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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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에 대해서 이야기 한 책 중 난 가장 슬프고도 감명깊에 읽었던 것이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인터넷에서 연재가 되어 화재가 된 바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이 작품이 감성적인 그림과 글로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노년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면, <에브리맨>은 그냥 현실적인 대화와 현실적인 상황으로 노년에 대해서 그리고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우리의 생명은 유한하고 언젠가 우리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것을... 기본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하루하루 지낼때는 내일 또 오늘같은 하루가 주어질 거라는 확신(?)하에 하루를 열심히 보내지 않을 때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고 난 뒤 참 인생에 대해서 숙연해 졌다. 과연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아래 문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고말고, 넌 괜찮은 놈이었어. 그걸 잊지마."

<에브리맨 p.157>

  내가 눈감게 되는 그날 내 친구들이 내 주변의 사람들이 저런 말을 해 준다면 '난 참 잘 살았구나'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수많은 노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점점 줄어드는 과정에 있었으며, 종말이 올 때까지 남아 있는 목적 없는 나날이 자신에게 무엇인지 그냥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할 것 같았다. 목적없는 낮과 불확실한 밤과 신체적 쇠약을 무력하게 견디는 일과 말기에 이른 슬픔과 아무것도 아닌 것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 결국 이렇게 되는 거야. 그는 생각했다. 이거야 미리 알 도리가 없는거지.
<에브리맨 p.167>

  죽음이라는 것이 미리 알 도리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이 하루가 더 소중한 것 같다. 인간에게 영원한 삶이 주어지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소중히 보내라고 그런 것이라고 한다.

  "네, 하지만 댁과 아드님한테 뭘 좀 드리고 싶어요. 우리 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죠.  '네 손이 아직 따뜻할 때 주는 게 최선이다'."
<에브리맨 p.186>

  내 손이 아직 따뜻할 때 누군가에게 주어야 할 것을 줘야 겠지만, 반대로 내가 주어야 할 사람의 손이 아직 따뜻할 때 무엇을 주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말이 '부모님에게는 살아 계실 때 잘 하라'는 바로 그 말...   나중에 시간이 흐른뒤에 후회하지 말고 내 손이 따뜻할 때 그리고 당신의 손이 따뜻할게 주여야 할 것들을 줘야겠다.
  이 책은 192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얇은 책이지만, '죽음'이라는 주제 때문인지 숙연해지고 읽고 난 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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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을 죽여라
구경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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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 느낌도 들지만 절대 아니다. ^^; 제목만 보고 오해할 사람들이 있을까봐... 이 책은 본격 백수들 이야기...  루저들에 의한, 루저들을 위한, 루저들의 당당한 이야기...라는데.그런데 난 너무 미안하게도 이 책을 너무 유쾌하게 읽었다.;;;
  얼마전 '뮤즈'의 새 앨범이 나왔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첫 번째 수록작 <뮤즈가 좋아>라는 작품이 눈길을 끌었고 내가 이 책을 손에 쥐자마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비록 나이 서른에 접어들었지만, 꿈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지만, 떨리기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게으름을 죽여라 p.35>

  나이가 들수록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꿈과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꿈과 조금 멀어지지만 돌아 가는 것일뿐 언젠가 꿈에 도달한다고 생각하면 꿈에 도달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고... 요즘 괜시리 나이 때문에 압박을 받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하게 될 때면 떨리는 마음은 감출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도 이 마음은 늘 떨리니까...

  난 잡념이 너무 많아. 잡념이 너무 많아서 독서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산만한 독서는 결국 개념 없는 평으로 이어졌다.

