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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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 '장영희'교수는 이미 작고 하였지만, 책을 통해서 우리 곁에 존재하고 책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저자가 살아 있을 때 저자의 작품들을 더 많이 접해봤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뒤늦게 알게 되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분의 책들을 읽다보면 교수로써의 위엄보다는 선생님으로써의 친근감이 먼저 다가온다. 자신의 책에서도 학생들이 자신을 부를때 교수님이라고도 부를테지만 글에서 선생님으로 표현한 부분들이 많다. 나 또한 저자를 교수님보다는 왠지 선생님이라고 불러보고 싶다. 실연한 학생들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조금은 깐깐한 교수님이셨을 테지만 이런 교수님 밑에서 배울수 있었던 제자들이 조금 부럽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잘 지내왔는데, 나보다 조금 잘난 사람들과 비교하다가 약간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 요즘... 그런 나에게 아래 글이 나에게 일침을 가했다. 

  내가 살아 보니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것은 결국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을 희생하고, 내 인생을 잘게 조각내어 조금씩 도랑에 집어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p.120> 

  저자의 말대로 남과 비교하는 불행에 빠지지 말고, 나의 소중한 것들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감사히 살아야 할 것 같다.
  저자의 책 중에 <생일>과 <축복>이라는 영미시모음집을 샀는데.. 이 책들도 찬찬히 읽어보며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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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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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에 이끌려 예전부터 읽고 싶은 책중의 하나였는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제목처럼 따뜻한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나는 책을 읽으면서 연필로 줄 긋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에서 연필 깎는 것에 대해서 나오는 부분이 있다. 그냥 난 보기 이쁘게 깎으려고 하는데 이제 연필 깎을때마다 왠지 이 책의 내용이 생각날 것 같다. 

  심을 너무 가늘게 하면 금방 부러져버려 연필을 또 깎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쓰지도 않으면서 연필 길이만 점점 짧아져갈 뿐이다.
  와인씨는 나에게 가르쳐준 연필 깎는 방법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하셨다. 인색한 것과 절약하는 것은 다르다. 돈을 숭배하여 돈을 써야 할때도 쓰지 않는 일부 부자들만큼이나 나쁜 게 인색한 것이다. 그런 식으로 살면 돈이 그 사람의 신(神)이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인생에서 어떤 착한 일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써야 할 때 돈을 쓰면서도 낭비하지 않는 것은 절약하는 것이다.
  와인씨의 버릇은 또 다른 버릇을 만들어내게 마련이라서,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으면 결국 성격도 나빠진다고 했다. 그래서 돈을 낭비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그 다음엔 생각을 허술하게 낭비하게 되며, 결국 나중에 가서는 모든 걸 낭비하게 된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p.254>

  작은 낭비가 습관이 되어 결국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는 얘기인데, 무서웠다. 사소한 것들도 소홀이 생각하지 말고 소중히 생각하며 이 책에서 말하는 절약의 이론대로 아끼며 사랑해야 될 것 같다.

  뭔가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께 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퍼지게 된다,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p.97>

  요즘은 모두 소유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진정한 소유는 나눔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여름은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여름은 나의 계절이다. 여름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태어난 계절이 바로 그 사람의 계절이 되는것이 체로키의 관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일은 하루로 끝나지 않고 여름 내내 계속되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p.223>

  여러가지 살기 힘든 조건들 때문에 가끔은 '대한민국'을 원망하지만... 그래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아름다운 4계절이 명확한 나라에 기후좋은 나라에 태어나게 되어 감사하긴 하다. 일년내내 겨울만 계속되는 나라였다면, 일년내내 여름만 계속되는 나라였다면 나만의 계절은 없었을테니까...
  이 책의 제목처럼 내 영혼이 따뜻한 날들을 보내려면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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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형 남자친구
노희준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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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개의 소설이 모인 소설집 <X형 남자친구>. 아무래도 표제작인 <X형 남자친구>가 가장 인상 깊기는 했다. 특히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읽기 전까지는 한 여자가 남자에 대해서 혈액형에 빗대어가며 그 사람에 대해서 평가하고 체크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맨 마지막 단락을 읽는 순간 씁쓸한 웃음이 밀려 왔다. ㅋㅋ
  그 부분을 발췌해보면....

  "아뇨. 처음부터 제가 찍었는데 그땐 오빠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싫댔어요."
  기분이 좀 좋아졌다.
  "이대리가 아직 그 여자를 못 잊었나봐? 혹시 그래서 고민인거야?"
  "그건 아니에요. 이제는 싫댔어요."
  기분이 다시 나빠졌다. 아니, 대체 왜?
  "벗겨보니까 열라 두꺼운 뽕브라를 하고 있더래요. 오빤 몸매 갖고 구라치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거든요."
  빅 바스트는 자신의 빅 바스트를 테이블 위로 한껏 들이대며 말했다.
<X형 남자친구 p.203 ~ p.204>

