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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 - 2,000년 유럽의 모든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존 허스트 지음, 김종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평점 :
세계사. 특히 유럽의 역사는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초반에 생긴 흥미를 잘 붙잡고 끝까지 읽지 않으면 뒷심이 부족해져서 중간에 그만두기 십상이다.
이 책의 구성은 초반 챕터 1에서 2000년의 방대한 세계사를 간결하게 압축시켜놓고, 챕터 2와 3에서 그 커다란 흐름 속에 세계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논리와 사건들을 덧붙여서 설명한 형태이다. 세계사하면 일단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지루하고 복잡할 거라는 지레짐작이 있었기에 목차의 이런 간결한 형태는 생각보다 좋게 다가왔다. 그리고 앞부분은 초기 흐름을 손쉽게 알아 볼 수 있어 매우 간결해 잘 정리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텍스트가 그리 친숙한 용어들은 아니라서 많은 흥미를 유발하지 않지만 세계사에 관한 정세의 큰 틀, 흐름을 이해하는 데 무척 간단히 읽힐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더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약간의 회의를 지니고 있던 내 태도는 그 뒷부분을 읽으면서 더욱 굳어졌다. 제목이 내세운 세상에서 가장 짧다는 수식을 뒷받침 하기에는 초반의 설명을 제외한 뒷부분이 무척이나 루즈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책이 전반적으로 압축하고 빠른 내용의 전달을 목적에 둔 것만 같아 마치 수험을 위한 책이라고 느껴질 만큼 필요한 지식들 ? 그러니까 책의 형태를 넘어서 교과서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심지어 빽빽한 단어들의 나열과 중간중간 그림과 도표들이 삽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답답함은 책의 흥미를 상당부분 갉아먹은 것 같았다. 번역의 엉성함인건지 가독성이 한참 떨어져 읽는 내내 졸음이 몰려왔다.
책에서는 역사의 본질적인 요소를 포착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단숨에 파악할 수 있다고 큰소리 하는데 그런 최소한의 지식 습득 위주로 책을 풀어냈기에 너무 재미가 없었다. 세계사에 기초로 가지고 있던 흥미마저 반감되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쓸거면 그냥 각각의 사건들만을 따로따로 구성해서 백과사전처럼 어떤 사건에 대한 설명을 줄줄이 늘어놓고 나열하는것이 이 책의 형태에 적합한 방식은 아닐까. 이도저도 아닌 재미없는 책인 것만 같아 아쉬웠고 읽기 지루했다.
사실 세계사 책을 그렇게 많이 읽은 것도 아니고 흥미를 가진 것도 아니지만 이런 책을 볼 바에야 차라리 더타임스 세계사를 천천히 여유롭게 읽는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