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 눈높이 어린이 문고 40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40
캐더린 패터슨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 소년, 소녀의 마음이 잘 표현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레슬리라는 소녀에 의해 점점 변화해가고 성장해간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러나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어린이는 드문 편이다. 그 드문 어린이 중 하나가 레슬리이다. 숲을 자신의 궁전(테라비시아)으로 여기고 자신이 여왕, 제시가 왕이 되어 다스린다. 상상력이 풍부한 만큼 감정도 여리고 순수하다. 주인공인 제시는 레슬리를 부러워하면서도 드러내지 못하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다. 그리고 학교 음악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고 선생님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아이다.
이런 아이들이 한 걸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제나처럼 시련이 생긴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에서의 시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할 수록 아쉬운 마음이 든다. 레슬리의 죽음으로 제시는 한층 더 성숙한 아이가 되고 자신의 동생을 새 여왕으로 삼아 테라비시아를 다스려 나가게 된다.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아직은 어린 아이였고 읽으면서 이건 내 모습과 비슷하다며 공감했었다. 얼마전 다시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어린이는 아니면서 어른도 아닌 중간에 서서 새로운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은 놀랐다. 제시는 그대로 있는데 반해 레슬리는 내 안에서 함께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이만큼이나 자랐는데도 아직 동화를 읽으며 상상을 하는 점이나 어린 모습을 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아마도 레슬리 때문이 아닌가 싶어진다.
이제야 레슬리가 죽지 않았었음을 느끼게 된다. 쭉 함께 있어주었던 것이다. 책 속에 남아있지 않고 테라비시아를 읽었던 모든 아이들의 가슴 속에 이제는... 나도 조금더 성장하기 위해 레슬리를 놓아 주어야 겠다... 그러나 잊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