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바디 - 우리 몸의 미스터리를 푸는 44가지 과학열쇠
의정부과학교사모임 엮음 / 어바웃어북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의정부 과학교사 다섯분이 집필한《시크릿 바디》

《시크릿 바디》는 ​우리 몸에 대한 미스터리를 생명과학을 통해 재미나게 풀어낸 책이다.

'과학' 하면 생명, 물리, 자연 여러 분야가 떠오르는 데, 그 중 '생명과학'은 사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사람을 아프게 하는 '질병', 우리가 삼시세끼 꼬박 챙겨 먹는 '먹거리',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제일 관심갔던 '유전과 진화' 그리고 우리들의 '몸' 까지.

다섯 가지 챕터속 44가지 과학 이야기가 담겨있다.

 

 

첫 파트인 '질병' 을 읽으면서 올 여름의 최대 난제였던 '메르스' 가 떠올랐다.

정말 무서웠다. 어떻게 치료제가 없는 병이 생긴건지,, 그것도 급속도로 전염되는 병이라니!!

무언가 궁금하면 컴퓨터에 검색해서 1초만에 알아낼 수 있고, 무언가 필요하면 마트에서 1분만에 살 수 있는 21세기라지만..

그전에 우리는 너무나 나약한 '인간'이라는 존재였다.

 

 

 

유럽 중세시대에 페스트(흑사병)가 고쳐지지 않는 난치병이었다면, 21세기의 난치병은 '메르스'와 '슈퍼박테리아'가 있다.

페스트는 세균의 일종인 '예르시니아 페스티스'라는 병원균에 의해 발생한다. 쥐가 주요 감염원이다.

이 세균에 감연된 쥐의 피를 먹은 벼룩이 사람의 피를 빨면서 병이 옮겨가는 것이다. 중세시대 때는 지금보다 환경이 열악했을 테고, 질병에 대한 지식도 무지했을 테니 그 당시에는 인구의 1/3이 죽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병이었다.

 

곧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페스트를 치료하게 되었고, 당시의 '항생제'는 목숨을 구해주는 생명수와도 같았다.

하지만 21세기, 무분별하게 개발되어지고 투여되는 항생제.. 항생제로 병원균을 죽이면 다시 내성이 생긴 병원균이 등장하고, 또 항생제로 죽이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항생제 내성균'이 나타난다. 그리고 "여러가지 항생제 처리에도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 저항성을 가진 세균을 '슈퍼박테리아'라고 한다(p.38)"

 

얼마전 SBS스페셜에서 '항생제의 두 얼굴'에 대한 방송이 나왔었다. 5~6살짜리 아이가 매일매일 약을 먹고, 약을 끊으면 다시 아프고를 반복했다. 바로 '항생제의 내성균'이 생긴 것이다. 외국 사례에서는 어떤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에 걸린 환자가 매일매일 약으로 연명하는 장면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항생제를 과다 사용하는 나라에 꼽힌다..

항생제 남용국가라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 정부는 항생제 과다 사용 병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공익광고를 하는 등 항생제 남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였다.(p.42)"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항생제 과다 처방되는 것은 현실이고,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환자가 임의로 항생제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나아졌다고 생각할 때 항생제를 의사에 처방 없이 마음대로 끊으면, 그때부터 '항생제 내성균'이 생겨 다시 병에 걸리면 더 강한 항생제를 오랫동안 먹어야 병원균을 없앨 수 있다.

 

너무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내성균'에 대해서만 쓰다보니 언젠가 내 몸 속에도 '슈퍼박테리아' 가 등장하지 않을까?염려된다.

하지만 우리 면역계는 세균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에, 슈퍼박테리아도 충분히 제거될 수 있는 세균이라고 한다.

다만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오래 투병중인 사람들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다.

즉, 건강을 유지하면 항생제를 투여할 일이 없고, 결과적으로 슈퍼박테리아에 노출될 일이 없다는 거다.

