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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 ㅣ 비룡소 걸작선 2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평점 :
클로디아는 모든 과목에서 수를 받는 '우등생 클로디아 킨케이드'일 뿐이라는 게 지겨워졌다. 일요일 밤 7시 반이면 누가 텔레비전 채널을 고를 차례인지 아웅다웅하는 것도, 딸이라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는 것도, 매일 똑같은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것도 지겨웠다. 그래서 막내 동생 제이미를 끌어들여 가출하기로 결심한다. 제이미는 용돈을 받으면 꼬박꼬박 저축하는 구두쇠였고, 일제 트랜지스터 라디오도 있었기 때문에 파트너로 제격이라 생각한 것이다. 제이미가 가출계획에 흔쾌히 동의하자 둘은 곧바로 가출을 감행한다.
그런데, 클로디아와 제이미가 가출한 곳은 다소 엉뚱하지만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었다. 관광객을 가장해 입장한 뒤 폐관시간에는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불이 꺼지면 전시된 침대에서 잔다는 계획이었는데, 클로디아와 제이미는 경비원들을 피해 미술관에 숨어드는 데 성공한다. 둘은 그날부터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관광객들이 분수대에 던진 동전을 발견했기 때문에 돈 문제도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다.
한편 그 즈음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천사조각상 하나가 새로 들어와서 클로디아의 관심을 끌게된다. 천사상의 조각가는 미켈란젤로일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이 말했다. 클로디아는 제이미와 함께 도서관에서 미켈란젤로에 대해 공부하기도 하고, 조각이 놓여있던 자리에 난 흔적으로 미켈란젤로의 문양을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증거는 부족했다. 결국 클로디아와 제이미는 조각상을 미술관에 판매한 프랭크와일러라는 부자 할머니를 찾아가게 되고, 거기서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33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 계몽사 문고 30번, 카니즈버어그 지음, 남소희 옮김.
초등학교 때 책을 읽으면서 용돈을 모아서 가출자금을 만든다는 게 신기했고(용돈을 정기적으로 받는다는 사실이 부러웠다), 분수대에서 동전을 줍는다는 설정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음식자동판매기에서 아침식사를 사먹는 것도 신기했고. 1967년도에 발표된 작품으로 대호황을 겪던 미국의 풍요로움이 제3세계 빈국의 열살 난 어린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모양이다.
작품은 1968년 미국 어린이 문학상인 뉴베리 상을 수상했으며, 작가의 다른 대표작으로는 <내 친구가 마녀래요>, <롤빵 팀 작전>, <꼬마 화학자들의 비밀 파티>, <타콘다 부인의 초상>, <800번으로의 여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