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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평점 :
어릴때는 세상에서 내가 없다면 무언가 크게 달라질거라고 생각했고 내가 특별한 존재인 줄만 알았다. 그렇지만 '내가 없더라도 달라질 건 없다'라는 것을 알았고 그렇게 난 어른이 되었다. 이렇듯 우리는 자신이 '보통의 존재'라는 알게 되는 순간 어른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어른이 된, 보통의 존재가 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참 많았다. 나도 일기를 저자처럼 맛깔나게 써보고 싶은데 매일매일 일기를 쓰기는 커녕 한달에 한번 심하면 일년에 한 번 쓰게 되는 일기라 월(月)기 또는 년(年)기가 되어 버리는 나의 일기이다... ^^;;;;
하여 나는 앞으로 다시는 노란 옷은 입지 않기로 했다. 그 외에도 엄마가 지키라는 것은 뭐든 토 달지 않고 따르기로 했다.
<보통의 존재 p.255>
이 책은 언니네 이발관의 멤버이기도 한 이석원의 산문집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책속에서 저자이 엄마는 저자에게 노란옷을 입으면 안 좋은 일이 생기신다면서 노란옷을 금지하셨는데, 이 책은 이쁜 노란옷을 입었다. ^^;; 본인은 입을 수 없지만 본인의 책은 이렇게 이쁜 노란옷을 입어 색다르다. ^^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고 기념할 일이 있을 때면 자주는 아니지만 하이야트 호텔에 가고 싶어 한다. 5집 앨범 작업을 마쳤을 때도 그곳에 가서 뒤풀이를 했더니 애들은 돈이 어디서 나서 만날 이런 데 오냐고 난리를 쳤지만 내가 호텔에 드나들 형편이 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잠시라도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얼마가 됐든 지불할 용의가 있기 때문에.
내가 얼마를 벌어야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나의 갈증은 채워질 수 없을 것이다. 제아무리 많은 돈을 번다해도 그때로 돌아가기란 불가능할 테니까.
<보통의 존재 p.67>
사람이 일평생 유년의 기억에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은 불행일까 행복일까. 그리움에 젖어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것으로만 보면 불행일 것이고, 그리워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또한 행복일 것이다.
<보통의 존재 p.67>
많은 어른들이 어렸던 시절을 추억하며 즐거워 하는데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고, 저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인가 부다. 나는 그래도 그리워할 대상이 있어 행복한 쪽에 한표를 행사 하려는데.. 여러분들은?...
이제 나의 안식처친 서점에 가는 것은 더욱 구체적으로 행복한 행위가 되었고, 읽는 것이건 쓰는 것이건 활자는 내게 가장 즐거운 존재가 되었다. 오늘도 책을 읽는다. 그리고 책 속의 세상은 자꾸만 등 떠민다. 떠나라고, 가보지 못한 곳으로. 남은 반쪽을 실천하라고.
<보통의 존재 p.152>
회사 근처나 집 근처 도보로 가능한 곳에 대형 서점이 있는 사람들이 참 부러웠다. 아쉽게도 우리 회사 근처에는 서점이 없기 때문에. ㅠㅠ 나 또한 서점이나 도서관은 나의 안식처이며, 활자는 나에게 친구 이상의 즐거운 존재이다. ㅋㅋ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타인이란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나의 말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말이 될 수 있고, 나의 행동과 내가 빚어내는 모든 결과물들은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의미'라는 것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보통의 존재 p.206>
지금 이 글도 봐주는 이가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나의 미천한 글에 '의미'를 주는 당신에게 감사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