 

혹 항생제를 경구 복용하거나 투여하게 된다고 해도 정량을 처방받고 잘 복용하면 이상이 없다고 한다.

의사가 잘 처방한다고 해도 혹여 과다 처방이 될지도 모르니, 환자입장에서는 수동적으로 받지 말고 능동적으로 내 병에 대해서 알아야하고 약을 얼만큼 언제까지 복용해야 하는지 잘 물어봐야겠다.

 

 

 

《시크릿 바디》는 일반적으로 접하고 있는 생명과학 주제를 술술 잘 읽히는 설명과 이해를 돕는 그림으로 풀어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읽어도 될 거 같다. 

우리생활에 더 밀접한 생명과학은 암기하듯 배우는 주입식교육보다는 이해하고 실천하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때 이과생이었는데 딱딱한 교과서보다 이런 재밌는 과학책으로 수업을 했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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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트 in 런던 - 두근두근 설레는 나만의 런던을 위한 특별한 여행 제안 셀렉트 in 시리즈
안미영 지음 / 소란(케이앤피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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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런던'하면 떠오르는 것들. 빨강과 파랑, 불빛이 비치는 강, 비 냄새, 붉은 병정들, 자유로움.

동양의 나라보다 서양의 나라를 생각하면 설레임과 무궁무진한 호기심이 느껴진다.

 

 

 

 

 

 

 

 

<셀렉트 인 런던>은 책 제목대로 런던의 볼거리, 먹거리, 문화를 쏙쏙 골라 담아낸 책이다.

표지부터가 런던의 발랄한 느낌을 잘 담고 있다. 일반 여행책이 그러하듯 사진이랑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있겠지~라고 생각했었는 데

이 책을 보면서 '참 시원시원한 책이다!'라고 느꼈다.

 

 

 

 

 

왜냐하면 사진이 정말 시원시원하게~ 큼직큼직하게 담겨있기 때문!! 게다가 사진 색깔도 어떤 효과없이 고화질로 담아냈는지 선명했다.

런던의 랜드마크인 국회의사당, 버킹엄궁전, 대영 박물관 등..

런던의 공연관람을 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오페라 하우스, 위그모어 홀 등...

런던의 각종 마켓들과 쇼핑, 맛집, 펍, 축제!! 이 모든게 다 담겨있었다. 내 스타일이야ㅋㅋ

 

 

 

런던에도 마켓이 있는데, 런던 최대의 푸드 마켓인 '버로우 마켓' ,

'콜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브로드웨이 마켓' , 젊은이들의 천국 '캠든 마켓' 등이 있다고 한다.

 

위에 사진은 '콜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 의 모습인데, 와~ 형형색색의 이름모를 꽃들이 많다.

"런던에서는 꽃을 사는 것이 마트에서 장을 보는 일만큼이나 일상적"이라고 한다. 특히 '콜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은 일반인들이 시장 분위기를 느끼고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꽃 사이를 걸어다니는 기분이 그렇게 황홀할 수가 없다"는 작가의 말에 나도 그 기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런더너들의 일상을 엿보고 싶다면 '브로드웨이 마켓' 이 제격이다. 이스트 런던의 해크니(Hackney)라는 지역에서 열리는 데,

이곳이 예전에는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졌었지만, 지금은 역동적이고 젊은 예술가들의 아지트라는 이미지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해크니에서 열리는 '브로드웨이 마켓'은 토요일 아침 9시~오후5시 까지만 운영되며, 마켓이 열리는 시간에는 차량이 모두 통제된다.

파머스 마켓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신선한 과일과 각종 유기농 재료들을 판매한다고 한다. 음식 외에도 수공예품, 빈티지 의류와 가방도 있다고.

 

이 마켓은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어울려 즐기는 특징이 있어서, 시장이라기보다는 매 주말 열리는 동네 파티 느낌이라고 한다.

