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속삭임 - 합본개정판
기시 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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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병원에서 터미널 케어를 담당한 의사 기타지마 사나에에게 이메일이 도착한다. 아마존으로부터 전송된 이메일이다. 발신자는 사나에의 애인 다카나시로, 그의 본래 직업은 작가였다. 그러나 최근 다카나시는 죽음에 대한 강박적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된 작품을 쓰지 못하는 고통을 겪다가 신문사가 주최하는 아마존 탐사대에 참가하게 되었다. 이메일은 몇 차례 전송되었는데, 그 중 가장 기묘한 내용은 다카나시 일행이 아마존에서 길을 잃고 헤맨 내용이었다. 니나가와 교수, 아카마쓰 조교수, 모리 조수, 카메라맨 시라이 씨와 다카나시로 이뤄진 탐험대 일행이 길을 잘 못 들어서 불을 피우고 야영을 할 때였다. 식량이 거의 바닥나 곤란해 하는 그들 옆으로 우아카리 원숭이가 다가왔다. 그 원숭이는 어딘가 나사가 빠진 것 같은 태도로 일행을 물끄러미 관찰했는데, 일행은 주저없이 원숭이를 살해해 고기를 나눠 먹었다. 그런데 그 뒤로 탐험대에게 우호적이던 아마존 원주민 카미나와족의 태도가 돌변한다. 일행은 어쩔 수 없이 모험을 접고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돌아온 다카나시는 그 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했다. 식욕과 성욕이 엄청나게 강해져서 보이는 것은 아무거나 먹어치웠고, 사나에의 몸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아마존에 가기 전엔 죽음에 대한 강박적 두려움을 갖고 있던 그가, 돌아온 뒤로는 죽음을 찬미하고 동경하는 등 전과는 완전히 다른 행동패턴을 보였다. 그리고 얼마 뒤, 다카나시는 자살한다.


이상한 죽음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고양이과 짐승을 두려워했던 교수는 사파리파크를 찾아가 호랑이 앞에 드러누워 자신의 몸을 내맡겼고,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고통스러워했던 카메라맨은 딸을 기차 선로에 던져 살해한 뒤 자신도 자살한다. 마치 자신이 가장 공포스러워했던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거기에서 쾌락을 느끼는 사람들 같았다. 그런데 그들이 죽기 전 공통적으로 진술한 내용은 "천사의 속삭임이 머릿속에서 들려온다"는 것이었는데...


그 뒤로도 수상한 종교집회에 다녀온 젊은이들의 죽음이 이어진다. 결벽증을 앓았던 소녀는 오폐수로 오염되어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물로 투신했고, 거미를 두려워했던 젊은이는 자신의 집을 온통 거미로 채워넣은 뒤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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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나온 내용인데, 편형동물문 흡충강에 속하는 디크로코엘륨 덴트리티쿰의 중간 숙주는 달팽이와 개미, 종숙주는 양으로 반드시 순서대로 그 삼자의 체내를 지나지 않으면 성숙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달팽이에서 개미로 옮아가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개미의 몸에서 양으로 옮아가는 것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 이 흡충은 개미 뇌의 식도하신경절에 구멍을 내어 개미의 행동을 제어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고 한다. 흡충에 감염된 개미는 풀 끝까지 기어올라가서 줄기를 베어 물고 그대로 잠든 듯이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로써 양이 풀을 먹을 때 같이 먹힐 가능성이 생긴다.

또, 광견병에 감염된 개는 쓸데없이 헤매며 돌아다니고 상대가 누구든 상관 않고 물어뜯는다. 이것은 우연치고는 광견병 바이러스에게 너무 좋은 조건의 행동이다.


1998년 6월에 출간된 <천사의 속삭임>은 기시 유스케의 세번째 장편소설로, <아웃브레이크>, <링> 등과 같은 바이오 스릴러가 집중된 시기에 간행되었는데 발상과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 박력있어 주위에 추천해줄만 하다. 


지난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작년에 갔던 해운대수련원에 다시 갔는데,  우타노 쇼고의 <시체를 사는 남자>와 기시 유스케의 <천사의 속삭임>을 읽었다. 에어컨 바람을 쏘이면서! 에어컨이 없는 여름을 3년째 나고 있는데 올해는 정말 힘들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1334566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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