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아웃케이스 없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오노 마치코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누구의 것도 아닌.



아이는 단지 아이일 뿐, 누구의 것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어떠한 대상에 소유격의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 대상은 주체성을 잃고 어딘가에 종속된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그러한 대상은 시간이 거듭될수록 수동적인 면모만을 지닐 수 밖에 없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소유하고 가르친다는 것은 얼마나 오만한 발상일까. 가르침의 관계 또한 서로 간의 존중이 바탕이 되어져야 한다. 결코 자신의 뜻대로 거두어들이려 해서는 안된다. 비록 케이타가 6년간 아들로 지내오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형성되긴 했으나, 친자식이라도 자신의 이상을 주입하고 위계를 갖게 하는 것은 아이의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케이타를 우수한 인재로 키워내려는 료타의 마음은 아버지로써가 아닌 단순히 개인의 욕심이었다. 아버지라는 타이틀이 자식으로부터의 복종심과 개인의 권위성을 정당화 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영화 초반부에 던져졌던 두 아버지들의 골머리를 썩힌 문제(아이를 바꾸느냐 마느냐)는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키워야 한다는 우문현답으로 질문의 궤를 막아낸다. 


다행히 료타는 아이에게 선물하려던 카메라를 살피며 깨우치게 된다. 케이타에게 주려했던 카메라는 거진 케이타의 소유나 마찬가지였다. 케이타는 아버지와 함께 놀고싶어했던 마음을 저만치 달아나 그를 담아낸 사진으로 대신한다. 사진을 보며 복잡한 감정이 들었을 료타는 각자의 아이들을 존중하기로 결심하며, 멸시의 대상이라고 느껴졌던 류시이네에 돌아가 그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아이와 아버지는 두 갈래길로 나뉘어 걸어가다가 마지막 맞닿은 길에서 포옹한다. 케이타가 가는 길은 케이타의 길이었고 료타의 길은 료타의 길이었다. 그리고 료타는 맞닿은 길에서 케이타를 헤아린다. 이제 그러한 입장 속, 케이타의 길을 먼발치 뒤에서 묵묵히 따라가주는 아버지가 되지 않을까. 그는 아이를 속박하던 자신의 욕심으로부터 거두어내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려 할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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