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 미술 전문기자의 유럽 미술관 그랜드투어
김슬기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런던에서의 1년을 ‘그랜드 투어’로 승화시킨 문화부 기자의 미술관 탐방기다. 런던에서 출발해 나폴리와 로마에 이르기까지, 유럽 미술관의 공간과 작품을 따라 걷는다. 해설보다 관람자의 시선으로 풀어내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생생한 도슨트 투어 속에서 그 동선에 자신을 겹쳐 보게 되고, 부러움에 책을 덮을지도 모른다. 부러우면, 읽어보자.

—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김슬기, 마음산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많아지면 달라진다 - ‘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클레이 셔키 지음, 이충호 옮김 / 갤리온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사람은 왜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시간을 쓰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남는 시간이 연결되는 순간, 개인의 취미는 집단의 힘으로 바뀐다. 그 동인은 자율성과 유능성에서 나온다. 이 책은 그 변화의 원리를 보여준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이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었다는 착각 -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수업
조병영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을 위한 문해력 수업’이라는 부제를 온전히 만족한다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아쉽다. 그럼에도 우리가 문해력의 위기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우리는 읽는다고 믿지만 정작 무엇을 읽었는지 모른다.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글자만 따라가고, 행간을 보지 못하거나 보려 하지 않는다. 이해 없이 소비하고, 성찰 없이 공유한다.

어쩌면 지금은 문해력의 부족이 아니라 문해력의 부재가 드러난 시대인지도 모른다. 읽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읽는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 그래서 더욱 ‘어른을 위한’ 문해력이 필요하다.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해독하는 능력이 아니다. 자신이 어떻게 읽고 쓰는지 돌아보고 그 방식을 점검하는 힘이다. 다양한 텍스트를 통과하며 자신의 생각과 삶의 태도를 기꺼이 수정하고 다듬는 태도이기도 하다.

문해력을 갖춘다는 말은 결국 어른이 된다는 뜻이다. 합리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할 줄 알고, 이해와 공감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지구라는 공동체 안에서 시민으로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문해력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며 삶의 방식이다. 그래서 문해력은 어른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자격이다.

다음은 책에서 권하는 몇 가지.

먼저 문해력을 갖추려면 잘 읽어야 한다. 연습이 필요하다.
•꼼꼼하게 읽기: 정보 탐색, 확인, 요약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의미 추론, 정교화, 해석
•예리하게 판단하기: 텍스트 분석, 평가, 활용

잘 읽는 데서 멈추면 부족하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온라인 글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정보 뒤에 누가 있는가
•근거는 무엇인가
•작성자는 누구인가
•전문성이 있는가
•왜 이 글을 썼는가
•다른 자료는 무엇을 말하는가

마지막으로, 책이 제안하는 ‘잘 읽고 싶은 어른을 위한 일곱 가지’다.

1
왜 읽는지 생각하자. 목적을 구체화하자.

2
읽기 전과 후의 변화를 경험하자. 배움을 위한 읽기다.

3
줄을 긋고 적고 쓰고 그려 보자. 텍스트의 쓸모를 궁리하자.
읽기는 읽기로 끝나지 않는다.

4
아는 말로 새로운 어휘를 익히자. 언어의 재료를 쌓자.

5
어렵고 귀찮아도 피하지 말자. 하나라도 제대로 읽자.

6
좋아요와 공유도 신중하자. 공유자로서 책임을 지자.

7
가려진 이름,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살피자. 다양성 사회에서의 비판적 읽기.
이 글에서 누구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이 글에서 누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바쁜 사람은 책머리만 읽어도 좋다.
첫 번째와 마지막 다섯 번째만 적어본다, 나머지는 꼭 읽어 보시길.

첫 번째.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우리는 읽어야 하고, 또 잘 읽어야 할까?

이 책이 보여주는 모든 것, 읽어야 할 모든 것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다섯 번째로.
언제나 지금 바로 여기서 제대로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그래서 먼저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어쩌면 너무 익숙해서 무뎌진, ‘읽지 않았지만 읽었다는 착각’의 경험을 상기시킨다. 특히, 어른의 문해력(literacy)에 주목하면서 생활의 읽기, 일의 읽기, 소통의 읽기를 다룬다. 사소한 일상의 읽기 경험에 내포된 세밀한 의미 구성의 과정을 열심히 소개하고 안내한다. 읽었다는 착각이 가로막은 제대로 된 읽기의 개인적, 공동체적 의미와 가치도 때때로 넌지시 포갠다. 그래서 섣부른 행동의 읽기보다는 친절한 의식성의 읽기에 관심 두는 모든 이들에게 드리는 일종의 워크북이다.

워크북은 해답지가 아니며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알려주는 수단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의 두려움은 대개 죽음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 다가올 그 순간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요양보호사, 장례지도사, 펫로스 상담사, 신부, 호스피스 의사, 삶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다섯 사람의 문답을 엮은 기록이다.
‘죽음의 현장’을 오래 바라본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상실과 이별을 다시 생각한다. 모두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

죽음은 우리가 반드시 마주할 유일한 진실이다.
대통령도 죽고, 부자도 죽고, 결핍을 가진 사람도 죽는다.
한국 사람도, 미국 사람도, 중국 사람도 죽는다.
세상에서 겪는 일은 제각각이지만 죽음만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다.”

