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 왜냐고? 그동안 한석규의 연기는 사실상 한계점에 다달았고, 차승원의 코믹연기의 변신은 이제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듯했기 때문. 포스터상 그리고 첫 장면에서 차승원이 경찰역인 줄 알고 봤는데, 사실은 거꾸로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제목과는 영 상관이 없다. 우리나라 범죄 영화치고는 아주 잘 짜여진 구성위에 경찰이 주로 당하는 줄거리여서, 물론 한석규가 예리하게 사건을 뒤쫓는 건 좋았지만, 결국은 뒷북치는 것에 급급했다. 냉철한 천재 범죄자인 차승원이 마지막엔 왜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경찰 소굴인 함정으로 뛰어 들었는지 사실 이해하기 힘들고, 한석규가 범죄현장에서 일당을 보고도 못 본척, 경찰휴대폰도 보고도 못본척, 차승원이 도망가는 걸 보고도 못 본척한 원인이 사실 좀 약했다. 물론 차안에서 서로 담배를 주고 불을 붙여주고 하는 장면이 아마도 경찰과 범죄자 사이에 모종의 암묵적인 거래가 싹트는 순간이었다. 보통사람은 아마 잘 못 느꼈을 것이다.

 48계단에서 안성기에 이해 살인당하는 장면으로 유명한 그리고 미성년자 성거래로 더욱 유명해진 배우가 재기를 위해 두번째로 나온다. 연기는 잘한다. 순간의 실수가 그 사람의 장래를 안 망쳤으면 좋겠다.

 경찰과 범죄자. 하지만 악덕한 사채업자를 죽도록 싫어한다는 측면에서는 서로 통하는 극과 극이다. 범죄자를 응징하는 또다른 범죄자를 쫓는 경찰! 한 편이면서도 다른 편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히트 나 오션스일레븐 같은 집단적인 범죄 액션영화를 찍어도 손색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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