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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만의 지식이 세상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예술가로서는 그런 독창적이고 새로운 시선이 작가의 정체성이 되지만 예술가이기 이전의 관찰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이 필요하다. 정답이 없고 확신할 수 없는 모든 사건들, 일들에는 저마다의 경험에서 비롯된 주관 해석이 들어가고 그것은 근접하기도 혹은 어설프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해석은 오로지 전에 비슷한 일을 겪었던 자로서의 주관적 추측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사건, 세상을 조금 더 제대로 파악하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라면 객관적인 시선을 갖추는 방법이 중요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파악한다면 더욱 창의적인 시선이 도출될까란 의문이 생겼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분석하는 것은 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러한 시선이 독창적인 시선을 요구하는 예술가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 궁금해졌다. 개인적으로는 선입견이 없는 채로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은 무척 좋지만 작가 개인의 영감을 떠올리는 데에는 방해가 되지 않을까?
고로 이 책은 창의성을 요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니다. 그림을 냉철한 시선으로 분석하는 것은 무척 좋았지만 그러한 관찰의 덕목이 요구되는 분야는 FBI 수사관 같이 따로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있는 것을 그대로 보지 못하고 무의식으로 지나치고마는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시선만이라도 직시하게 함으로써 그들만의 창의성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책이라 생각된다. 마치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에서 말한 것처럼 감성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은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그 영역에 접근하지 않고 반대편의 이성적, 논리적인 글쓰기를 배우는 것이다. 예술가들의 독창적인 시선을 뒤로한 채 이성적인 시선을 겸비하기 위한 책이었다. 물론 이 책에 관한 나의 이 시선 또한 예술가 지망생으로서 책을 관찰한 것이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프레임과 같이 읽게 되면 좋을 것이다. 주관적인 편견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바라보자는 면에서는 '프레임'과 동일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 성공적인 삶에 다가서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상을 둘러싸고 있는 편견에 휘둘리지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을 통해 볼 수 있는 관찰의 기술을 터득한다면 앞으로의 삶이 더욱 현명해질 것이다.
p 47 모든 것을 관찰하고 흡수하며 주변과 내면의 가능성을 발견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우리 자신의 삶에서 성공의 가능성을 찾을 것이다. 관찰이란 단순히 대상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정신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하면 이미 여정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관찰하려면 먼저 우리의 맹점을 알아야 한다.
p 78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사물을 서로 다르게 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사실을 믿지 않는 현상을 무심히 보여준다. 매텔리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역사와 저마다의 정치와 저마다의 희망과 두려움과 온갖 것들을 안고 작품에 이른다‘고 말하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그 작품에서 거기에 없는 것을 볼 것‘이라고 추측한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작품에 정서나 정치나 풍자를 담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계속 그들에게 보이는 것을 본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같은 방식으로 보지 않는다. 시각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기보다는 각자의 차이를 인정할 때 그에 따른 문제가 줄어든다.
p75 물론 누구나 같은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주관성이 우리가 보는 대상의 ‘진실‘에 색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관람객들은 동일한 설치 작품을 보면서도 모두 다른 것을 보았다. ... 객관적이고 정확한 답은 녹슨 낫은 녹슨 낫이라는 것뿐이다. 이것을 다르게 부른다면 사실이 변형된다.
p 123 우리는 모두 생각보다 가정을 많이 한다. 눈덩이가 불어나듯 아주 작은 한 덩이도 비탈길로 내려가면서 점점 커진다. 초기부터 가정할수록 이후의 관찰 내용이 더 많이 왜곡되므로 더 위험해질 수 있다. 관찰 첫 단계의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신이 목격자이거나 뉴스를 처음 접하거나 최초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람이라면 객관성을 기하고 상세히 관찰을 보고할 책임이 있다.
p 192 단지 당신이 무언가를 보거나 듣거나 안다는 이유만으로 남들도 그럴거라고 짐작해서는 안된다. 당신에게 익숙한 것이 남들에게는 낯설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뉴욕에 산다면 어디서나 사이렌 소리가 들릴것이다. 시골에 산다면 귀뚜라미 우는 소리와 새소리가 들릴 것이다. 당신의 세계를 남들과 공유해야 할 때는 그 세계에 관한 완벽한 일람표를 만들어서 제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다음의 간단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나는 무엇을 무시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다른 사람이 내 세계로 들어오면서 무엇을 모르는가?
p 343 일단 스스로 편향을 알아채면 편향을 직시하고 생산적으로 활용해 사실적인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려면 우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나의 편견이나 세상을 보는 방식이 내가 다른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는 방식을 제약하는가? 나의 편향이 나와 나의 성공에 도움이 되거나 해가 되는가? 해로운 편향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해를 입기 전에 차단해야 한다. 편향을 차단할 수 없다면 스스로 상황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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