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교라 얼마나 이해할까 싶었는데, TV프로그램, 만화, 소설 등 여러 매체에서 만나 본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반가워하며 읽었다. 최초의 인류 아담, 형제를 죽인 카인, 언어의 시발점 바벨탑,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외에도 가톨릭, 기독교, 유대교에서 들어봤을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와 고대 철학자들까지 등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같은 고대 철학자들은 림보에서 생활하는데, 왜 에피쿠로스는 이단자들이 가는 지옥에서 고생 중인건가...... 서구 문화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에 잘 등장하는 루시퍼, 메두사, 말라코다, 하르피아, 케이론 등 다양한 인물과 괴수들을 명화로 만나 볼 수 있다. 한 장면에 대해 복수 작가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감상하는 재미가 가득하다. 요즘처럼 미화된 캐릭터가 아닌, 미화 없이 표현된 색체와 표현은 신선하게 느껴졌다.


절반은 친근한 인물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낯선 정치적 부분이라 이야기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종교와 정치가 때려야 땔 수 없는 시대의 이야기에 정치사 공부도 없이 덤비다니......! 겔프당과 기벨린당 이야기가 이렇게 자주 언급될 줄은 몰랐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와중에도 분명하게 느껴진 건 있었다. 상대 당파를 죄다 지옥에 떨어트리기 위한 단테의 염원이 진하게 느껴진다. 당시 살아있는 인물까지 지옥에 보내버리는 배짱에 웃음과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인물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지옥에 넣은 것도 아니고 실명을 써서 지옥에 넣었다. 살아있는 친구 아빠도 가차 없이 지옥행이다. 와우. 초반엔 신의 의도에 의문을 품던 단테가 결국은 신을 믿게 된 이유가 이런 건가 싶었다.


인간의 욕구가 반영된 지옥과 연옥은 아는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곁들여 잘 읽었는데, 천국은 정말 난해하고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아 힘들었다. 죄와 벌이 1:1 대칭처럼 연결된 것이 잘 보이는 지옥과 연옥이 그리워진다. 천국에도 친근한 인물들을 만나는데, 행동의 의미를 모르겠다. 사랑하는 베아트리체를 만나 하늘로 오르며 점점 시력이 높아지는데, 무교라 이들의 행위를 이해를 못하는 가 싶었다. 그래도 그림 덕에 상황을 그려볼 수 있어 다행이랄까. 단테의 사심 가득한 이야기 임에도 수많은 콘텐츠의 모티브가 되는 단테의 지옥과 연옥, 천국을 만나볼 수 있어 설레고, 방대한 지식을 버무려 놓은 것에 경외감이 드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세상을 살아가는 철학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한주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을 어디서부터 접근해 볼까 하다가 세상살이에 필요한 철학을 제목으로 하는 이 책을 골랐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광범위한 철학을 다루며 저자의 시선으로 두루 살펴보고 추가로 배워보고 싶은 철학자를 선택하는데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에는 만물의 근원을 찾는 것으로부터 철학은 출발한다. 과학이 발달한 이성의 시대에 왜 과학적으로 틀린 것이 분명한 학문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가? 탈레스는 이 만물의 근원이라 했고, 피타고라는 를 만물의 원리라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주장이 아니라 하나의 원리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시도에 있다. 현재 접하는 당연한 개념들이 고대의 철학자들의 영향이고, 여전히 우리의 사고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저자의 관점을 따라 철학자들이 말한 내용보다 철학자들의 프레임 사고에 주목하며 고대 철학 파트를 읽어나갔다.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위대함과 니체 신은 죽었다.’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며, 사르트르의 실존주의가 여성해방 사상으로, 그리고 현대의 페미니즘 사상으로 이어지는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 ‘실존은 본질을 앞선다.’인간은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 생각지 못한 해석이라 놀라웠다. 철학소개와 더불어 철학자의 생애도 언급하는데, 키르케고르의 생애를 엿보고 키르케고르의 철학이 더욱 궁금해졌다. 절망하기에 앞으로 나아간다는 키르케고르가 알랭의 행복론 보다는 더욱 공감이 가는 주제로 다가왔다. 정치가이며 철학자로 큰 절망을 겪어보지 못한 알랭보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절망스러운 삶을 산 키르케고르의 글에 궁금증이 일었다.


