취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인물들은 에피소드에 필요한 소도구로 취급된다. 인물들 간의 대립 상황도 긴장고조의 수단으로는 어느정도 기능을 하나, '내'가 심판으로 참여하길 거부하면서 매번 흐지부지 되고 만다.
결국 에피소드와 재담으로 졸가리를 끌고 가지만 한계가 드러나고, 강조장의 팔이 절단되는 파국적 결말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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