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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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누군가 내 자서전을 대필해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몰입했다. 귀여운 커버를 열면 색연필로 그린 아련한 그림이 펼쳐진다. 그리고 책 속의 내용은 표지보다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해시태그로 표현한 글의 시작은 짧은 에세이의 연속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그정도로 작가의 글 솜씨가 좋다. 마냥 귀여운 수달로만 생각했던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의 대사는 왜 그렇게 가슴을 울리는지. <어린왕자>만큼 사회생활에 지친 '어른'들이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키워드는 '완벽함보다 충분함'이다. 책에서는 청소를 이야기하며 미니멀리스트를 말했지만, 나는 내 인생에 빗대 생각해봤다. 어느 하나 포기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손안에 가득 쥐려는 내 욕심을 못 이기고 손이 상하거나, 조금 쥔 것만도 못할 만큼 놓친 적이 많다. 현재도 그렇다. 책읽는 걸 손에 꼽을 만한 취미로 말하는 내가 아직 펼쳐지지도 않은 미래가 두려워 이런저런 공부를 시작했고, 그걸 핑계로 책읽기를 소홀히 하고 있다.

 

'그렇다고 행복한가'를 생각해본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내가 선택한 길을 울면서 걷고 있다며 또다시 채찍을 든다. 영 책이 손에 잡히지 않던 요즘, 내게 위로가 된 책이다. '소심해지고 싶지 않아서 소심해진다'니 '싫어하는 것과 사이좋게 지내기'와 같은 이야기들은 이 세상ㅡ너무 멀리갔다면 우리나라ㅡ 사람들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꼽고싶다.

 

나는 고작 세 가지의 이야기만 소개했지만, 전체를 읽기 강력히 추천한다. 책을 읽은 후, 책을 덮으며 정화된 마음이 시간이 지나 다시금 아려올 때면 이 책을 다시 펼칠 수 있는 확신을 가진다. 더불어 <보노보노>에서 말했듯, '무엇이 어떻게 되었다'가 아닌 '무엇이 어떻게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고 표현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보려 한다. 책의 에필로그의 문장처럼, 솔직한 글을 적기 위해 솔직해지기로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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