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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의 인문학
한귀은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본의 아니게 철학, 사랑, 인문학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근데 대체 인문학이 뭐야?
그러던 중에 뜬금없고 근본적이며 시원스럽지 않은 질문이 떠 올랐다.


사전적 정의를 보면 인간과 관련된 모든것에 대한 연구가 중심이 되는 학문정도 되겠다.
그렇다면 난 여지껏 인문학에 대해서 엄청난 오해를 하고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바로 이 책 <모든 순간의 인문학>을 통해서 더욱 확고해졌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읽었던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의 저자인 한귀은 작가의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인문학에 대해서 오해를 했다고 생각한 것은 이전까지 인문학이란것은 고전이나 예술적, 철학적 사고가 기본이 되어 약간은 무겁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책에서도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한귀은 작가의 서풍은 멀리? 고전이나 서양의 철학, 정신적인 이야기보다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책, 영화, 드라마등의 이야기와 고전들을 적절하게 믹스해서 보다 편하고 이해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뭐랄까 책의 내용이 약간은 둥둥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집중해서 읽어나가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다른 인문학 책들에서 느껴졌던 이질감 같은 것인데 이는 개인적인 지식 베이스가 부족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공감대를 끌어낼만한 내용들도 많이 있었다.
심지어 지금은 날이 조금씩 쌀쌀해지는 가을문턱에 있고 작가의 감성이 그대로 전달되는 대목에서는 낡은 색연필이라도 꺼내서 메모를 하고 싶게 만드는 구절도 있었다.

그러는 사이 착한 여자는 착한 남자를 알아본다.
그 착한 남자도 착한 여자를 단숨에 알아본다.
그들은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진실된 사랑을, 진심으로 하며 그 사이에 진리를 만들게 된다.
다른 구절은 다 잊었는데 이부분은 격하게 공감이 된다.
결국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착하게 살아야 된다는 깨달음 같은거랄까?
책장을 덮으면서 지난번의 책과 함께 비교를 해보니 어렵게만 생각했던 인문학에 조금 가까워진 듯도하고 여전히 아리송하기도하고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따뜻함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주 접하지 않았던 분야라 그럴지도 모르고 어쩌면 여성작가의 감성을 충분히 이해하기엔 나의 남성호르몬이 너무 강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구절구절 묻어나는 공감각적 정서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