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 소비사회를 사는 현대인의 정경
박정자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로빈슨 크루소는 섬에서 꾸준한 노동을 통해 식량을 비축해두고 풍족한 식량들 사이에서 가끔은 사치를 부릴 만큼 낭비를 곁들이곤 했다. 인간은 이제 생존을 위해 소비하는 종이 아니다. 소비하기위한 소비재들은 끊임없이 생성되고있고 그것은 낭비라는 이름 하에 인간의 생명력을 지칭한다.
 
책은 소비의 개념을 우선 짚어보며 선물의 역사와 낭비의 의의를 알아본다. 그리고 현대인들의 소비 방식이 계급적 우월의식을 과시하기 위함으로써, 그리고 그 상위 계급에 닿고자 과시하는 소비로 변질되는 세태를 분석했다. 앞으로의 소비는 어떻게 이어질 것이며 자본주의의 소비 사회 속 모든 것은 상품화가 되어지고 어떻게 상품성을 갖추게 될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소비 형태를 통찰력 있게 바라본 책.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은 친구들에게 의미있는 책을 선물하는 나에게 상당히 불편하게 다가오는 개념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권력의 목적에서 벗어나 타인을 위해 지속적으로 선물할 것이다.

p 38
그러나 이 미치광이 같은 증여와 소비의 동기 또는 이 미친 듯한 부의 상실과 파괴의 동기는 결코 무사, 무욕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준다는 것은 자기의 우월성 즉 자기가 더 위대하고 더 높으며 더 주인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선물을 받고도 답례하지 않거나 더 많이 답례하지 않는 것은 선물을 준 자에게 종속되는 것이고, 손님이나 하인이 되는 것이며, 더 낮은 지위로 떨어지는 것이다.

p 53
사실 그림이나 소설 같은 예술작품, 보석 같은 사치품 그리고 돌잔치나 결혼식 같은 모든 의식이 그 자체로는 아무 쓸 데가 없고 비생산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비효용성, 비생산성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면서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어떤 것이다. ... 바타이유가 ‘낭비‘라고 말할 때 그것은 인간 본연의 바람직한 행동으로서의 낭비이고, 문화를 생산하는 근원으로서의 낭비이기 때문이다.

p 142
현대사회에서 배우나 스타는 이미 인간이기를 그치고 대중적인 이미지인 동시에 인기 있는 하나의 소비품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여기서 우리는 팝아트가 감상자의 감정적인 개입을 차단하는 ‘차가운‘ 예술이라고 비판했던 보드리야르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p 211
그런데 현재란 시시각각 앞으로 나가면서 과거를 무화시키는 찰나적 시간성일 뿐 어떤 견고한 실체가 아니다. 결국 유행이란 이 세상의 아무 곳에도 없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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