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선집 『우산 속 둘이서』를 펴내며



여러분, 시를 써 본 적이 있나요?

시는 글로 표현하는 마음의 노래예요.

여러분이 길을 가다가 어떤 것을 보면 문득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이 있지요? 바로 그런 것을 글로 표현하는 마음의 노래가 곧 시이지요.

  

나는 바다를 끼고 있는 제주시 마을, 애월에서 태어났지요. 어릴 때부터 마주 대하며 늘 보았던 건 푸른 바다와 밀물과 썰물 그리고 선착장을 드나드는 작은 어선들이었지요. 여름날의 바다는 언제나 신나는 우리들의 물놀이터가 돼 주었어요.

크면서부터는 어머니와 함께 밭에 나가 농사일을 돕고, 겨울엔 땔감으로 쓸 솔잎을 구하러 소나무가 우거진 산을 누비며 자랐지요. 자연 속에서 자라서 그랬을까요? 그동안 보았던 온갖 소소한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저절로 마음에 새겨 넣어진 것 같아요.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하고 애틋해하듯이 그런 추억들이 주는 넉넉함과 소박함이 내 시심의 바탕에 자리 잡고 있었나 봅니다. 어른이 되어 어린이들과 생활하다 보니까 소중히 간직해 둔 걸 꺼내어 글을 쓰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세 권의 시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요?

지금 여러분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생각을 기울여 보세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자신의 삶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돌아보면 멀리 있을 것 같던 꿈도 가까이에서 손짓할 거예요.


2018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이 배우는 새 <국어> 교과서에 제 시 「어느새」가 실리는 영광을 안게 되었어요. 그 이유 하나로 그동안 써 온 시들 중 고운 것들만 골라 선집을 내 주시는 <푸른책들>의 신형건 대표님과 이주은 씨께 고마운 말씀을 전합니다. 

언제나 함께 살면서 글 쓰는 일에 대한 관심과 쓴소리로 시의 열매를 더 영글게 해 주는 우리 가족들에게도 늘 고마운 마음을 얹어 놓습니다.

    

-2018년 4월에 장승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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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푸른책들>에서 2018년 4월에 곧 출간될 장승련 동시집 『우산 속 둘이서』(푸른 동시놀이터 008)에 실릴 '시인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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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안   오   일
  
  
음이 안 나오는 하모니카
  
잘나가는 어른이 되기 위해
열여섯 살
지금의 나를 잃어버린 나
  
하모니카도
나도
빠져 버린 내 소리를 찾아야 하는

.................................................
♠안오일 청소년시집 <그래도 괜찮아> (푸른도서관 40)  수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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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동문학인협회(회장김원석)가 <한국아동문학인협회보> 2018년 봄호(96)를 발간했다이번 회보에는 연간집 발간문학 기행문학 세미나 등 2018년도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사업 계획이 상세히 실렸으며, 2108년 1/4분기 우수작품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분기별로 발표된 회원 작품들 중에서 동시와 동화 각 1편을 뽑는 우수작품상의 수상작으로는 김용희 동시 경운기, 이은 동화 꼭두닭이 각각 선정되었다
  
황소 대신 들여와서 /손발을 맞춘 경운기 //할아버지 따라 /그새 나이를 먹더니 //털 털 털 /힘겨운 숨소리 /내리막도 소걸음 //“아즉멈춰 서지 않고 /힘쓰는 것이 어디여!” //등을 쓰다듬는 /할아버지 손길에 //툴 툴 툴 /가쁜 숨 몰아쉬며 /오르막도 거뜬히
-김용희경운기」 전문 
  
동시 부문 수상작은 단순히 지난칠 수 있는 삶의 모습을 판타지 기법으로 처리한 역발상과 차디찬 기계에 담아 놓은 시인의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동시라는 심사평(심사위원이성자)을 받았다. 

한편, 동화 부문 수상작 이은의 
 꼭두닭은 '(어린 독자들이) 세상의 여러 감정과 삶의 궤적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고 그것이 동화를 통해서라면 더욱 좋겠다 싶어 우수작으로 선정했다'는 심사평(심사위원: 박마루)을 받았다(*한국아동문학인협회 관련 문의: 02-440-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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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봉낙타   외 1
  
                            
김   규   학
  
  
봉우리 
두 개 짊어지고
평평한 
사막을 건너간다.
  
이쪽 봉우리에서
야호’ 하면
  
저쪽 봉우리에서
메아리가 
울릴 것 같은
  
그림자 봉우리도
두 개
데리고 간다.
  
  
  
애벌레 눈에는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배춧잎을 갉아먹네
  
배춧잎에 
구멍이
빠끔 뚫리네
  
사각사각 갉는 데도 
동글동글 창이 열리네.
  
하늘도 
구름도
애벌레 눈에는
둥글게만 보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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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학  1959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2009년 아르코 창작지원금을 받았고, 2010년 천강문학상, 2011년 불교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17년 황금펜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털실 뭉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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