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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릇 (50만 부 기념 에디션)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오아시스 / 2017년 9월
평점 :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라면 소통을 잘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나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상대의 생각을 수용함으로써 생각을 넓혀나가고 의견을 합치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몰랐던 것을 배우며 타인과의 관계가 맺어지고 비로소 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일상생활에 기초가 되는 바탕이 바로 이 '말'이고 그만큼 상대를 배려해 신중해야하는 수단이다. 근래 대중매체나 SNS에서 신중하지 못한 발언들이 이슈가 되고 논란거리가 되면서 반성을 하는 인물들이 적잖이 있다. 이렇듯 말을 하기 전에는 그 생각이 어디서부터 근거하였는지, 누군가를 차별하는 발언이 아닐지 차분히 따져보아야한다. 또한 그런 발언은 비단 유명인들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대인관계에서도 무척 중요요소로 작용하며 한 순간의 말실수로 인해 누군가에게 비수로 꽂히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밖으로 꺼내기 이전에는 여러 번의 필터링을 거치는 편이 좋다. 하지만 매 순간 이렇게 필터링을 거치려 하다보면 생각이 많아지고 스스로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말이란 위험하고도 참 다루기 어려운 수단이다. 위험하다고 해서 넋놓고 벙어리처럼 지낼 수는 없으니 결국은 일상에 올바른 언어습관이 자리할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을 한다거나 바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비수가 되기도 하는 말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반대로 사람을 끌어당기고 위로해주는 역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언변으로 상대의 마음을 휘어잡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이 말그릇이라는 책은 그런 사람의 특징으로 '존중'을 강조했다. 존중은 상대방의 말에 주안점을 두지 않고 그의 입장으로 들어가 어떤 가치에 근거하여 이런 말을 했을지 헤아려보는 판단이다. 사실상 사회에서 발생하는 대다수의 의견다툼들은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았거나 가치를 무시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결국 서로가 살아오는 와중에 각자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들이 달라서 대립이 되는 것일 뿐이다. 이런 문제의 근본해결을 원한다면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스스로가 먼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생각의 방향들을 정리해나간다. 그리고 대화를 하다가 의견차이가 있을 경우 나의 정리된 생각을 바탕으로 상대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헤아리게 된다면 대화의 방향을 조정해 나갈 수 있다. 진정한 소통은 나의 시야를 넓혀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화에서 중요한 기술이 경청이다. 내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상대에게는 딱히 해당하지 않을 내용이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듣다보면 상대를 더 파악할 수 있다. 상대를 파악한 다음 질문을 통해 서로간의 교류를 더욱 쌓아간다. 그렇게 상대방도 나도 그릇의 폭을 더욱 넓혀가는 것이다.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소통의 방식이자 지혜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 책을 읽고 생각을 해보며 너무 내 이야기만 하지는 않았을까. 누군가의 입장을 헤아리려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경청했던 적이 있을까. 고민해보았다. 난 언제나 주관적인 시선으로만 상대를 바라보려 했던 것 같다. 내 주관을 조금 덜어내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데 더 귀를 기울이고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 나의 말습관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반추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p 111 우리는 어떤 공식들에 묶인 채 가까운 사람들과 갈등을 만들고 있을까?
p 125 공식을 찾는다는 것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들을 인지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내가 지키고 싶은 것, 해내고 싶은 것, 참을 수 없는 것, 모순을 가진 것, 넘어서야 하는 것들을 찾다 보면 내가 지닌 공식들을 어렴풋이 알 수 있게된다.
p 230 이것이 바로 자율성이다. 내가 선택한 것을 최대한 누리고자하는 성향. 사람들은 자율적인 동기에는 반응하지만, 동기를 통제하면 딴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질문은 바로 자율성의 대화법이다. 끌고 오는 게 아니라 대화를 통해 스스로 걸어오게 하는 방식이다. 질문을 통해 과정과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상대방을 참여시킬 수 있고, 방법과 프로세스에 관해 질문함으로써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
p 250 열린 질문 - 잠재되어 있는 생각과 의견을 풍성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 가설 질문 - 가상의 제약을 넘어서, 다양한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하게 하는 질문 목표지향 질문 - 미래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긍정적 힘을 이끌어내는 질문 감정 질문 - 사실 이외에,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심정을 헤아리는 질문 중립적 질문 - 생각/의도/감정을 강요하지 않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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