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철도과학 포스트 사이언스 (POST SCIENCE) 17
가와베 켄이치 지음, 공영태 외 옮김 / 북스힐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차의 철도의 레일에 을 사용하는 이유를 보고 궁금해져서 읽어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돌은 길게 가공하기 어려워 이음새가 많아지고, 결과적으론 승차감에 나쁜 영향을 준다. 나무는 충격에 약하고 쉽게 부러져서 철도 레일에 적절하지 못하다. 그래서 단단하고, 길게 가공할 수 있는 철을 사용한다! 너무 간단한 결론이라 충격이다! 무슨 장황한 이유가 있는 줄 알았건만! 그래도 주철보다 탄소 함량이 낮아 충격에 강한 강철을 쓴다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도 나와서 반가웠다. 제일 궁금했던 을 사용하는 이유를 확인하고 다시 처음부터 읽어나갔다.


철도의 전반적인 이해에서 철도가 항공기, , 자동차와는 다르게 방향 조종 장치가 없다는 부분에 깜짝 놀랐다. 철도는 레일 위로만 달린다는 것에 미루어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항공기, , 자동차와 비교해 본다면 꾀나 독특한 특징이다. 그 때문에 무인운전 도입이 다른 운송기에 비해 쉽다. 몇 년 전에 일본에 방문했을 때 이상한 형태로 구분된 좌석이 있었는데, 그것이 무인운전 열차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오래전의 궁금증을 풀게 되어 기뻤다. 일본 철도는 회사 여러 곳에서 운행하기에 그 모습도 제각각이라 타면서 궁금했던 부분이 많았는데, 궁금증을 해소하고 더 깊이 알아볼 수 있었다.


한 페이지에 설명하고 그 옆 페이지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이 있는 형식으로, 어려운 원리보다는 일본의 철도에 대한 큼직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식이나 형태 종류를 나열하고 일본의 철도에는 어떤 방식이 사용되고 있는지 장점과 함께 설명해 준다. 일본의 철도를 애용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철도를 이용해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픔이 역류하여 강이 되다
궈징밍 지음, 김남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정폭력, 학교폭력, 임신. 하나만으로도 벅찰 것 같은 사건이 동시에 이야오를 덮친다. 이야오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 해주지 않는 엄마, 그녀를 임신시키고 나 몰라라 하는 상대, 그녀의 임신을 약점 잡아 괴롭히는 학우. 그녀에게 건네지는 대사 하나하나가 모두 시리고 아프다. 10대 소녀에게 너무 가혹한 이야기가 아닌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앞집에 사는 치밍이 그녀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밥 한 끼 챙겨주지 않는 엄마 대신 매일 아침 따뜻한 우유를 챙겨주고, 임신 사실에도 이야오를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가 이야오 곁에 있다는 사실에 힘든 이야기를 읽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가끔 치밍 때문에 이야오의 불행이 더 크게 느껴졌다. 아들을 살뜰히 챙기는 엄마, 가정을 건사하는 아빠, 우수한 성적, 학우를 이끄는 반장, 인기 많은 외모.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진해지듯, 이야오와 모든 것이 대조되는 치밍의 상황이 이야오의 불행을 부각시킨다. 단지 앞집에 살고 있다는 것만 빼면 너무나 상반되는 삶이다. 그런 치밍과 나란히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은 이야오의 서술이 가슴을 후볐다.

 

 

치밍과 이야오는 하나의 점에서 뻗어 나온 두 개의 사선처럼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점점 더, 점점 더 멀어졌다.

 

여자아이들의 삶에는 이런 남자아이가 있다.

사랑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남자친구도 아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정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언제일지 몰라도 그는 언젠가 자신의 삶에서 사라지고 다른 여자아이의 왕자님이 될 수도 있다.

그녀 역시 자연스레 공주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가장 가까운 거리 안에 머문다.

여자아이들은 온 힘을 다해 그와 그가 가진 모든 것을 탐욕스럽게 누리고 소모한 뒤 끝내는 텅 비워 버릴 것이다.

 

 

이어질 수 없음을 알았어도,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조금 더 먼 미래 일 줄 알았다. 이야오를 덮친 풍랑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치밍 또한 멀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불행한 그녀의 곁에서 힘들었을 그를 가지 마라 붙잡을 수 없고, 치밍까지 사라지면 온전히 혼자가 되기에 수고했다 놓아줄 수 없는 이야오의 처지에 먹먹해졌다. 온전한 제 편하나 없는 10대 소녀, 이야오의 이야기가 조금은 희망을 품은 채 끝나길 바라며 마지막 장을 펼쳤다.

 

 

주변 모든 것을 와르르 집어삼키는 구멍이었다.

그녀는 바로 이 소용돌이에 빠져있었다.

손을 뻗어 보려 하지만 그조차 휩쓸려 버릴 터였다.

