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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에 유독 눈에 띄는 이모티콘이 있다. 얼굴을 잔뜩 구기며 '극혐'이라고 표현하는 이모티콘을 보여 '혐오'라는 감정이 새삼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라는 표현을 언제부터 드러냈을까.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나는 케이블 채널의 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출연자에게 혐○○이라는 네티즌의 댓글로 처음 접했다. 그래서인지 내게 혐오라는 단어 자체가 혐오였고, 남을 폄하하는 단어로 인지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벌써 일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여성혐오범죄 이후 혐오는 더이상 숨기지 않는 감정이 됐다. 반면 혐오라는 감정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지금은 솔직한 '감정'으로 분류되는 혐오, 과연 그 분류의 기준은 무엇일까. <혐오사회>의 작가 카롤린 엠케는 혐오, 증오, 그리고 걱정까지 다양한 감정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감정을 정의내리는 것은 함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 대해 논의할 필요는 있다. 혐오에 대한 시선이 작가와 비슷한 나는 작가의 다양한 예시를 들으며 내 관점에 대해 다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작가의 나라 '독일'에서 빠질 수 없는 전쟁과 환경에 대한 예시는 범죄에 적용되는 혐오에 대해 곱씹는 계기를 준다. 무언가에 대해 거부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당연한 감정이다. 하지만 사회에서 웃음의 소재로 사용되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