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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삽질 중 - 열일하는 미생들을 위한 독한 언니의 직장 생활 꿀팁
야마구치 마유 지음, 홍성민 옮김 / 리더스북 / 2017년 9월
평점 :

사회 생활 4년차. 완전한 신입사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썩 베테랑도 아닌 애매한 연차다. 이제는 적응할 만도 하지만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회사생활에 지칠 때쯤 마주한 야마구치 마유의 <오늘도 삽질 중>. 베스트셀러인 <7번 읽기 공부법>의 저자인 야마구치 마유의 신작이다. 해외의 회사 문화나 분위기가 궁금했는데, 적어도 일본만큼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하버드 로스쿨 과정을 마치고 변호사가 된 어마어마한 스펙의 소유자인 작가마저 눈물을 머금고 다녔던 회사는 어떤 곳이었을까.
사실 회사는 중요하지 않다. 이직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대화할 때면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어느 회사를 가든 똑같아." 무책임해보이는 말이지만 굉장한 뼈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왜 일하는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직장생활의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 작가 야마구치 마유 역시 책의 도입부에 일할 맛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와 같이 말한다.
결국 자신의 내면에서 오는 만족감이 힘든 순간에도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기쁨이자 원동력이다. 자신만의 프로의식. 바로 그것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일할 맛을 나게 하는 비결인 것이다.
이대로라면 죽기 전에 후회할 것이라고. 특별히 힘들지는 않았지만 딱히 이룬 것도 없는 인생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 조금은 미흡해도 '이 가치를 위해 일생을 걸었다'라고 스스로 당당해지고 싶다. 푸른 바다를 꿈꾸는 나비처럼.
일, 그리고 미래의 끝이 보이는가.
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실수가 드러날 때가 있다. 꽤 능숙해졌다고 생각했던 일에서 실수가 발견되면 당황스러움과 함께 판단력은 흐려진다. 당장 벌어진 일을 '눈 가리고 아웅' 하기도 한다. 작가는 관련된 본인과 친구의 사례를 말하며 어떤 행동이 현명한 대처인지 설명한다. 또, 이런 실수가 벌어지면 이상하게도 의욕은 더욱 퇴감한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스스로가 나약한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순간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파도도 '좋은 파도'와 '나쁜 파도'가 있다.
작가는 무사노코지 사네아쓰의 <우정>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직장 생활 내 파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파도는 운명처럼 다가온다. 파도에 잘 올라타면 기분 좋게 앞으로 나아가지만 기회를 놓치면 아무리 버둥거려도 생각처럼 되지 않아. 현명한 사람만이 다음 파도를 기다린다.
최근 MBC every1 <비디오스타>에 출연한 광고 천재 이제석은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천재가 되려거든 흥미라는 급물살을 타라'의 흥미는 '좋은 파도'인 것이다. 이와 함께 작가 야마구치 마유는 가만히 파도를 기다리는 것 역시 좋은 자세라고 말한다. 나쁜 파도에 지쳐 그만 두는 순간 바로 찾아오는 좋은 파도 역시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파도가 '자신에게' 좋은지 알아보기 위해선 본인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남들의 유동적인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자신의 잣대로 스스로를 평가해야 한다. 과대평가한 나머지 모든 걸 다른 누군가에게 탓을 돌려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자신을 깎아내리며 주저앉아서도 안 된다.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기다리면서 자기 평가를 믿어야 한다.
나를 평가하는 행동만큼 주관적인 의견이 반영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때로는 너무나 긍정적이게, 혹은 부정적이게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신뢰하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직접 부딪치며 얻은 저자의 사회 생활 노하우를 따라가다 보면, 사회 초년생이라도 모두에게 인정받는 노련한 베태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달 초에 있었던 긴 연휴동안 <오늘도 삽질 중>을 읽으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보냈다. 직장 생활에 피로함을 느끼는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을 응원하며, <오늘도 삽질 중>을 통해 매일 출근해야하는 이 시대의 미생을 위한 꿀팁을 얻어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