<게으름을 죽여라 p.42>

  언제나 책이 문제가 아니다. 모든 책은 어려운 과정을 통해서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고, 그 책들은 이 세상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1人이니까. 그렇지만 언제나 문제는 나의 기분 또는 정신이다. 기분에 따라 남들은 좋다던 책이 나에게는 안 좋을수도 있고, 남들에게는 안 좋다던 책도 나에게는 좋을 수 있으니까. 책 후기도 지극히 내 느낌대로(?) 적는편인데... 저 글을 보니 이 후기는 괜히 조심스러워 지기도 한다.;;;; '개념 없는 평' 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눈에 박혀서....;; ㅋㅋ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사이트를 만들어 각자 쓴 글을 올리고 돌려 읽고 평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쓰기만 할 뿐 남의 글은 읽지는 않았다. 쓰기만도 바빠서 읽을 시간이 없었다. 글 쓰는 사람은 많은데 책 사는 사람은 없는 기이한 현상은 이것으로 설명된다.
<게으름을 죽여라 p.48>

  때마침 매운탕이 나왔고, 그러자 또 안주는 남고 술은 부족한 사태가 발생했으므로 부득이 알코올을 더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으름을 죽여라 p.273>

  아마 애주가들은 위의 문장에서 많이 공감했을 것 같다. ㅋㅋ 난 애주가는 아니지만 저 글을 보니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사람들이 몇 명 있어서 꼭 저 부분을 발췌하고 싶었다. ㅋㅋ 
  이 책은 나를 웃게 만들었다가, 울게도 만들었다가, 나의 목표에 대해서 다짐도 하게 만드는 다양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이 시대 우울한 젊음을 이야기한 책중 1위는 <퀴즈쇼>라는 작품이었고, 2위를 꼽으라면 <게으름을 죽여라> 이 책을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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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최강희 지음 / 북노마드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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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책속에서 읽을 거리를 기대했거나, 최강희의 여행기를 기대했다면 이 책을 읽고 난 뒤 실망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어느 장르로 구분해야 할지 참 난감하지만...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최강희 화보집(?)' 정도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처럼 사소한 아이 '최강희'에게 평소 애착이 있고 그녀를 예쁘게 봐주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고, 그것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책 수입금의 일정 퍼센트(%)만를 돕는 것이 아니라 수익금 전액을 미혼모 지원과 환경단체 기부에 쓰인다고 한다. 평소에도 헌혈이나 골수기증 등을 통해 좋은일 한 것들이 많은데 이 책을 통해서 또 한번 좋은 일을 하는 그녀. 그녀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엿보인다.

  책 후반부 베개를 들고 다니면서 베개를 이용해서 찍은 사진이 너무나 웃기다. ㅋㅋ  '최강희' 그녀를 4차원 이라고들 많이 하는데... 이 책에서도 그녀의 특이한(?) 면모들을 역시 보게 된다.

  이 책의 소제목들은 다 아이슬란드의 <시규어 로스>라는 가수의 노래 제목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책 때문에 그들의 노래가 무척 궁금해진다.

  초입에도 말했다시피 이 책에서 여행기를 기대했거나, 최강희라는 유명세에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면 실망도 하게 되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과 그녀의 소소한 일상을 경험했다면 그것이 이 책의 임무 완수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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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레인보우
심승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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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엄마가 나한테 전화를 걸어서는 "어제 꿈에 니들이 꼬맹이 시절, 애기였을 때 꿈을 자꾸 꾼다"면서 얘기를 하는 거다. 
  부모님은 지방에서 살고 계시고 나는 고등학교 이후부터는 학교와 직장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냈다. 나만 이렇게 떨어져 지내는 것이 아니라 이제 자식들도 하나둘 커가면서 막네 동생도 이제는 학교 졸업하면 곧 또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야 할텐데... 엄마는 그래서 자꾸 우리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꿈을 꾸는건 아닐까?
  <파페포포 레인보우>를 읽다가 문득 엄마가 지난번에 내가 애기 시절로 돌아간 꿈을 꾸었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눈물이 왈칵 했다. 엄마도 그때가 행복하고 그리운가부다.
  2007년에 <파페포포 안단테>가 나와서 나오자 마자 구매해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드디어 그 다음편이 나왔다. 바로 <파페포포 레인보우>.
  난 무지개를 좋아한다. 그래서 N모 메신져 닉네임도 항상 무지개 모양 이모디콘으로 시작하는 이름이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파페포포 시리즈의 이름도 이번에는 레인보우이다. ^^
  망설임없이 바로 구매버튼을 누르고 오늘 받아서 받자마자 읽었는데.. 이 가을 정말 내 마음을 적셔주는 글과 그림이다. 

