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안종오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책을 열심히 읽던 중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검사가 정말 있을까'싶을 정도로 '사람'을 생각하는 법조인이 있다는 사실이 허황된다고 생각했다. 정의로운 사회를 이끄는 공무원, 특히 법과 관련된 사항은 드라마에서 볼 법한 이야기라 생각했던 독서기간의 의문을 한 번에 씻겨내는 '그 사건'은 아직은 살만한 대한민국이라는 출판사 직원의 문장이 다른 어떠한 말보다 적합하기에 그대로 인용해본다.

프롤로그에 적힌 작가의 말과는 다르게 책 속에는 본인의 이야기보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를 제목으로 선정했나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저자가 덤덤하게 풀어낸 각종 사건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지는 않다. 그러기에 법조인이 힘들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자신의 감정보다는 정당한 법 안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하는 직업이 얼마나 '자괴감'이 들까. 그럼에도 '그들의 먼 미래를 바꿀 수는 없어도 눈앞에 닥친 상황에 작게나마 영향을 미쳐야 하는 검사(p. 49)'라고 말하는 안종오 검사는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영향력과 위험성을 아는 책임감 있는 사람임을 알았다.

해당 책을 읽다보면 특정 누군가가 계속해서 떠오르고 비교하게 되는 건 결코 나만의 문제가 아닐 거라 생각한다. 탄핵 인용과 청와대가 비워진 오늘. 멀게만 느껴진 검사가 어떠한 일을 하고, 그 일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지니는지 궁금하다면 이 도서를 추천한다. 그들이 짊어진 '검사라는 이름의 무게'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지만, 이번 사건들을 통해 무게를 모르는 자는 '검사'라는 이름을 지닐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직업군이든 '올바른 사용설명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어떻게 나아가라'라는 추천사용법은 존재한다. 직업에 격을 따질 수 없다. 그러므로 '검사 사용 추천서'로 정의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타인을 바라보는 내 시선, 그리고 나의 직업관'을 되돌아 볼 수 있다. 검사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상상을 부수고 오히려 내 직업관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이 책, 요즘같은 시대에 '살만한 대한민국'임을 위로받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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