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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국가 경쟁력의 급격한 성장과 발전으로 인하여 나라의 부는 증대해졌지만 그것을 만들어내는 나라의 국민들은 하나도 풍요로운 삶을 누리지 못했다. 부유는 일부 상위계층인 부르주아들에게만 돌아갈 뿐이다. 이 소설은 그런 현실을 동물농장이라는 가상의 국가형태 속에서 적나라하게 묘사를 하고 있다. 게다가 소비에트 정치사회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나에게 이 소설이 그 사회구조와 완벽하게 대응된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p 113 말하자면 농장은 그 자체로는 전보다 부유해졌으면서도 거기 사는 동물들은 하나도 더 잘살지 못하는 (물론 돼지와 개들은 빼고) 그런 농장이 된 것 같았다. 돼지와 개들이 너무 많은 것이 그 한 가지 이유일 성싶었다. 이들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그들 식의 일이 있었다. 스퀼러가 노상 설명하듯 돼지들에게는 농장을 지휘 감독하고 조직하느라 일이 끝도 없이 많았다. 그런데 그 일이란 대부분 다른 동물들로선 무식해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 하지만 돼지나 개들이 자기네 먹을 식량을 제 손으로 생산하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농장에는 개 돼지들이 너무 많았고 그들의 식욕은 언제나 왕성했다.
p 125 열두 개의 화난 목소리들이 서로 맞고함질을 치고 있었고, 그 목소리들은 서로 똑같았다. 그래, 맞아,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창 밖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대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
p 157 다행히도, 오웰의 비관적 태도는 비판만으로 끝나지 않고 권력의 타락을 막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통찰도 동반하고 있다. ‘동물농장‘이 함축하는 메시지의 하나는 동물들의 무지와 무기력함이 권력의 타락을 방조한다는 것이다. 독재와 파시즘은 지배 집단 혼자만의 산물은 아니다. 권력에 맹종하고 아부하는 순간 모든 사회는 이미 파시즘과 전체주의로 돌입한다. 다른 많은 글에서도 그랬지만, 에세이 ‘자유와 행복‘은 오웰이 자유의 가치에 대한 신념을 토로하고 자유를 향한 인간 능력에 깊은 신뢰를 표명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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