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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계단
존 버컨 지음, 정윤조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리처드 해니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영국의 식민지 짐바브웨 불라와요에서 광산기술자로 일하다 최근 런던으로 귀국했다. 처음엔 흥청망청 시간을 보냈지만 차츰 그것도 시들해져서 최근엔 다시 불라와요로 돌아갈까 어쩔까 하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꼭대기층에 사는 남자가 해니의 집에 찾아와 자신을 도울 사람은 해니 뿐이라며 통사정하는 일이 일어난다. 그의 이름은 스커더로, 미국 켄터키의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종군기자 일을 하다가 정치권에도 기웃거렸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모종의 스파이 노릇도 하게 된 모양인데, 최근 혁명을 꿈꾸는 무정부주의자들이 그리스의 정치인 콘스탄틴 카롤리데스를 암살하고 그 영향으로 러시아와 독일이 전쟁을 벌이는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하지만 무정부주의자들이 스커더의 뒤를 바짝 쫓자 스커더는 자신이 사망한 것처럼 꾸며 시간을 번 뒤 해니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야기를 다 들은 해니는 흔쾌히 스커더의 요청을 들어주고 그에게 피신처를 제공하지만 얼마 뒤 스커더는 검은 세력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해니는 자신도 그들의 표적이 되었음을 깨닫고, 우유배달부와 옷을 바꿔입은 뒤 스코틀랜드로 도피 여행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작가를 꿈꾸는 여인숙 주인, 시골 아낙네, 급진적인 국회의원 후보자 해리 경, 도로공사 인부 등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해니의 운이 다했는지 경찰에 쫓겨 숨어든 어떤 저택이 하필이면 스커더가 가장 두려워했던 악당 두목의 집이었다. 임기응변으로 가까스로 탈출한 해니는 외무부 관료 월터경의 도움과 스커더가 남긴 단서 '서른아홉계단'을 근거로 독일인 스파이들의 은신처를 급습하여 악의 무리들을 체포한다. 물론 역사의 흐름이 전쟁으로 치닫는걸 막지는 못했지만, 해니는 참전하기 전 자신이 펼쳤던 활약들을 자랑스러워한다.
존 버컨은 시인, 수필가, 언론인이었고 명망높은 역사학자였다고 한다. 또한 전기작가로도 유명했고, 변호사와 정보장교, 첩보원으로 활약하기도 하는 등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1915년에 출간된 본작은 dime novel을 즐기던 그가 직접 자극적인 소설(Shocker)을 쓴 것인데 스릴러 장르의 공식을 정의한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출간 이래 단 한번도 절판된 적이 없는 작품은 지나치게 우연에 기대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1935년 히치콕에 의해 영화로 제작된 뒤 두 차례 더 스크린에 선보이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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