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밤엔 명작을 쓰잖아요 타이피스트 시인선 7
김이듬 지음 / 타이피스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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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이해하려던,

기어이 이해하고야 말겠다던 시기가 분명 있었다.

하루 한 편씩 정독을 해본다거나

한 편씩 소리 내어, 마치 낭독회를 맡은 시인처럼

몇 번을 반복해 내 발음으로 체화하고 팠던 때가

분명, 있었다.


나이를 이만큼 먹고 돌이켜 보니

나름 귀여운 구석이다.


요즘은 차분히 소리내어 읽으며

다분히 흘려보내며 시를 만난다.

주로 깊은 밤 행하는 요즘 나의 서정이다.


그의 시와 서사와 서정은 이해를 바라지 않는다.


단지, 책장을 덮을즈음 '출발지로 되돌아가시오.'와 같은

작은 실천 하나 소망하는 듯하다.


끝자락에 실린 산문이 그러하고

나를 그러하게 한다.

이미 다 훑고 남은 낱장을 덮기 전

그러하게 한다.


해서,

끝자락에야 오는 산문을 먼저 훑는 것도

작은 묘미이다.


여러 번 읽은 책과 시집은 평생 살며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의 시와 서사와 서정과 산문과 시집은

티끌 같이 작은 강요조차 없음에도

한 번의 시작과 다른 한 번의 되새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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