철학의 지평을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철학용어가 수두룩 나오는 부분이 많아서 읽는데 난항을 겪었다. 특히 유물론은 개념설명 조차 불친절하다. 유물론 자체가 한 번에 알기 어려운 개념인건 알겠는데, 유물론 초보자가 이해하기에 어려운 형태로 설명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뒤에서 유물론이 다시 언급되어 뭐였더라 하고, 앞으로 가서 읽으면 이해가 안 된다. 이 외에도 철학 용어들의 나열만 있는 심각한 부분이 많아서, 그 개념을 이해하는 사람이 읽기 좋은 요약본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제한된 페이지 안에 어떻게든 정리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너무 많이 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 PASSCODE 한국사능력검정시험 7일 완성 심화 (1.2.3급) - 7일 만에 1급 합격 완성하는 빈출 개념 + 기출 공략서! 2022 PASSCODE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한국사수험연구소 지음 / 시대고시기획 / 202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사를 깊게 공부하자면 너무 방대하고, 빠르게 알짜만 공부하자면 어디를 어떻게 공부해야 적절한지 알기 어렵다. 7일 완성이란 말답게 얇고, 244페이지로 알짜배기만 모아놓아서 더 이상 쳐낼 게 없는 상태의 구성이다. 시간이 없으니 지엽적인 부분은 버리고 간다는 속전속결의 방식의 구성으로 감안하고 봐야할 것 같다.

 

책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기출 선택지로 개념 익히기] 자주 만나는 선택지를 잘 정리해 놓았다는 것이다. 기출 풀다보면 만났던 문장 또 만나기 십상인데, 기출 풀면서 만난 선택지는 다 담은 것 같다. [고려 통치 체제] (중앙 정치 조직, 군사제도, 관리 등용 제도)[조선 통치 체제] (중앙 정치 조직, 지방 행정 조직) 부분은 섞어서 잘 내기고 그만큼 헷갈리는 부분이라 이 파트 선택지 따로 정리해봤는데, 진짜 빡친다. 이건 해봐야 안다. 이 파트 선택지는 이걸로 끝인가? 싶으면 하나 더 튀어나고, 난 분명 조선 중앙 정치 조직 공부하다가 고려 중앙 정치 조직도 엮어서 공부 중이었는데, 왜 갑자기 군사 제도가 튀어나오고. 그거 또 공부하다 보면 조선 군사제도로 넘어가고 생소한 선택지 나온 거 정리하면 향리도 정리 중이고, 또 무한 반복...... 그런데 이 책에 다 정리돼 있어서 좋았다. 감격이다. 수령-유향소, 서원-향교-성균관, 고려 역사서 삼국유사-삼국사기-제왕운기의 ~부터~까지도 정리돼있다. 답을 고르는 것보다 선택지가 가리키는 국가나 인물, 책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관점에서 [기출 선택지로 개념 익히기]는 훌륭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지역사도 따로 정리돼 있다. 강화도, 평양, 원산의 지역사 정도만 외우고 있었는데, 다른 지역도 정리되어 있어서 복습용으로 쓰기에도 좋은 것 같다.

 

기출 선택지 정리에 지역사 정리, 알짜배기 내용으로 장점이 뚜렷한 만큼 단점도 뚜렷하다. 얇은 만큼 사료가 적다. 선택지를 아무리 분류할 수 있어도 사료를 모르면 꽝인데, 사료가 적다. 악랄한 사료를 제외해도 단골로 알고 있어야할 유명한 사료도 없다. 파트별로 분류해 놓았다기에 기출 사료도 정리돼 있길 기대 했는데, 기출 사료는 빈약하다. 고구려, 백제, 신라 시대에 관점만 다른, 같은 사건을 가리키는 사료가 정리되어 있길 살포시 기대했지만 없다.

 

지역사부분에도 그 지역이 어딘지 알려주는 지도하나 넣어주지 않은 부분도 아쉽다. 지역사 정리하면서 지도하나 없어 어리둥절했다. 여백도 있는데, 왜지? 그리고 인물별로도 정리했는데, 여기도 사진하나 없다. 다른 곳에 흩어져 있기야 하지만 인물 파트에서 사진하나 없다니 충격이다! 인물 문제에 사진 첨부되는 거 나름 잘 나오지 않던가. 비단 인물사진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삼국시대 석탑이나 유물만큼은 아니지만 사진 사료도 나름 많이 나오던데 아쉽다. 광활한 여백을 보니 더욱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사진 한곳에 모아서 보면 더 헷갈리기에 애초에 안 넣은 것일까? .