어머니의 해진 머리카락,
굳은살이 박힌 아버지의 손마디,
마냥 행복해하는 아기의 미소,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 없이 내리는 눈,
잊을 수 없는 너의 그 눈빛.

그냥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 저리게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파페포포 레인보우 p.25>

  엄마가 라디오와 음악을 즐겨 듣던 동생이 사준 카세트가 고장나서 요즘에는 라디오도 못 듣고 음악도 못 듣는다고 엊그제 그랬다. 엄마는 삼숑 제품을 원하는데 요즘은 CD플레이어가 대세라서 라디오와 카세트만 되는건 잘 팔지 않는다. 그래서 엄마한테 말했더니 그러면 그냥 두라고 한다. 그치만 위의 글을 읽고 보니 지금 당장이라도 다 뒤져서 울 엄마에게 줄 카세트를 찾아야 겠다. 지금 엄마는 우리가 그리워서 우리가 애기인 시절 꿈을 꾼다는데... 곁에 있어주지도 못하는데 음악이라도 곁에 있게 해 드려야지. ㅠㅠ 유난히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왜 이렇게 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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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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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만해서는 난 같은 책을 2번 읽지 않는다. 유일하게 2번 이상 읽었던 책은 <성경>, <삼국지>,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그리고 한비야 씨의 책들 이다.
  특히 한비야 씨의 책은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득해 잠이 오지 않는 날 밤에 자주 읽게 되었다. 그러다보면 복잡한 생각들도 정리되고 읽다보면 힘을 얻게 된다.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책들 읽다보면 저자의 에너지가 나에게도 전달되는 느낌이랄까? 이 책의 특별함은 바로 에너지인 것 같다. 사람이 나이 들어서도 상큼할 수 있고 에너지가 넘칠 수 있구나 깨닫게 해 주는 사람이 바로 '한비야' 씨인 것 같다.
  예전에 <지식e>라는 책에서도 보게 된 다이아몬드 이야기는 이 책속에서도 등장한다. 아직 난 결혼반지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그러는 날이 온다면 난 왠지 부군 되시는 분과 상의해서 다른걸로 하고 싶다. 아마도 아래 책 속이 내용이 자꾸 생각나게 될것 같아서 말이다.

  나는 앞으로 다이아몬드를 볼 때마다, 잘려서 피가 뚝뚝 흐르는 자마엘의 팔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분명 괴로운 일일 것이다.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마음 편했을 것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p.170>

  나는 아무리 수박 노릇이 근사하고 대접을 받는다 하더라도, 가짜 수박보다는 진짜 오이가 훨씬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치기, 함량 미달, 헛 이름 난 수박보다 진국, 오리지널, 이름값 하는 오이가 훨씬 자유롭고 떳떳할 테니까. 그래야 제맛을 내면서 자기 능력이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을 테니까. 조금씩 커가는 과정을 스스로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p.263>

  요즘 내가 무언가를 새롭게 결심하거나 계획하게 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 보다 그럴사해 보이는 것, 남들이 알아 주는 것들을 위주로 하려고 하는데... 왜 자꾸 가짜 수박의 노릇만을 하려고 했던 걸까 반성이 되었다. 연극은 다시 할 수 있지만 인생은 연극이 아니라 다시 할 수 없는건데... 가짜 수박보다는 나도 진짜 오이의 날을 살아야 될 것 같다.

  그러면 그 내안의 내가 다시 묻는다. '왜 계속하고 싶은 건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때문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p.282>

  이 책의 핵심은 마로 282쪽에 있던 저 문장인 것 같다. 책의 제목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이고...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나만의 세상을 벗어나 지도밖으로 나가야 될 때인 것 같다... 어른들의 가장 큰 핑계는 현실과 타협, 그리고 핑계... 핑계거리를 만드는 시간에 내가 왜 그것을 할 수밖에 없고 해야만 하는지 또 하나의 이유를 찾는게 보람찬 인생을 위해서 더 나을듯... Step by Ste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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