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니체의 말 초역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박재현 옮김 / 삼호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니체의 말

 

이상과 포부. 절대적인 가치와 진리들은 현대인의 삶을 지치게 만든다. 위대한 사상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스스로를 맞추려는 이상적인 노력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그런 세상에 니체는 현실을 직시하고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아가자고 설파한다. 그 순간의 나를 잘 다스리는 것이다. 비현실적인 높은 가치를 추구하기보다 현실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그 이상의 가치에는 진정한 의미가 없음을. 니체는 관조적인 시선으로 가치의 무를 피력했다. 그렇기에 니체 철학에서의 골자는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이 되어진다.

 

책은 니체가 생애 남겨놓았던 저서에서 우리의 삶에 크게 통감되어지는 부분에 대한 경구들을 여러 갈래의 주제로 묶어 놓았다. 19세기 철학자의 통찰은 지금에서도 널리 통용되며 사람들의 마음을 위안한다. 나를 알아가고 내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것. 그것은 결국 니체의 잘 알려진 운명관 Amor fati와 맞닿는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한편으로는 무척 국소적인 시선의 철학관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니체는 그런 나 자신을 갈고 닦음으로써 그것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미덕들을 이끌어 낸다. 그 미덕은 결국 사회와 세상에 필요한 가치로써 세계에 이로운 덕목이 되어진다. 나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순간에 아름다운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산다면 결국 전체적인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렇게 니체는 잘 다듬어진 완성형 인간을 추구했다. 여기서 완성형이란 내면적으로 스스로의 자아를 통제할 수 있는 의미에서의 완성형이다. 세상에 분명한 진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상적인 상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책의 경구에서 그려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은 현실적인 면모를 조금은 겸비한 채 이상적인 형상을 추구한다.

 

니체는 자신이 말한대로 이상적인 삶을 살았을까? 자유는 부끄럽지 않은 상태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니체에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면의 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악을 내면 깊숙이 거두어 두듯이 누구나 부끄러운 부분도 감추고 있을 텐데. 니체는 그러한 악의 근원마저 잘라낸 것일까. 인간 본성에 내재된 악을 어떻게 다스렸을까. 아무래도 니체의 사상을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p 21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신을, 아직 아무런 실적도 이루지 못한 자신을 인간으로서 존경하는 것이다. 자신을 존경하면 악한 일은 결코 행하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손가락질당할 행동 따윈 하지 않게 된다.그렇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이상에 차츰 다가가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타인의 본보기가 되는 인간으로 완성되어간다.

p 49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고 싶다면, 잠에서 깨었을 때 오늘 하루 동안 적어도 한 사람에게, 적어도 하나의 기쁨을 선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하라.

p 65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

p 189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삶을 사는 사람을 그 상태 그대로, 자신과는 반대의 감성을 가진 사람을 그 감성 그대로 기뻐하는 것이다. 사랑을 이용하여 두 사람의 차이를 메우거나 어느 한쪽을 움츠러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있는 그대로 기뻐하는 것이 사랑이다.

p 245
대화. 생각 없이 하는 세상 살아가는 얘기나 소문의 응수가 아니라 정해진 무언가에 대하여 차분히 의견을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런 대화에 의해서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자각할 수 있고 문제의 요점이 어디에 있는지도 지금보다 더 명료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하나의 사고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혼자서 우물쭈물 생각만 한다면 사고는 맴돌기만 할 뿐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는다. 그때, 대화는 서로에게 사고의 산파가 되어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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