마켓외에도 주변에 서점, 레스토랑, 펍도 많다고 하니 런던에 가면 들려보고 싶다.ㅎㅎ

 

 

"내가 런던에서 겪어본 영국인들은 예의 바르면서 내성적이고 다소 시니컬한 면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이 조금은 수다스러워지며 마치 낯가림을 끝낸 것처럼 허물없이 어울리는 장소가 있다.

바로 퍼블릭하우스, 우리가 흔히 줄여서 펍이라고 부르는 곳이다.(p.273)"​


 

 

수제 맥주집, 맥주 양조장, 라운지 bar까지!

그 중에 런던에서 가장 높은 바 '오블릭스(Oblix)' 는 310미터 높이의 '더 샤드(The shard)' 내부에 위치한 Bar이다.

이 건물의 저층부에는 여러 회사의 사무실이 있고, 31~33층까지는 바와 레스토랑, 34~52층까지는 샹그릴라 호텔, 그리고 그 위로는 입주자들이 거주한다. 68~52층에는 전망대인 '더 뷰 프롬 더 샤드'가 이어진다.

 

32층에 자리잡은 '오블릭스' 는 전망대보다 낮지만, 충분히 근사한 도시 전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칵테일과 글라스 와인을 마실 수 있으며 굳이 술이 아니더라고 런치 메뉴와 주말 브런치 메뉴도 있어서 낮에 가도 상관없을 듯하다.

하지만 밤의 야경을 보고 싶다면 밤에 가보는게 좋을 거 같다.

 

 

왠지 오블릭스는 한번쯤 가보면 좋을 거 같고, 런던의 냄새를 맡고 싶다면 펍을 가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좋은 점 은 런던의 유명한 볼거리들과 함께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담겨있다는 거!

마켓도 펍도 일반 여행책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것이라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진짜 젊음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많아서 런던으로 여행을 간다면 책에 나와 있는 곳에 꼭 가보고 싶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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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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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는 표지로 시작하는 <방구석 라디오>

글쓴이는 모자를 좋아해서 필명도 '모자'라고 한다.

책의 내용은 <1cm>라는 책과 비슷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우리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책 <1cm>를 좋아하는 편인데, 시리즈가 업그레이드 되어서 출판될 때마다 그림이 복잡해지고 조잡스러워지더라.

책이 뭘 말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그림으로 시선을 끌려고 하는건지, 아니면 '예쁜 책'으로 남고 싶은건지 의도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딱 처음으로 나왔던 <1cm>책 말고는 그 이후 시리즈는 사지 않았다.

 

그런데 <방구석 라디오>가 초창기 <1cm>의 느낌과 흡사했다.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것에 대한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도 있고, 센스있는 그림까지!

 

 

 

 

 

요즘 내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생각.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일까"

이런 생각을 처음 했던게 아마 중학교 1학년 때였나. 사춘기때 저런 생각을 했던거 같다. 

지금은 1차원적으로 '내가 누구지?'가 아닌 '나는 뭘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지금 뭘 하고 있는 사람이지?' 이렇게 나한테 묻는 시간이 많아졌다.

 

작가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세상을 겪을수록 점점 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고 말한다.

반대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어하는지를 잘 알아가고 있는 중이여서 내가 자랑스러워 보일 때도 있고, 미워보일 때도 있지만ㅋㅋ

 

 

 

 

 

'나'에 대해 자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져서일까, 책을 읽으면서도 '나, 자신'에 대한 글이 계속 눈에 띄었다.

 

 

사람들 방식에 나를 맞추며 살았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걸까.

누군가에게 완벽한 사람이고 싶었던 걸까.

왜 그래여 한다고 믿고 살았던 걸까.

나는 그냥 나일 뿐인데.

 

 

맞다. 그냥 나는 나인데!! 그런데 '나 답게' 산다는 거 자체가 어려운 것 같다.

 

 

 

 

 

Life is short 인생은 짧다

나도 모르게 인생이 길다는 생각에 하루를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뜨끔했다. 내일이 있으니까 내일 하지 뭐~ 할 일을 미루고 나서 읽어서 더 뜨끔했다.

