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발가락 ㅣ 그림책은 내 친구 8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4년 3월

'발가락'이라는 제목과 '잠들기 전에 떠나는 상상 여행'이라는 부제를 보고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궁금하더라구요.

근데 혜림이는 발가락이라는 제목만 보고 벌써부터 웃으면서 벌써 혼자 상상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거 같더라구요.

이불 밖으로 나온 발가락에게 "잘 자." 하고 인사를 했는데, 아직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자고 싶지 않은가봐요.

늘 가고 싶은 곳을 향해 쉬지 않고 걷거나 뛰어 주고, 넘어지지 않고 설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열 개의 발가락이 있는 발이 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열 개의 계단이 될 수 있고,  태평양의 섬들이 될 수도 있고, 해변에서 모래 장난을 해 볼 수 있고, 펭귄이 될 수도 있고,

커다란 다리가 변할 수도 있고, 열 개의 탑이 있는 도시가 될 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이 될 수도 있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림도구들이 될 수도 있고,

장롱이 될 수도 있고, 영화를 볼 수 있는 텔레비전이 될 수도 있고, 수평선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될 수도 있고, 난쟁이들이 될 수도 있어요.

그렇게 열 개의 발가락들의 변하는 여러 모습을 따라가면서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계단, 섬, 다리는 직접 손가락으로 건너보기도 하고, 장롱 안에는 뭐가 들어 있는지 등을 즐기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발가락은 잘려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네요. 그러면서 혜림이 또한 잘자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주네요.

헝겊, 한지, 모래, 나뭇잎 등을 붙여 표현한 콜라주 그림으로 아이의 상상 여행을 더욱 즐거웠을 거 같아요.

그리고 나서 혜림이는 자기의 발가락을 한번 만져보기 시작하더라구요.

손은 발보다 더 많이 사용하고, 평소에도 혜림이와 손을 잡고 다니니까 손가락 또한 만져볼 기회가 많은데,

생각해보니 발은 씻겨줄 때, 양말 신겨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만져볼 기회가 없는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발가락이라는 책을 통해 좀 더 아이의 발과 발가락에 관심을 갖게 되었네요.

혜림이의 발바닥을 전화 삼아 전화기처럼 발바닥을 꾹꾹 눌러 귀에 갖다 대보기도 하고, 혜림이의 발가락을 피아노 건반 삼아 꾹꾹 눌러 보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연신 깔깔깔 넘어가네요. 사실 발과 발가락에 비해 손과 손가락은 아무리 눌리고 만져도 그렇게 깔깔깔 잘 웃게 되지는 않거든요.

앞으로도 손만큼이나 발도 장난을 통해 다양한 상상 이야기를 많이 나눠봐야 겠어요.
 

 

 

혜림이가 자기의 발모양을 종이에 그리고, 열 개의 발가락에 혜림이네 가족을 그려봤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엄마, 아빠, 작은아빠, 작은엄마, 외삼촌 그리고 혜림이 이렇게 딱 10명이더라구요.

기본적으로 눈, 코, 잎을 그리고 머리 모양을 특징있게 그려주었어요.

그러면서 가족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이렇게 가족은 모여서 사이좋게 지내는거라는 것도 알려주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