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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꿈의 무게.
우리는 저마다의 꿈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성취해내고자 하는 욕구는 우리에게 동기부여로 작용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사회적인 밈이 되었을 경우, 꿈의 이상은 하나의 강박으로써 우리를 옥죄인다. 그리고 그 이상에 다가서지 못하는 자신을 스스로 학대해가며 비관적 감정만이 사회에 요동치게 된다. 이 감정은 자신의 취미를 업으로 승화시켜 성공한 사람들을 추앙하는 사회의 양분적인 규정에 따라 급속도로 우리 내면에 스며드는 중이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대한 냉소에 냉소로 대응하는 저자의 자세는 그런 꿈에 대한 강박을 무심한 듯 흘려보낸다. 궂은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자신을 ‘특이한 20대’로 규정하는 사회의 시선에 대해 저자는 그것을 이겨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그것을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통해 묵묵히 견뎌냈을 뿐이다.
어떤 노동이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노동이 힘들기 때문에 그 고됨이 똑같다고 말하는 것은 위선이다. 당장 스스로만 돌아봐도 조금 더 편한 직장을 얻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지녀야하는 것은 그런 노동의 강도의 차이를 인지하되, 어떠한 노동이 더 특별하거나 가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균등함이다. 노동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저자는 한편 작가가 되었다. 하고 싶던 일을 줄곧 해나갔기에 성취된 또 하나의 성공담이다. 그러나 처음에 언급했던 성공담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이다. 전자는 능동적으로 계획되어진 성취였을테지만 후자는 그로 인한 현실적인 결과에서 비롯된 성취라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있다. 그저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고 살아나간다는 것이 꿈이란 강박으로 포괄된 사회에 하나의 위안이 된다. 그 강박적인 피로에 둘러싸인 청년 실상을 대표하며 그들에게 위로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더 많은 공감대가 불러일으켜졌을 것이다. 그런 저자의 긍정적 니힐리즘의 태도가 사회의 모습과 잘 맞아떨어졌다. 그 태도는 이 도서의 흥행 원인이 되기도 하였으며, 동시에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인 위로로써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