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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션 - 결심을 조롱하는 감각의 비밀
살마 로벨 지음, 오공훈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심리학자 '살마 로벨'이 지은 <센세이션>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의 행동과 내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얘기해주는 책이다. 여러 연구를 사례로 들며 손으로 만지는 것, 눈으로 보는 것 그리고 위치와 마음이 느끼는 것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나는 심리학에 대해 관심이 있는 편이지만, 책들이 어렵게 느껴져서 끝까지 읽은 적이 몇번
없다.
하지만 <센세이션>은 실제로 행해진 재미있는 연구들을 사례로 들어서인지 그 상황이 TV로 보는 것처럼 재밌었고, 또 나도 한번
행동(?)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게했다.
예를 들면, 'Part1. 손으로 느끼는 것'에서는 차가움과 따뜻함/ 가벼움과 무거움/ 푹신함과 딱딱함 등 외부로부터 느끼는 촉각들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말해준다. 그 중 '가벼움과 무거움'의 한 연구에서는 실험참가자들에게 이력서를 바탕으로 구직자를 평가해달라고 했다. 실제로 무거운
클립보드에 이력서와 가벼운 클립보드에 이력서로 실험한 결과, '무거운 클립보드를 받은 실험참가자는 가벼운 클립보드에 끼운 이력서를 본 참가자에
비해, 입사 지원자가 지망하는 직책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자질이
훌륭하다고 평가한 경우가 많았다.(p.66)'
재밌는 점은 입사 지원자의 사교성이나 동료들과의 친밀성에 관해서는 답변이 차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오로지 클립보드의 무게만이
실험참가자들이 입사 지원자의 수행능력 및 진지함과 관련된 특성을 판단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나중에 큰 결과를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협상을 할때에는 상대방에게는
따뜻한 차를 권유하고 푹신한 의자에 앉게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또 협상으로 내미는 서류철이 무거우면 좋겠고 재질도 좋은
종이라면,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Part2. 눈으로 보는 것'을 읽으면서는 이번 월드컵 경기를 생각나게 했다. 월드컵 경기를 볼때마다 느끼는 것은 유니폼 색깔이 상대편 선수들에게 그리고 심판에게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다 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책속에 이런 내용이 있다. '빨간색 경기복을 입은 상대와 싸우는 선수들은 빨간색이
끊임없이 자신에게 오는 광경을 본다... 즉 빨간색은 그 옷을 입은 선수들의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게 아니라, 오히려 빨간색과 맞서는 '상대방 선수'의 불안을 증가시켜 수행능력에
손상을 입히는 것 (p.102)'이다.
역시 빨간색 유니폼은 선수들에게도 심판들에게도 그리고 더 넓게는 관중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게 맞았다. 어떤 연구 결과에서는 파란색
보호장비를 입은 태권도 선수보다 빨간색 보호장비를 입은 선수들에게 심판이 더 많은 점수를 부여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빨간색이 인간의 내면에
잠재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큰 것 같다.
저자 살마 로벨은 끝으로, '이 책에서 소개된 연구 사례가 누구나 실제로 응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연관성을 깨달으면 색깔,
온도, 감촉 같은 환경 요소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무의식'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똑똑하게 잘 사용한다면, 좋은 협상을 좋은 권유를 받아낼 수도
있고, 더불어 좋은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내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