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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디자이너의 흥미로운 물건들
김선미.장민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4월
평점 :
내 주위에 있는 물건들로 내 취향을 알 수 있을까? 내 취향을 고집하여 사는 물건이 있는 반면에 그냥 필요하거나 갖고싶어서 사는 물건들도
주위에 많이 있을거다. 요즘엔 너무 많은 물건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기때문에 '내 색깔'에 맞는 물건보다는 인기가 있어서, 소비량이 많아서,
너도나도 다 가지고 다니니까 나도? 라는 마음에 물건들을 구입하는 것 같다.
<취향>이라는 이 책은 안경디자이너부터 슈즈디자이너, 그래픽디자이너 등 각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취향에 관한 물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취향'이라는 것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지에 대한 책이다. 확실히 직업이 디자이너라 그런가 독특한 취향을 담은 물건들을 내놓았다.
뉴욕 카림라시드사 그래픽 디자이너 박영하는 자신의 취향을 가장 잘 반영한 물건으로 가지고 있는 물건 대부분이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중 1순위로 꼽은것은 바로 '페라리 레드 랩톱'! 이 물건은 1세대 맥북프로 랩톱으로 겉을 새빨간색으로 도색한 랩톱이었다. 너도나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물건은 애플사 물건이어서 흔하디흔하다고 생각했지만, 겉을 빨간색으로 도색한 랩톱이라니!
사진속에서 본 새빨간 랩톱은 나도 갖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물건이었다.
또다른 그래픽 디자이너 이지원은 일반적인 디자이너들과 다른 자신만의 취향을 대변하는 물건을 내놓았다. 바로 100년 전 출간된 금속활자로
찍어낸 책과 1902년 발행된 미국의 유명 백화점 카탈로그였다! 여기서, 일반적인 디자이너라고 하면 애플마니아일 가능성이 높고 시시때때로 바뀌는
유행품에 민감한데, 이지원 디자이너는 오히려 이런 물건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한다. 즉, '멋지고 핫한 아이템을 사 모으는 얼리어답터는 커녕,
디자이너들이 열광하는 물건이나 스타일에 대해(p94)' 무관심하다고 한다.
나도 디자이너라고 하면 스마트폰이든 랩톱이든 하나쯤은 애플사의 제품을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디자이너가 있어서
이지원이란 사람에게 더 호기심이 갔다. 게다가 취향으로 내놓은 물건이 100년된 책과 1902년판 카탈로그라는 점이 의외였다.
여러사람들의 손을 거치고 거쳐서 마지막으로 내가 갖게 되었을 때 그 물건의 소장가치는 이루 말할수 없을거다. 이지원 디자이너의 100년된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취향은 어떤걸까? 자주 신어서 기스가 많은 핫핑크의 닥터마틴 3홀, 보라색 헤드폰, 징박힌 블랙워커, 파란색 점프슈트..
주로 원색적인 걸 좋아하고, 남이 갖고있지않은 것 흔하지않은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 같다. <취향>을 읽으면서 내 취향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의 취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재밌는 시선으로 물건들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