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엄마와 함께 조용한 바닷가에 놀러왔네요. 갈매기 다섯 마리와 소녀는 잔잔한 바닷가를 가만히 들여다보네요. 몸보다 머리를 조금 더 내민걸로 봐서는 살짝 겁이 나는 모양이에요. 그러다 파도가 밀려오니 살며시 도망도 가보고, 오히려 파도에게 겁을 줘보기도 하면서 금새 파도와 친구가 되어 물장구를 치며 노네요. 또 파도를 보며 메롱하고 놀리다 파도가 밀려와 소녀를 덥쳐버리기도 하네요. 하지만 파도는 소녀에게 조개, 소라, 불가사리 등을 선물하기도 하구요. 갈매기와 파도가 준 선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갈 시간이 되자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어주네요. 파도야 놀자는 글자 없이 그림으로만 되어 있어요. 또, 다른 그림책처럼 화려한 색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연한 회색빛과 흰색, 파란색과 진한 선으로 단순하지만 파도와 노는 소녀의 모습을 잘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소녀의 표정과 몸짓으로 파도와 노는 그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와 이야기를 꾸며내면서 아이도 함께 즐거워하고 놀리기도 했어요. 처음에 잔잔한 바닷가에서 약간 멈칫 하면서 호기심있게 바라보는 모습이 처음 바닷가를 갔을 때 우리 아이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하더라구요. 목욕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지만 넓은 바다를 처음 봤을 때 우리 아이도 많이 겁나했을 거 같아요. 작년 휴가때 외가에 가서 바다를 갔던 그 기억을 떠올리며 올 여름 꼭 다시 바다에 가자고 몇 번이나 얘기를 하네요. 파도야 놀자를 보며 더 신나는 바다에서의 시간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글자가 없는 책이 참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아이와 함께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어서 글이 있는 책보다 읽는 재미가 두 배가 되는 거 같아요.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아이의 표현도 기대가 되구요. 바다에 가서 파도를 만나기 전에 많이 보면서 즐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