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제목을 보고 내용을 오해하는 책이있다. 바로 이책이다. 예전부터 수학을 좋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8살 아이의 초등공부를 봐주면서 엄마의 국어,영어,수학 공부가 시작되었다. 함께공부를 하면서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명진이의 수학여행 제목에서 수학에 대한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교육으로 소설을 쓴 이야기다.
명진이의 수학여행
권재원/ 서유재

책이 도착하고 나서 책을 살펴보다가 이책은 수학책이 아닌것을 알았다.
나미엄마의 얼굴 앞에 그려져있는 꽃 과 풍기문란 기간제 교사 에 그려진 수화기, 애국소년단 아이의 태극기 색깔의 모자 자전거 도둑은 유일하게 그림이없다. 왜 자전거 자전거 도둑만 그림이 없는지 궁금했다. 학교와 아이들에 대한 경험이 뻗어나가서 이런 글을 쓴것이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의 표지였다.

이책은 여섯개의 이야기로 되어있다. 저자의 필력이 좋아서 책이 그야말로 쭉쭉 읽혔다.목차를 읽고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았다. 글을쓴 작가는 권재원을서울 지역 공립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교사이다. 교육의 마지막은 이야기라고 믿음,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마침내 교육으로 소설을 쓰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경험을 그대로 쓴 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글들이 생생하다. 마치 자기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아 이런일도 있구나 하면서 어머어머를 남발하다가 글쓴이의 말에서 이야기 한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산통깨는 듯한 이야기. 열심히 친구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데 갑자기 친구가 뻥이지롱 ~~하던 어렸을때가 생각났다. 생각해보면 지은이는 이책은 소설이다 라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밝힌다. 하지만 지은이의 이력을 보고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중학교 교사의 이야기가 마치 지은이와 닮아서 작가의 이야기구나 하고 생각한 나의 생각의 탓이지 작가의 탓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소설은 어딘가에서 진짜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만큼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그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특히 소설의 제목인 명진이의 수학여행 에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을 볼수 있었다.

문제는 상황이다. 상황이 아이들을 악마로 만들기도, 천사로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 자체는 천사도 악마도 아니다.
다만 알지 못할 뿐이다. 얼마나 괴로운지, 얼마나 힘든지 알지못할 뿐이다.
그 고통을 같이 느끼면 아이들은 천사가 된다.
고통은 아이들을 천사로 만든다.
명진이의 수학여행 중에서
그 고통을 몸소 보여준 명진이의 용기가 감동으로 느껴졌다. 아픈몸을 이끌고 수학여행을 간 명진이. 명진이가 하루하루 아픈 모습을 보고 차마 교실에서 울지 못하고 남들 없는 곳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명진이를 괴롭힌 아이를 마음속으로 미워할 수밖에 없었던 남자 교사. 방관하는 아이들, 은근한 왕따에 동조하는 아이들 그들의 모습에서 지금 우리 아이들의 교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있었다. 명진이를 괴롭히는 아이가 눈앞에서 차에 치어서 죽어가는 개를 보면서 눈물흘리는 모습을 보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는 천사도 악마도 아니고 상황이그렇게 만든것이라고. 예전에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는 책을 읽다가 맘속에 들어온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닭장에 비교하고 그곳에서 갇힌 아이들을 닭에 비유한 것이다. 닭장에 갇히 닭들은 약한 닭을 괴롭히고 죽게 만드는 놀이를 한다고한다. 이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잘못이 아니고 그런상황을 만들어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긴 어른들의 잘못이다 생각했다. 명진이의 수학여행 중에서
이런구절이 나온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사회적 관계망을 끊어 버리는 여학생들의 폭력은 그냥 친구끼리 사이가 틀어지는 정도로생각했다.
이런 여러가지를 생각하면서 학교다닐때를 생각하면서 진지하게 읽고 감동에 젖어 있는데 뻥이야 라니~
하지만 이책의 내용이 완전 뻥임을 아닌것을 안다. 어디선가 자전거 도둑에 나오는 아이처럼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아이가 있을수 있고, 나미 엄마처럼 아이의 교육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부모가 있을 수 있다고생각한다. 책에서 나오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설득하는 장면이 특히 흥미로웠다.
자전거 도둑에서 야한 소리를 하면서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에게 하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래도 막 궁금하고 그럼요?"
"넌 오줌마려우면 길 가다 아무 데나 막 싸고 그러니? 아니면 화장실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니?"
"화장실 나올때까지 참아요."
"말하는 것도 똑같다. 하고싶은 말이 있어도 해도 될 때까지 참았다 하는거다 알겠니?"
교육에 대한 작가의 냉철한 판단과 아이들에 대한 따뜻함이 묻어난 소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