  남자가 과거에 만나던 여자는 이 소설의 주인공 여자이고, 빅 바스트는 주인공 여자의 회사 후배이다. 평소에는 여자 주인공이 여러 남자들을 올려놓고 저울질하고 평가를 하곤 했는데... 막상 자신이 그 도마위에 오르니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 졌다가 다시 말 한마디에 기분이 나빠지고 하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애처롭다.
  그냥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 거리들도 이렇게 소설로 탄생 한다는게 참 신기하다. 
  작가는 책의 뒷부분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의 내용이 자신이 혼자 쓴 것이 아닌 친구들과 지인들, 오다가다 만난 사람들의 얘기를 엮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너와 나, 그 '사이'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었노라고 말한다.
  이 책은 참 느낌이 일본의 약간 특이한 소설들(?) 느낌도 나고, 그치만 일본사람 이름이 아닌 한국사람 이름 '노희준'이라서 더 반갑다.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게 그리고 씁쓸하게, 코믹스럽게 펼쳐진다. 
  우리는 모두 일류가 되려고 하고, 주류가 되고 싶어 하려 하지만 이 세상에는 그런 일류보다 그 밑에서 받쳐주는 이류 삼류 사류 오류...의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이책. 특이하면서도 한국적인 소설이라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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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여행 - 놀멍 쉬멍 걸으멍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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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더 빠르고, 조금더 편리한 것만 찾는 요즘. 여행도 점점 그렇게 되어 가는 것 같다. 특히 제주도에서의 여행은 그런 경향이 크다. 팬션과 렌트가가 팩으로 묶여 있을 경우 더 저렴해 지기 때문에 렌터카를 이용해서 제주도를 도는사람들이 아마 대부분일 것이다.

  2년전에 제주도를 갔었을때는 이틀만 있었는데도 참 지겹다고 생각을 했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차를 타고 다니다가 잠깐 내려서 구경하고, 또 차를 타고 가다가 잠깐 내려 구경하고. 그래서 그 여행이 참 지루하고 지겹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번에도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지난번처럼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유익하게 지내다 올 수 있을까 하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빠르고 편리한 여행을 추구하는 요즘에 이 책은 색다른 경험이었고, 꼭 걷기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팍팍 심어주는 책이다.

  저자는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제주걷기 코스의 길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꼭 저 멀리 남의 나라를 가서 걷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걷자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고향인 제주에서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코스를 개발하게 되었고. 지금은 10여코스가 있는 '제주올레'가 되었다고 한다.

  제주도말로 '올레'라는 것은 집앞의 작은 길을 말한다고 하는데 지금은 제주걷기여행을 코스 이름의 대명사가 '제주올레'가 되었다. 비단 '제주올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은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서울올레, 대구올레, 부산올레, 광주올레 등... 자신이 있는 곳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 걷고 느끼라고 추천한다.

  모두가 바쁘게 뛰려고만 하는 이때 '걷기'라는 걸 통해서 걸으면서 명상도 하고 몸도 단련시키고 마음도 정화시키면 참 좋을 것 같다. 이번에 여행가서 원없이 걸으면서 답답함을 정리하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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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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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음악과 문학 작품에서 '서른'이라는 나이를 노래 했는데, 이 책에도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라는 소설이 실려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책이 더 특별했다. 게다가 책 표지도 핫핑크라서 더 이뻐보인다.

  나에게는 김연수 작가 책이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이 책이 있는데... 그 책과 이어지는 소설은 아니지만 책의 디자인 구성이 비슷해서 왠지 같이 배치해 두니 두 권의 책이 짝꿍같은 느낌이 들면서 이쁘다. ㅎ

  이 책의 표제작인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왠지 제목 때문에 소설을 읽기 전에 어디 먼 나라에서의 이야기 일거라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그 세계의 끝이란 '메타세쿼이아'라는 나무까지이다. 어린시절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편지나 선물 같은것을 땅속에 뭍고 나중에 같이 파보자고 하는 상상을 많이 했을텐데...(실재로 실행에 옮긴 사람도 있을테고...). <세계의 끝 여자친구> 에서는 그 세계의 끝인 '메타세쿼이아' 나무 밑에 편지가 뭍혀져 있다. 어린 시절의 상상과 추억을 자극하는 것 같다.

  이 소설집에서 등장하는 각각의 이야기들이 생각해보면 누구나 한번은 상상해 봤고, 한번은 접해 봤을 사소한 이야기들이 소설속에 자연스럽게 잘 뭍어나고 흥미를 유발한다.

  우연찮은 기회에 김연수 작가와의 만남에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이 책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 중에 한 가지를 소개 하면... <달로 간 코미디언> 은 1, 2, 3, 4 .... 14. 총 14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것은 권투선수 '김득구'씨의 죽음까지 몰고오게 했던 경기가 14라운드까지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그 14라운드를 의미하는 14라고 한다. 그냥 지나쳤다면 왜 14단락까지 구성되어 있나 몰랐을 뻔 했는데, 작가와의 만남에서 유용한 정보를 많이 알게 되어 이 책에 더 이야기에 관심이 쏠리고 애착이 가는 것 같다. 깊어가는 이 가을 핫핑크 이쁜책과 함께해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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