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을 바꾸는 언어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양정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지금 여러분의 생각과 실천이 바로 내일의 역사입니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 전 대통령의 말씀이다. 세상은 줄곧 민주주의를 꿈꿔왔고 지난한 풍파를 겪으며 결국 시민의 힘으로 이루어냈다. 사회의 분위기는 민주적인 시민의식을 통해 평등과 공존의 가치를 지향해 나간다. 하지만 그 분위기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면 사회 속에 깊게 뿌리박혀 있는 대립과 차별들을 발견해 낼 수 있다. 역사의 비극을 기반으로 다져진 민주사회의 모습은 아직도 그 잔재가 곳곳에 숨어있다. 그 중 그러한 비극의 역사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다. 언어에는 나라의 정체성과 국민들의 신념, 의지 그리고 그들의 문화, 생활 양식 등이 전면에 깃들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어떻게 사용해왔는지를 파악하면 그 나라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사회 속 다양성을 해치거나 일제시대의 통치로부터 남아있는 흔적의 언어들을 꼬집으며 평등한 언어로의 실천을 강구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줄로만 알았던 언어들이 사실은 특정대상을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한다거나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만들어진 언어였다. 이러한 단어의 쓰임새에 대해서 유래를 분명히 파악하고 있는다면 의식적으로는 그런 언행들을 조금이라도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 책에도 나와있듯이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가 의식과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정제되고 진중한 언어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실 사회에 사용되어지는 대부분의 격식있는 언어를 제외하고는 친구끼리 장난삼아 사용하는 용어들이 대다수이다. 특히 젊은 층들의 활발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준 sns는 더욱 재미있고 간편한 소통을 위해 새로운 언어들을 창조해내었다. 딱딱하지 않고 친근한 어감이라던지, 센스있는 유머가 느껴지기도 하는 단어들, 또는 타자치기 불편해서 줄여쓴 줄임말들 등. 그만큼 한글의 활용도는 무척 다양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젊은 층들의 주관이 반영되어지는 단어들이 많이 만들어진다. 특히 가치관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그저 자극적인 재미와 쾌락을 위해 일정 대상이나 집단을 비난하는 용어들을 거침없이 만들어낸다. 그럼으로써 자연스레 한 대상이나 집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그만큼 격하된다. 나도 그런 환경에 익숙해져있기에 무의식적으로 편향된 사고를 가지게 되었고 이 책을 통해 그나마 다시금 깨우치게 되었다.
그렇듯 주관이 들어간 표현을 사용할 때는 항상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언론에서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인 기사제목을 써대는 일들 또한 지양해야 맞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척이나 민감한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했다. 분명 필요한 내용이고 언어는 민족을 나타내는 정체성인 위대한 문화지만, 언어 활용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것처럼 느꼈다. 글로벌화의 시대로 인하여 외래어들은 자연스레 일상에 흡수가 되었고 사람들은 그것과 더불어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표현방식들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다양하게 사용되어지는 한글의 활용도 또한 우리말의 아름다움, 특색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언어는 계속해서 다양하게 변화되고 창조된다. 시대에 맞지 않는 단어들은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그러한 표현방식들 또한 우리가 정통성을 유보하고 올바른 인식을 한 상태에서 생산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교과서에서 다룰 법한 언어의 정통적 활용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언어의 민족의식 함양을 위한 내용으로 좋아보였다. 그렇게 모두가 평등한 언어를 조금씩이라도 의식하고 지향해나간다면 우리의 상처받은 내면까지 민주의식으로 정화될 수 있지 않을까.
-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차별적인 프레임이 내재된 용어를 사용하고 있진 않았을까.
p 27 직업에는 귀천이 없어야 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사람이 먼저다. 말이나 표현도 그 정신을 담아야 한다. 그게 ‘사람사는 세상‘이다.
p 40 하지만 언어가 의식과 사고를 지배한다. 모든 차별의 언어는, 차별을 느끼는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헤아려야 하는 법이다.
p 45 우리를 향한 인종 비하에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우리 역시 인종을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
p 86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언어다. 언어는 기술이나 기교가 아니다. 재주 넘치는 글은 화려해 보이지만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상대 처지에서 입장을 바꿔 소소하게 배려하고 마음을 쓰면 그 언어가 좋은 언어다. 배려의 언어는, 진솔한 배려의 마음에서 나온다.
p 210 누가 안 시켜도 잘하는 국민이다. 나라가 어려우면 금을 모으고, 기름 유출 사태가 나면 달려가 청소를 한다.재해가 발생하면 성금을 내고 권력이 잘못하면 촛불을 들어 나라를 바로 가게 만드는 현명한 국민이다. 애국의 노래, 애국의 언어 위에 국민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