한 해가 정말 빨리 가고, 벌써 2016년도 두 달 여를 앞두고 있다. 2015년 남은 두 달 열심히 살아야지!!  

 

 

 

 

 

 

 

 

옥탑방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는 표지로 시작하는 <방구석 라디오>

글쓴이는 모자를 좋아해서 필명도 '모자'라고 한다.

책의 내용은 <1cm>라는 책과 비슷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우리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책 <1cm>를 좋아하는 편인데, 시리즈가 업그레이드 되어서 출판될 때마다 그림이 복잡해지고 조잡스러워지더라.

책이 뭘 말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그림으로 시선을 끌려고 하는건지, 아니면 '예쁜 책'으로 남고 싶은건지 의도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딱 처음으로 나왔던 <1cm>책 말고는 그 이후 시리즈는 사지 않았다.

 

그런데 <방구석 라디오>가 초창기 <1cm>의 느낌과 흡사했다.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것에 대한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도 있고, 센스있는 그림까지!

 

 

 

 

 

 

요즘 내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생각.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일까"

이런 생각을 처음 했던게 아마 중학교 1학년 때였나. 사춘기때 저런 생각을 했던거 같다. 

지금은 1차원적으로 '내가 누구지?'가 아닌 '나는 뭘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지금 뭘 하고 있는 사람이지?' 이렇게 나한테 묻는 시간이 많아졌다.

 

작가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세상을 겪을수록 점점 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고 말한다.

반대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어하는지를 잘 알아가고 있는 중이여서 내가 자랑스러워 보일 때도 있고, 미워보일 때도 있지만ㅋㅋ

 

 

 

 

 

'나'에 대해 자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져서일까, 책을 읽으면서도 '나, 자신'에 대한 글이 계속 눈에 띄었다.

 

 

사람들 방식에 나를 맞추며 살았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걸까.

누군가에게 완벽한 사람이고 싶었던 걸까.

왜 그래여 한다고 믿고 살았던 걸까.

나는 그냥 나일 뿐인데.

 

 

맞다. 그냥 나는 나인데!! 그런데 '나 답게' 산다는 거 자체가 어려운 것 같다.

 

 

 

 

 

Life is short 인생은 짧다

나도 모르게 인생이 길다는 생각에 하루를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뜨끔했다. 내일이 있으니까 내일 하지 뭐~ 할 일을 미루고 나서 읽어서 더 뜨끔했다.

한 해가 정말 빨리 가고, 벌써 2016년도 두 달 여를 앞두고 있다. 2015년 남은 두 달 열심히 살아야지!!  

 

 

 

 

<방구석 라디오>를 출판한 신생 출판사 '첫눈'! 책에 껴있던 출판사 쪽지다. 

늘 형식적인 책 광고지를 받아왔는데, 왠지 이 쪽지는 그런 느낌이 없어서 좋았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공감 에세이'를 출간할 예정이라니, 앞으로 좋은 책들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 스타트인 <방구석 라디오>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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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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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보통의 존재>, <실내인간> 으로 유명한 작가 겸 가수 이석원.

하지만 나는 그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들어본 적은 많은데 막상 읽어본 적은 없는.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이다.

보통 산문집은 자유롭게 형식에 얽메이지 않고 쓴 글을 한데 묶은 책인데,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이라고 하니 자신의 경험담일까? 궁금해졌다.

 

픽션이라고 하기에는 작가가 직접 느끼고 경험한 글처럼 느껴졌고,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사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써나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김정희'라는 여자를 만나는 이야기가 노골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정말 그 여자가 존재하는 건지, 공개해도 되는건지ㅋㅋ 오지랖넓게 이런 생각을 했다.

