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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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의 나는 글쓰기는 물론 독서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저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이 요동치고 있던 철부지 어린아이였을 뿐이다. 그 철부지 소년은 군에 입대하면서 학식있는 또래들의 생각의 깊이를 경험하며 의아해했다. 모니터를 통해 지켜본 그들의 토론은 분명한 주관과 사유가 담겨있는 수준 높은 논쟁이었다. 나는 그들이 부러웠고 같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떻게 폭넓은 사고와 철학들을 지니고 있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대하게 느껴졌던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한없이 작아졌다. 그리고 결론은 책이라는 것을 깨우치고 나는 평생 가까이 해본 적 없던 책을 군생활 내내 곁에 두고 살았다. 그 당시는 구체적인 방식도 없이 무작정 끌리는 대로 읽어나가던 시절이었지만, 이어지는 독서들을 통해 점차 나만의 방식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스스로가 제시한 기준점에 부합하는 지성인이 되기 위해서 몰랐던 것들을 배워나갔다. 과거의 내모습을 자성하자면 나는 고교교육과정까지 전부 주입식암기를 통해 외웠기 때문에 생각하는 활동은 전혀 없었고 머릿속에 남는 것 또한 없었다. 그렇기에 상식적인 것들은 내게 새로운 개념들로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잦았다. 전체적인 기초가 잡혀있지 않아 띄엄띄엄 개념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이 책은 나에게 비어있던 '논리'라는 개념을 일깨워 준 책이다. 다른 이들에겐 당연한 개념이었을테지만 논리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무척 충격적이었다. (책이 충격적이라기보단 나의 무지가 충격적이라는 뜻이다.)


나는 독서를 통해 나와 세계를 이해하고 글쓰기를 통해 그 안에 더 다가가려 했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써내려간 글들은 의식의 공간을 떠다니는 구름들처럼 무분별하고 일관성이 없었다. 단순히 생각나는 대로 적은 메모의 개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이 책과의 만남은 부족한 내 글을 인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유시민 작가는 줄곧 독자들에게 쉽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써야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글이 읽기가 무척 간편했다. 자신만의 내공에서 빚어진 노하우가 그를 수년동안 꾸준히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나게 해주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인문 교양서보다는 작법, 기술서의 책이었기 때문에 주관적인 글쓰기가 되었지만 유용하고 핵심적인 방법을 배웠다. 개념들을 체화시켜 어제보다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지, 어떤 글을 써야하는 지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p 24
무언가를 주장하려면 그 주장의 타당성을 논증할 책임이 생긴다는 것

p 36
민주주의 원리를 깊이 인식하고 존중하려는 사람이라야 논증의 미학을 즐길 줄 아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권력을 가지면 논증을 위한 토론 그 자체를 없애버리려 하고 논증하려 애쓰는 사람을 배척한다.

p 91
글은 지식과 철학을 자랑하려고 쓰는게 아니다. 내면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감하려고 쓰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 사람의 마음에 다가서야 훌륭한 글이다.

p 263
사람은 무엇인가 표현할 것이 있으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내면에 어떤 가치 있는 것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글로 표현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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