 

조금의 단점을 지적한 것은 그만큼 아쉽다는 것이다. [기출 선택지로 개념 익히기] 정리된 것이 만족스러운 만큼 다른 부분도 조금 더 챙겼으면 어떨까하는 마음이다. 그럼 책이 두꺼워 지고 7일 완성이 아니게 되겠지만. 기출문제 풀다가 선택지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기출문제 풀다가 공부하던 이론서나 해설지 찾아보지 말고 차라리 이 책을 보는 게 더 도움 될 듯.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실격 일본문학 베스트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강소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실격>을 읽는 내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 계속 떠올랐다. 지구 반 바퀴 거리에 위치한 일본과 프랑스에서 쓰인 두 책은 1940대라는 배경을 공유하고, <이방인>의 뫼르소와 <인간실격>의 요조는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지만 둘은 다른 결말을 맞는다. 타인이 제작하고 강요하는 전형적인 인간의 틀을 거부한 <이방인>의 뫼르소는 인간 세상에 허락받지 못한 이방인임을 자처하고 타인의 질타를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결말을 맞는다.


반면 <인간실격>의 요조는 전형적인 인간이 되길 원해 본인을 버리고, 타인의 이미지를 주워 살아간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면 남들이 배고프다고 말하기에 요조는 있지도 않은 공복을 만들어 마지못한 식사를 한다. 아기가 엄마의 발성기관을 따라하듯 본능적으로 자연스럽게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는 시기에 요조는 타인이 행동에 의문을 품는다. 식욕에 대해, 인간의 욕심에 대해, 인간의 삶을 아우르는 요소를 이해할 수 없었던 요조는 본인의 상태가 타인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 인간의 삶에 대한 의문에 휩싸일수록 타인과의 대화 또한 어색하고 무서워지기만 한다. 그럼에도 인간을 이해하고 싶었고, 인간이고 싶었던 요조는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로 개그를 선택한다. 천 번에 한번 성공할까 말까한 위기일발의 식은땀 나는 서비스를 구사하는 요조의 모습에서 인간에 대한 처절한 갈망이 느껴졌다.


본인의 실체가 들킬까 두려워하던 요조에게 필요했던 것은 다케이치가 보여주었던 무덤덤한 포용력이 아니었을까. 개그로 세상을 속이고 있음을 들켜도 요조의 인간성을 문제시 하지 않고, 요조가 좋아하던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하던 일상이야말로 요조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었던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바라는 것이 딱히 없던 요조가 반 고흐와 같이 괴물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다케이치에게 속삭이는 장면이 <인간실격> 속에서 만난 요조의 유일한 자아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바람은 미술가가 아닌 공무원이기에 미술학교가 아닌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다케이치에게서 배운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는 방법은 아버지 앞에서는 백지가 되어, 자신이 놓아버린 것이 뭔지 알지 못한 채로 요조는 방황을 하다가 종국에는 스스로에게 인간실격이라는 선고를 내린다.


타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본인의 실체를 지켰던 <이방인>의 뫼르소와는 다르게 <인간실격>의 요조는 타인들의 기준과 잣대 속에 본인의 삶을 우겨넣는데 실패하고 좌절한다. 미술을 포기한 채 아버지에 의해 수동적으로 사는 삶이, 대부분의 재능을 포기하고 학업에만 치중하는 대한민국의 현재와 무엇이 다를까.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해서 마음한편에서 깔짝거리는 것까지 닮아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고 하는 뫼르소보다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보내왔습니다.’라는 요조에게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 자체가 애석하다. 27살의 빛바랜 요조를 통해 나는 무엇을 놓친 채 방황하는 중인지에 대한 의문을 직시할 용기를 내어본다. 내년에는 뫼르소가 될 수 있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이트 -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최인철 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혐오사회에 휩쓸리지 않고 슬기롭게 해쳐나가기 위한 지침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