만일 손을 놓는다면 너는 온전히 설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13
이디스 해밀턴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만화, 게임과 같은 많은 콘텐츠에 그리스 로마신화를 접할 수 있다. 성경과 더불어 서양문명의 바탕이 되는 신화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이리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어떠한 부분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지 궁금해 읽어보게 되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은 지 10년은 넘었는데, 글자를 읽을수록 만화를 다시 보는 것처럼 눈앞에 그려졌다. 크로노스가 자식들에게 위협을 느껴 삼켜버리지만 결국은 제우스를 놓치고, 삼켰던 자식들을 도로 토해내며 권좌를 빼앗기는 장면.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에게 불을 주고, 독수리에게 가슴을 물어뜯기는 장면. 곳곳에 들어간 명화들이 만화의 중간을 옮겨놓은 것처럼 나의 상상을 도왔다.


옛날 만화를 다시 보는 감회에 빠져 감상하고 있으면, 만화에서 생략되었던 시인들의 아름다운 노랫말이 나를 놀래 켰다. 그리스 로마신화가 여러 작가들에 의해 쓰인 이야기의 집합체이듯. 여기 나오는 노랫말도 한 시인의 노래가 아니다. 여러 시인들의 언어를 읽고 있으려니 신화의 매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이야기 자체에 가득 흘러넘치는 낭만이라 생각한다. 겨울은 춥고 봄에 풍요로운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신화는 이리 대답한다. 페르세포네가 데메테르를 만나기에 꽃이 피어나 풍요로워지고, 다시 페르세포네를 떠나보내야 하는 데메테르의 슬픔으로 인해 생명이 싹을 틔우지 못한다고. 숲에서 소리치면 어째서 울리는 것일까? 이 질문에 신화는 헤라에 의해 남의 뒷말만 따라 할 수밖에 없는 에코의 사연을 들려준다. 자연 현상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해답은 시대를 넘어 낭만적이다.




황토색 개를 보고 누렁이라 하고, 셋째를 삼식이라 칭한 게 먼 과거가 아님을 상기해 보면 그리스로마 신화에 흐르는 낭만적 색채는 정성까지 느껴진다. 이런 이야기를 어찌 싫어할까. 과거 만화로 접했을 때는 느껴보지 못한 감동이 물밀듯 밀려온다. 꽃 이름 하나에도 신화가 담겨있다. 에코가 사랑한 남성 나르키소스가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기에 그의 이름을 따 나르키소스(수선화)라 한다. 아도니스의 핏방울이 적신 곳마다 피어오른 꽃을 아도니스라 한다. 그 이야기와 함께 이름을 음미하고 자연을 바라보자 참 낭만적이다. 이런 낭만과 명화들 덕에 500페이지가 눈 녹듯 사라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포스트 모더니즘시대에 헛소리를 헛소리라 할 수있는 결단력을 지녀야함을 일깨주고 알려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보의 교류가 늘어나고다양한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는 만큼 진실을 알기가 쉬울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막상 정보가 흘러넘치는 사회가 되어보니 오히려 진실을 파악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저자는 오늘날 무분별하게 흘러넘치는 정보 속에서 진실을 판별하는 방법을 말하며그러기 위한 조건을 강조한다.

 



 

진실은 스스로 제 모습을 드러나지 않는다우리는 많은 정보들 속에서 진실을 판별해야 하며판별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있어야 한다지식이 있어야만 정보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현대인들은 지식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몇 년 전에 있었던 안아키 사건만 생각해 봐도 지식에 저항을 한다는 말에 수긍할 것이다안아키처럼 극단적으로 가지 않더라도우리는 인터넷으로 의학정보를 검색하고 그 정보를 의사 앞에서 자랑한다고작 1분 검색한 정보가 전문성을 해치고나아가 지식’ 그 자체를 해치고 있다기존의 지식이 틀렸을 수도 있다그러나 틀릴 수도 있다는 말에 현혹되어 기존의 지식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는 모습을 보며의문이 생긴다.

 



 

사람들은 왜 이런 말에 현혹되는 것일까인간의 사고는 게으르고얄팍해서 믿고 싶은 것만 믿기 때문이다이런 게으른 사고와 더불어 비약한 지식들 사이로 음모론가짜 뉴스정치적 선전이 들어온다그런 거짓말에 속기 쉽고헛소리에 농락당하며음모론에 빠져 정치세력의 농간에 놀아나는 것이다이리저리 휘둘리는 사이 우리의 사고는 마비되어 양극화에 최적화되어 정치세력의 강력한 기반이 될 뿐이다이러한 선동에 대해 다루며 4장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데놀라울 따름이다.

 

음모론에 빠지지 않고정치세력에 휘둘리지 않으며양극화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서는 근거 있는 지식과 올바르게 사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그러나 다양성을 존중하고가치를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헛소리에 포용적이며위에서부터 아래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에 반발하는 구성주의 교육은 기초지식을 가르치지 않는다그리고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닌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한다포스트모더니즘구성주의알고리즘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지식을 망치고 진실에 멀어지고 있는 것이 현대의 사회다이런 사회에서 정신 차리라 말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간절해 보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