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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을 죽여라
구경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 느낌도 들지만 절대 아니다. ^^; 제목만 보고 오해할 사람들이 있을까봐... 이 책은 본격 백수들 이야기... 루저들에 의한, 루저들을 위한, 루저들의 당당한 이야기...라는데.그런데 난 너무 미안하게도 이 책을 너무 유쾌하게 읽었다.;;;
얼마전 '뮤즈'의 새 앨범이 나왔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첫 번째 수록작 <뮤즈가 좋아>라는 작품이 눈길을 끌었고 내가 이 책을 손에 쥐자마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비록 나이 서른에 접어들었지만, 꿈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지만, 떨리기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게으름을 죽여라 p.35>
나이가 들수록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꿈과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꿈과 조금 멀어지지만 돌아 가는 것일뿐 언젠가 꿈에 도달한다고 생각하면 꿈에 도달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고... 요즘 괜시리 나이 때문에 압박을 받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하게 될 때면 떨리는 마음은 감출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도 이 마음은 늘 떨리니까...
난 잡념이 너무 많아. 잡념이 너무 많아서 독서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산만한 독서는 결국 개념 없는 평으로 이어졌다.
<게으름을 죽여라 p.42>
언제나 책이 문제가 아니다. 모든 책은 어려운 과정을 통해서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고, 그 책들은 이 세상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1人이니까. 그렇지만 언제나 문제는 나의 기분 또는 정신이다. 기분에 따라 남들은 좋다던 책이 나에게는 안 좋을수도 있고, 남들에게는 안 좋다던 책도 나에게는 좋을 수 있으니까. 책 후기도 지극히 내 느낌대로(?) 적는편인데... 저 글을 보니 이 후기는 괜히 조심스러워 지기도 한다.;;;; '개념 없는 평' 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눈에 박혀서....;; ㅋㅋ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사이트를 만들어 각자 쓴 글을 올리고 돌려 읽고 평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쓰기만 할 뿐 남의 글은 읽지는 않았다. 쓰기만도 바빠서 읽을 시간이 없었다. 글 쓰는 사람은 많은데 책 사는 사람은 없는 기이한 현상은 이것으로 설명된다.
<게으름을 죽여라 p.48>
때마침 매운탕이 나왔고, 그러자 또 안주는 남고 술은 부족한 사태가 발생했으므로 부득이 알코올을 더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으름을 죽여라 p.273>
아마 애주가들은 위의 문장에서 많이 공감했을 것 같다. ㅋㅋ 난 애주가는 아니지만 저 글을 보니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사람들이 몇 명 있어서 꼭 저 부분을 발췌하고 싶었다. ㅋㅋ
이 책은 나를 웃게 만들었다가, 울게도 만들었다가, 나의 목표에 대해서 다짐도 하게 만드는 다양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이 시대 우울한 젊음을 이야기한 책중 1위는 <퀴즈쇼>라는 작품이었고, 2위를 꼽으라면 <게으름을 죽여라> 이 책을 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