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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가 말하는 PD ㅣ 부키 전문직 리포트 1
장기오 외 지음 / 부키 / 2003년 12월
평점 :
PD가 말하는 PD, 자신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자칫하면 개인의 이야기가 전체의 이야기로 비춰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전체의 왜곡된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개인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좋은 일이다.
제목이 솔직해서 좋았다. 조금 관심있는 분야였기도 했고, 하지만 알면 알수록 흥미가 없어지는 분야이기도 했다.
내가 막연하게 '러브하우스'를 보면서 '건축' 전공을 꿈꾸는 일이 생각났다. 부모님의 만류와 수능성적의 도움(?!)로 난 그쪽을 전공하지 않게 되었다. 아직까지도 미련은 남아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것이 단순한 호기심은 아니었는지, '러브하우스'에서 생긴 관심은 아니었는지.. 의심되기도 한다. 늙었나보다. 그런 장래희망을 매도해버리다니..
물론 '러브하우스'가 아니고서도 '건축'에 관련된 이미지는 많이 왜곡되어있다고 본다. 방송의 힘이 아닐까.
그것과 견줄만한 것이 PD다. PD라고 면, 일단 큐사인을 내리고, 멋진 스타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고, 명령하고, 항상 활기넘치며, 고소득자라는 것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런 것은 역시 방송의 왜곡으로 일어난 것이고 실제로는 매우 치열한 삶을 살며, 개같은 조연출의 고행도 겪어내야하며, 하늘과 땅을 이불과 베개삼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긴 쉬운 일이 어디있으련만..
이책의 부제를 보니 <부키 전문직 리포트>가 붙어 있다. 전문직의 허와 실에 대해서 많이 알려줄 생각인가보다. 어떤 시리즈가 나왔는지 궁금해진다.
PD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꿈이라는 것을 위해 당신은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가.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다면 분명히 그 꿈은 이룰 수 있다.
난 모든 것을 바친걸까..아님 일부라도..
집으로 오는 길에 있는 건축대학건물을 지나치면서 가끔 생각한다. 대학원서를 넣을 때를..
앞으로 난 무엇을 위해 얼마나 바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