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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 모두에게는 지울 수 없는 과거가 있다. 같은 한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국토를 반으로 갈랐으며, 현재까지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기에 얼마나 많은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죽음을 당하고 피붙이들을 잃어야 했었는지는 짐작하기도 힘들다. 이런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한 사람으로서 박완서씨는 이 책을 쓰신 것 같다.
만약 나였더라면...내가 이 시기에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틀림없이 정상적이게 살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소설속에서 박완서 씨는 자신의 과거를 솔직하게 스스럼없이 털어내고 있다. 아... 그랬구나.. 그 시절 그럴만 했구나.. 하고 공감하며 빠져들게 하는 글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는 정말 순수한 어린 아이가 자라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고 내가 어렸던 시절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엄마나 할머니들의 어린 시절을 웃으며 상상할 수도 있었다.
그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소설에서는 내 미래를 상상할 수가 있었다. 과연 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으로 이 사회속에서 살아갈 것인지... 어떤 가정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지... 소설을 읽으면서 과거를 보는 동시에 미래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 한 10여년 후에 다시 이 소설을 읽게 된다면 다시 과거를 회상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3부작으로 구성 되었다는 이 소설의 마지막 권이 아직 출판되지 않아서 기대된다.
또 어떤 삶의 모습이 나를 가슴 설레고 빠져들게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