 

 

책은 1부, 2부, 3부, 4부로 나뉘어져 있고 1,3,4부는 작가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2부만 100억의 상금을 두고 가위바위보 대회를 하는 철수의 이야기가 나온다. 2부만 소설이고 나머지는 작가의 이야기이다.

 

화자가 작가의 시점인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데 머릿속에 이야기의 배경이 그려질 정도로 생생했다.

 

자주 간다는 찻집인 <오후의 홍차>의 여주인은 사분사분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는데, 어느날 부턴가 '나'만 가면 얼굴이 굳어졌다고 한다. '나'는 혹시나 자주 여자(사람)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그런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도통 이유를 모르겠는거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왜 찻집 여주인의 표정이 굳은걸까? 궁금했는데,

'내'가 "저기, 혹시...."라고 물어보는 순간 핸드폰 진동이 울리고 소개팅했던 그 여자 '김정희'의 문자를 보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왜...

왜..찻집 여주인 표정이 굳었던건데!! 독자 보고 알아서 상상하라는 건가.ㅋㅋ

 

 

 

 

 

이야기 사이사이에 이런 색깔의 짧은 이 나오는데, 읽으면서 맘에 드는 문장이 많았다.

 

'결정 되지 않는 삶'

 

어려서는 별 대가 없이도 넘치도록 주어지던 설렘과 기대 같은 것들이 어른이 되면 좀처럼 가져보기 힘든 이유는

모든 게 결정되어버린 삶을 살기 때문이다...

장차 여행은 몇 나라나 더 가볼 수 있고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으며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지가

점점 계산 가능한 수치로 뚜렷해지는 것이다..(중략..)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이 소중한 이유는 그 일을 함으로써

나와 내 삶이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믿고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는 게 앞으로 가는 건지는 몰라도, 맞는 길로 가고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느낌. p149

긴긴 이야기보다 이 짧은 글이 나에게 더 힘있게 느껴진 이유는 뭘까, 더 맘에 들었다.

아무래도 <보통의 존재>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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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용이 있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지음, 김유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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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스페인에서 유명한 영화감독이다.

스페인의 아카데미 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고야 상'을 다섯개나 휩쓸었고,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각본상을 휩쓴 사실주의 영화감독.

 

이렇게나 유명한 영화감독이 쓴 책이어서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총 113편의 미니 픽션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바쁘게 읽으면 안되는 책이다. 읽는 내내 짧은 스토리와 작가의 장난(?)때문에 이야기가 정신이 없다.

 

제목 밑에 두세줄로 끝나는 이야기도 있고, 이게 이야기라고 할 수 있나 싶을정도로.

그냥 낙서같은 말들이 나올 때도 있었다.

 

작가의 장난은

'경고'라는 제목 아래 '우리는 한 권 안에 똑같은 이야기가 두 번 인쇄된 책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이야기 속의 날짜와 장소, 내용 안에 어떤 오류나 속임수가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라고 시작되는 이야기가 이 책에 두번 인쇄되어 있었다.

44페이지와 91페이지에 똑같이 인쇄되어있는 내용을 보고, '이거 뭐하자는거지?'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경고'말고도 '닮은꼴'이라는 제목의 픽션도 두번이나 인쇄되어 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책 속 제목들도 '아버지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와 '마리아로부터 시작된 죽음들' 혹은 '살인자들의 비밀회의'와 '살인자의 허영' 등

이야기가 이어질것 같이 비슷한 제목들이 많아서 헷갈렸다.

 

'어느 기억상실증 환자의 기억'은 제목 그대로 내용이 한 글자도 없는 여백이었고, 그 다음다음에는 '기억상실'이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두 이야기를 합쳐서 읽으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가지 이야기를 읽고 다시 쭉 읽다보면 '이거 어디서 본 듯 한데?' 갸우뚱 거리게 되는 이야기가 다시 툭 튀어나온다.

이 책을 읽는동안 작가의 장난에 놀아난 기분이랄까...

결과적으로는 이야기의 어떠한 내용도 번뜩 안 떠오른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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