아이러니하다. 가장 두려운 대상이기에 더 역설적이다.
그러나 끝이 있기에 선택은 절박해지고, 유한하기에 오늘은 소중해진다.
시간이 무한하다면 우리는 미루지 않을 이유조차 찾지 못할지 모른다.
끝이 있기에 오늘을 붙잡는다.
유한함이 삶을 긴장시키는 힘이다.
죽음이 있기에 함께하는 시간이 깊어진다.

죽음에는 세 얼굴이 있다.
당하는 죽음, 받아들이는 죽음, 맞이하는 죽음.

그중 가장 바라는 모습은 맞이하는 죽음이다.
죽음은 살아 있을 때 자주 생각해야 한다.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태도 속에서 비로소 잘 죽을 수 있다.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준비는 결국 오늘의 몫이다.

잘 산 사람이 잘 죽는다.
치열하게 산 사람은 단단하게 마무리한다.
흐릿하게 산 삶은 마지막 또한 흐릿하다.
좋은 삶은 고통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외면하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삶 다음에 곧바로 죽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삶과 죽음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인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공존하는 것.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인간답게 죽을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의 다양한 얼굴을 마주하며 생의 의미를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그 자유의 끝이 해피엔딩이기를.

저자의 바람과는 다르게
결코 해피앤딩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해피앤딩이고 싶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샘앤파커스

덧_
해피엔딩…
어디서 들었는지, 보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한참을 생각했다.

맞다. 미스터 썬사인.

누가 제일 슬플지는 의미 없었다.
인생 다 각자 걷고 있지만 결국 같은 곳에 다다를 우리였다.
우리가 도착할 종착지는 영광과 새드엔딩 그 어디쯤일까.
그대를 사랑한다. 그러니 그대여, 살아남아라.
하여, 누구의 결말도 해피엔딩은 아닐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 쓰기 안내서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마음산책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는 가르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안다. 시인은 학교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화가나 음악가처럼 시인도 어떤 본질을 타고난다. 그것은 분해해 설명할 수도, 다음 사람에게 조립해 건네줄 수도 없다. 거의 신비에 가깝다.

그렇다고 배움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본질은 가르칠 수 없지만, 시인이 되기 위해 익혀야 할 영역은 끝이 없다. 역사와 이론, 다른 시인의 언어. 타고난 불씨가 있다면 독서는 그 불을 키우는 산소다.

창작 교실에서 스스로 과제를 정하라고 하면 많은 학생이 다른 시를 읽기보다 자기 작품을 쓰는 데 시간을 쏟는다.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시인은 이미 충분히 많다. 그러나 잘 쓰려면 먼저 깊이 읽어야 한다. 좋은 시는 최고의 스승이다. 어쩌면 유일한 스승일지도 모른다. 읽기와 창작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나는 읽기를 권하겠다.

자칭 현대적인 작품 상당수는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서 출발한다. 이미 사랑받은 형식을 모방해 만들어진다. 그 안에서는 새로운 것이 좀처럼 태어나지 않는다. 진정 현대적인 작품은 화산처럼 과거를 뚫고 솟아오른다. 깊은 사유에서 생성된 열기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낳는다.

우리는 모방을 부끄러워하지만, 모방 없이 배우는 길은 없다. 아이가 말을 배우듯 시인도 먼저 따라 쓴다. 리듬을 흉내 내고 문장을 빌리며 구조를 반복한다. 그 반복 속에서 미세한 어긋남이 생긴다. 그 차이가 자기 목소리다. 감정의 자유와 진정성, 독창성은 출발점이 아니라 도착점이다. 인내와 성실, 그리고 영감이 함께 닿아야 만나는 자리다.

시는 행으로 이루어진다. 어디에서 끊을 것인가. 행갈이는 단순한 배열이 아니라 의미를 만드는 선택이다. 문장이 이어지는 지점에서 끊으면 독자의 호흡이 흔들린다. 그 흔들림이 긴장을 만든다. 시인은 평생 이 문제를 붙든다.

처음 쓴 글이 완성에 가깝기를 기대하는 일은 순진하다. 초고는 언제나 미완성이다. 더 어려운 일은 자신과 시를 분리하는 태도다. 경험이 생생할수록 시는 오히려 흐려진다. 시는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경험 그 자체는 아니다. 사실을 변형하는 용기, 더 큰 진실을 향한 선택이 필요하다.

고쳐 쓰기는 끝이 없다. 그러나 배움은 그 과정에서 일어난다. 아름다움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어떤 시는 끝내 살아남지 못한다. 그것 또한 수업이다.

시는 언어유희가 아니다. 기교를 넘어 어떤 시선과 사유를 담는다. 연민과 호기심, 분노와 음악적 감각. 그런 감수성이 시를 가능하게 한다. 시는 삶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이며 하나의 비전이다.

결국 시는 단어의 집합이 아니다. 추위 속의 불, 길 잃은 사람에게 내려진 밧줄, 굶주린 주머니 속 빵과 같다. 평소에는 장식처럼 보일지 몰라도 절박한 순간에는 생존과 다르지 않다.

시가 강이라면 기술과 노력은 그 바닥이다. 바닥이 단단해야 물이 흐른다. 시 짓기는 사랑과 닮았다. 약속하고 기다리는 일이다. 책상 앞에 앉아 준비된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어느 순간 시가 다가온다.

시는 타고나는지 모른다. 그러나 시인이 되는 과정은 읽기와 모방, 인내와 고쳐 쓰기, 그리고 기다림을 통과하는 긴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 시간 끝에서 한 줄이 태어난다.

—『시 쓰기 안내서』, 메리 올리버, 마음산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