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고전에서 배운다 1
성석제 외 지음 / 하늘연못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생에 있어 최고의 책, 인류의 고전이라 여겨지는 3권의 책과 그런 책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

한국의 문인 183인에게 위와 같은 과제를 던졌다. 물론, 적당한 원고료가 오고 갔겠지만 말이다. 난 잠시 학생들의 독후감을 검사하는 선생님이 되었다. 그래서 한사람 한사람 꼼꼼히 따져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 나갔다. 백과사전식의 구성으로 처음엔 막연하게 느꼈지만, 조금씩 재미를 붙여나가니 두터운 분량도 쉽게 읽었다.
고전에는 여러가지가 있을터인데, 문학으로만 치우친 것 같아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런 구성은 우리의 독서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잇을 것이다. 이 책의 기획력에 큰 박수를 보내며, 2권도 마저 구입해야겠다. (각권의 분량은 500여쪽이다.)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다마 인상적인 책머리말의 일부분을 여기에 옮겨 적는다.


-책이 영상보다 위대한 점이 있다면 눈이 아니라 손으로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손은 우주를 더듬거리는 거대하지만 섬세한 눈이다. 당신이 한 사람을 눈으로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당신은 손으로 그 사랑을 실감하고 그 사랑에 도착하기를 얼마나 염원했던가.
우리가 책읽기에서 가졌던 그 수공업의 인내는 그렇게 공들여도 한 인간을 내 사람으로 만들기 어려운 하나의 적실한 예가 될 것이다. 이 수동의 역사는 끈기 있는 소요를 치르고야 세상의 소란으로부터 절박하게 비껴난 오솔길에 다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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